안동지역 초등 예비소집서 주거수준 따라 줄세워
빈부격차·모멸감 느낀 학부모 교육청 항의 소동

▲ 지난 8일 안동 Y초등학교 신입생 예비소집장에서 학교 측이 고급아파트와 임대아파트, 기타 순으로 나눈 팻말에 따라 아동과 학부모들이 줄을 서 있다.

안동의 한 초등학교가 예비소집 과정에서 신입생들을 모아 주거환경 수준에 따라 줄을 세워 위화감과 모멸감을 느낀 학부모들이 항의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안동 Y초등학교는 지난 8일 오는 3월 입학식을 앞두고 신입생 200여명과 학부모를 상대로 예비소집을 진행하면서 고급아파트와 임대아파트, 기타 등의 순으로 줄을 세웠다.

이날 학교 측이 구태여 팻말에다 적어 주거환경 수준을 구별해 줄을 세우자 일부 학부모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고, 급기야 교육당국에 항의하는 소동까지 벌어졌다.

당시 임대아파트 계열에 줄을 선 한 학부모는 “예비소집에 참여했던 내 아이가 주거 수준에 따라 줄 선 광경을 겪은 후부터 큰 집에 이사 가자고 조르는 바람에 설득시키느라 애를 먹었다”며 “학교 측이 입학도 하기 전에 어린 아이들 간의 빈부격차 분란을 조장해 마음의 상처를 주고 있다”고 분노했다.

하지만 `갑질` 수준이 도를 넘고 있는 Y학교 측의 입장은 느긋하다. 해마다 이같은 방식으로 시행한데다 반 배정 등 각종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일 뿐이란 것이다.

반면 같은 지역 다른 초등학교의 경우 업무가 다소 과중되더라도 신입생들의 배경 등 특정 조건에 따라 분류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Y초등학교 관계자는 “학교 내에서 주거환경을 이유로 학생들에게 차별대우를 하지 않는다” 면서 “이 문제로 신입생이나 학부모들이 마음을 상하게 했다면 다음부터 다른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해명했다.

안동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일부 학교에서 시대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생긴 실수 같다” 며 “향후 각 학교장을 상대로 철저한 교육을 통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말썽이 일자 교육당국은 해당 학교에 대해 우선 `행정권고`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동/권기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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