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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막막해”… 占 권하는 사회

등록일 2016-01-21   게재일 2016-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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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안사회, 점집 찾는 사람 부쩍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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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직장 구해서 올해에는 아이도 갖고 싶은데…답답한 마음에 찾은 곳이 결국 여기네요”

결혼 4년차인 주부 심모(27·포항시 남구 효자동)씨는 지난 주말 포항 북구의 한 철학관을 찾았다. 그는 지난 5월 철강공단 내 중소기업에서 2년 계약직 근무가 끝나 새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병원, 자동차판매매장 등 5군데 면접을 봤지만 번번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심씨는 “언제쯤 취직이 될까싶어 물었더니 연말쯤이나 소식이 있을 거라며 그리 좋은 말은 듣지 못했지만, 그래도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어요”라고 말했다.


경기 장기적 침체 등 한몫
취업·이직·결혼·이사 등
인생 주요결정 점괘 의존

10명중 1~2명은 20·30代
점집, SNS로 적극 홍보도

고민 해결 리더 절실한 때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철학관이나 점(占)집을 찾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매년 신년운세를 알아보기 위해 찾아오는 `고정적인 수요`에다가 올해에는 특히 장기 불황과 사회·정치적 불안감까지 겹치면서 점괘에 의존하는 분위기다.

특히 철학관과 점집을 찾는 사람들의 `질문`이 다양해져 범위가 넓어졌다. 과거엔 신년운세나 사주, 재물운, 궁합 등이 주된 관심사였지만, 최근엔 취업에서부터 이직, 연애, 이사 등 인생의 주요 결정을 `점쟁이`의 손에 맡기고 있는 것이다. 애초 취업시기가 궁금해 찾아온 20~30대 청년층은 직장을 구한 뒤에도 승진이나 재테크 관련 주제로 상담받고자 재방문하기도 한다.

5년 전 공무원이 된 윤모(37)씨는 “3년간 시험공부하면서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 용하다는 점집을 찾았더니 관운이 있다고 해서 버텨 결국 합격했다. 최근 괜찮은 조건에 이직제안이 들어왔지만 두려운 마음이 커 얼마 전 그 점집을 또 찾아갔다”고 말했다. 오전 9시에 방문했지만 사람들이 많아 4시간 정도 기다려 점쟁이를 만났다는 그는 “예전엔 미신이라고 여겨 믿지 않았지만 이제는 점쟁이의 말을 들어야 하루하루 버틸 힘이 생긴다. 일종의 삶의 `끈`인 셈이다”라고 덧붙였다.

수요가 늘어난 만큼 `점쟁이`들의 상담방식도 보다 적극적으로 변하고 있다. 사람들이 직접 찾아가 상담 받던 형식에서 벗어나 철학관과 점집이 나서 홍보활동을 펼치는 것이다. 관계자들이 SNS를 통해 위치나 내부모습 등을 사진으로 공개하거나 중개인을 고용해 인터넷카페에서의 소개활동을 부추기기도 한다. 직접 찾아오기 힘든 이들을 위한 전화상담 서비스는 필수가 됐다. 대면상담과 가격이 같지만 관상이 점괘에 영향을 끼치지 않아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평가가 있는데도 꾸준한 수요로 인기가 많은 편이다.

취업과 결혼 운세 전문이라고 소개한 남구의 A역술가는 “하루 평균 10명 정도 찾아오는데 이 가운데 15~20%는 20~30대 젊은 층이다”라며 “비교적 젊은 사람들이 전화 상담을 많이 이용한다. 얼굴을 드러내기 꺼려 전화로 얘기하다가 결국엔 직접 찾아와 자신의 신세를 하소연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점의 인기`에 대해 전문가들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점집을 현실도피처로 여겨 대리만족을 구하는 세태라고 설명했다. 열정이나 노력을 발휘해 목표와 희망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운명이나 운세에 의존하려는 심리가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한동대학교 상담심리사회복지학부 정숙희 교수는 “현대인들이 겪는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취직이나 결혼, 양육 등으로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회적 풍속”이라며 “불안을 조장하는 신조어를 만드는 등 사회구조적으로 자꾸만 불안감을 부추기는 것이 아니라 상호작용을 통해 함께 고민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리더(leader)가 절실한 때”라고 말했다.

/김혜영기자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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