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도시`를 향한 구미 STORY
① 녹색도시 구미를 꿈꾸다

▲ 1971년 공단을 조성할 무렵의 과거 구미시 모습

선사시대부터 지속되어온 유구한 역사와 독특한 전통문화를 꽃 피워온 구미시는 도립공원인 금오산과 천생산, 태조산 등에 둘러싸여 있으며, 영남의 젖줄인 낙동강이 도심 중앙을 흐르는 산자수명(山紫水明)한 도시다.

그러나 1960~70년대 급속한 산업화로 인해 그 아름다운 모습을 잃었으며, 시민들이 편히 쉴 수 있는 숲이나 공원은 절대적으로 부족하게 되었다. 이에 구미시는 기후적 특성을 완화시키고, 시민들이 보다 나은 도시환경 속에서 생활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지난 2006년부터 2015년까지 일천만그루나무심기운동을 전개해 녹색도시로 변모했다. 구미시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제2의 일천만그루나무심기운동을 시작했다. 본지는 아름다운 도시환경을 갖춘 명품 도시를 건설하고 있는 구미시의 일천만그루나무심기운동 과정과 성과, 녹색도시 구미의 비전 제시를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자 한다.

`전자산업도시·회색 공단도시` 불명예 벗기위해
2006년부터 `1천만그루 나무심기운동` 꾸준히 추진

□ 구미는 어떤 도시인가?

구미시(龜尾市)는 경상북도 서남부에 위치한 대한민국 최대의 내륙 산업단지(24.7㎢)를 보유한 도시다.

서울로부터 277㎞, 부산으로부터 167㎞ 거리에 있으며, 면적은 615㎢로 경상북도 전체 면적의 3.2%에 달한다. 인구는 42만명이며, 선산읍, 고아읍을 비롯한 6개 면, 19개 동으로 구성돼 있다.

구미시는 신라 초기 일선군으로 불렸으나 진평왕 36년(서기 614) 일선주로 승격되었고, 경덕왕 16년(서기 757) 숭선군으로, 고려시대에 선주라 했다.

조선 태종 13년(서기 1413)부터 선산군으로 명명돼왔으며, 1978년 2월15일 선산군 구미읍이 구미시로 승격·분리되었고, 1995년 1월1일 국내 최대 내륙첨단공업도시 구미시와 선진농업지역인 선산군이 통합돼 지금의 도농복합도시가 되었다.

구미는 신라시대 불교가 처음 전해진 곳으로 우리나라의 불교문화의 시발점인 곳이기도 하다.

고구려의 승려 묵호자(일명 아도화상)가 처음 신라에 들어와 불교를 포교한 곳이 구미시 도개면 도개리 일대다.

도개면 도개리의 도개(道開)란 마을 이름도 불교가 이곳에서 발생해 도가 열렸다는 연유로 지어져 오늘날까지 불리우고 있다.

또 해평면 송곡리 냉산 중턱에 자리잡고 있는 도리사는 아도화상이 창건한 절로 신라 최초의 사찰이다. 구미는 조선시대 성리학의 기초를 다져 영남사림파를 탄생시킨 정신문화의 근원지이기도 하다.

“영남인물의 반은 선산에서 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대대로 뛰어난 인재들을 많이 배출했다.

특히 조선 성리학의 연원인 야은 길재, 강호 김숙자, 점필재 김종직 등 학자와 사육신 하위지, 생육신 이맹전, 한말 의병대장 왕산 허위 등 숱한 우국지사와 과감한 수출 정책을 추진하고, 새마을운동을 창시해 국가경제의 기틀을 다진 박정희 전 대통령과 예술 분야의 명창 박명주 등을 배출했다.

 

▲ 일천만그루나무심기운동을 통해 푸르게 변모한 구미시.
▲ 일천만그루나무심기운동을 통해 푸르게 변모한 구미시.

□ 산업화로 급성장한 구미

과거 구미는 선산군 중심의 농업이 산업의 주축이었으나, 1970년대 초 정부의 수출드라이브 정책에 힘입어 구미국가산업단지가 조성되면서 내륙 최대의 첨단 수출산업단지를 보유한 도시로 발돋움하게 됐다.

당시 한국은 6.25전쟁으로 인한 외국의 원조경제에서 탈피하고, 자체적인 경제성장을 위해 정부와 기업 모두가 노력을 기울이던 시기였다.

이에 정부는 1967년 전자분야 개척에 성공한 일본에서 시행중인 방안을 모방해 1968년 `전자공업 진흥임시조치법`을 제정하고, 이를 토대로 1969년 1월 종합적인 진흥방안을 갖춘 `전자공업진흥법`을 공시한다.

`전자공업진흥법`과 같은 확고한 제도적 초석이 다져지면서 전자공업 육성을 위한 구미공단 건설에 박차를 가하게 된다.

구미공단은 1969년 1월3일 `구미공업단지 설립추진대회`를 출발점으로, 1970년 3월 경북도에서 추진한 일반단지 조성사업, 1971년 5월 한국전자공업공단의 설립과 함께 같은 해 11월 첫 삽을 뜬 전자단지 1공구 조성사업을 시작하면서 대역사가 시작됐다.

이렇게 건설된 구미공단은 정부의 강력한 수출드라이브 정책에 힘입어, 1974년 7천900만달러를 수출한 이후, 1975년 1억달러 돌파, 2004년 200억달러, 2005년 300억달러 수출이라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첨단IT도시라는 칭호와 함께 회색공단도시라는 불명예도 함께 얻었다. 산업이 발달하고 경제적인 여유가 생기면서 시민들의 정주여건에 대한 기대치도 높아져 갔다. 이에 구미시는 `살기 좋은 도시 구미`를 위해 일천만그루나무심기라는 대장정에 돌입한다.

 

▲ 나무와 하천이 조화를 이룬 산책로가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 나무와 하천이 조화를 이룬 산책로가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 회색빛에서 푸른 녹색도시로

`전자산업도시`, `공단도시`라는 별칭이 항상 붙어다녔던 구미.

구미시는 이러한 도시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살기 좋은 구미 만들기 프로젝트`일환으로 `일천만그루나무심기운동`을 최역점 시책사업으로 추진하게 된다.

2006년 취임한 남유진 구미시장은 `전자산업도시`, `공단도시`에서 `녹색도시`, `행복도시`로 구미를 변화시킬 계획을 구상하고, 이 계획을 실현하기 위한 사업들을 하나씩 준비해나갔다. 우선 나무를 심을 수 있는 공원과 녹지 등을 확대 조성하는 사업을 검토했다. 공원과 녹지를 만들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자 자투리공간부터 확보하기로 한다.

이 자투리공간 확보를 위해 시작한 사업이 `담장허물기 사업`이다.

 

▲ 구미시청 지척에 자리한 해뜨락공원은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거듭났다.
▲ 구미시청 지척에 자리한 해뜨락공원은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거듭났다.

공공기관과 학교 등의 담장을 허물어 도시숲과 쉼터를 만들고, 그곳에 담쟁이, 장미덩굴 등을 심을 계획을 세웠다.

구미시청부터 시작했다. 시는 2007년 1월 설계심의를 거쳐 높이 2.2m, 길이 240m의 옹벽담장과 수위실을 허물고, 벽천분수, 소형연못, 파고라 등 다양한 조경시설과 시민들의 휴식공간인 해뜨락공원을 조성했다. 이어 인근의 구미교육청, 구미우체국과 수차례 회의를 거쳐 담장을 허물어 나갔다.

일부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다. 한 시민단체는 담장허물기 사업이 예산 낭비의 표본이라며 질타하기도 했다. 하지만, 구미시는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묵묵히 사업들을 하나 둘씩 진행해 갔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관공서와 학교 등의 담장이 없어지고, 그 공간에 시민들의 쉼터와 녹지공원들이 들어서자 시민들도 일천만그루나무심기 운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이어지면서 당초 계획인 일천만 그루를 102%를 상회하는 1천21만6천본을 식재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에 힘입어 구미시는 2006년부터 2015년까지 녹지 60개소, 담장허물기 30건, 학교숲 25건, 헌수 161명(단체), 어린이공원 106개소(신규 37), 근린공원 18개소(신규 6), 도시숲 4개소, 마을쉼터 및 자투리공간 37개소, 휴양림·생태숲·산림욕장 각 1개소 등을 조성하면서 쾌적한 녹색환경을 만들어 나갔다.

 

▲ 구미시청도 담장을 허물고 조경사업을 실시한 결과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 구미시청도 담장을 허물고 조경사업을 실시한 결과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 녹색도시 구미 완성

구미시가 전국 기초단체 최초로 추진한 일천만그루나무심기운동은 기대 이상의 큰 성과를 얻었다.

정주여건 개선과 시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녹지공간 확보가 필수라는 남유진 시장의 인식을 바탕으로 시작된 이 사업은 10년간 지속되면서 살기 좋은 녹색도시의 기반을 조성했다.

구미시는 지난해 11월4일 금오산 대주차장에서 일천만그루나무심기운동 달성 기념행사를 개최하면서 민간 주도방식의 `제2 일천만그루나무심기운동`을 선포했다.

시는 그동안 시민들의 참여가 꾸준히 진행돼 왔고, 구미시 나무사랑시민연합 등 많은 시민단체들이 함께 사업을 추진해 오면서 노하우도 많이 쌓은만큼 사업 추진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민간주도 방식의 제2 일천만그루나무심기운동으로 구미시가 친환경 녹색도시로 거듭나 기업과 인재를 끌어들이는 도시,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도시를 되길 기대해 본다.

구미/김락현기자

    김락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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