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도시`를 향한 구미 STORY
④ `녹색도시`는 시민들에 어떤 선물을 안길 것인가

▲ 동락공원
▲ 동락공원

남유진 시장의 취임 직후 시작된 일천만그루나무심기운동은 쾌적한 정주여건을 조성하는 등 회색도시를 녹색도시로 탈바꿈시켰다. 이 운동은 2006년부터 2015년까지 10년간에 걸쳐 도심 전체를 꽃과 나무로 어우러진 공간으로 만드는 사계절 녹색친환경도시 운동으로 전국 지자체에서는 최초로 시작됐다. 구미시는 10년간 이 사업을 위해 공원, 녹지조성, 가로수, 담장허물기, 학교숲조성, 벽면녹화, 수벽조성, 장미식재, 산림 내 휴양공간조성, 아파트조경, 가정식수 등 10대 중점 사업을 추진해 큰 성과를 거두었다. 시민들과 함께한 10년간의 1천만그루나무심기운동이 과연 구미시민들에게 어떤 선물을 안겨주고 있는지 알아봤다.

1인당 도시숲 면적 10㎡
전국 평균보다 훨씬 웃돌아

스트레스 호르몬 농도 낮추고
우울증 등 정신질환 치료에 도움
미세먼지·대기열 흡수도 탁월

시민들, 자가용 대신 걷기 선택
`탄소제로도시` 구심점으로…
숲공원에선 연중 문화행사도

□ 구미의 3대 도시숲 탄생

일천만그루나무심기운동으로 구미에는 3대 도시숲이 탄생했다. 인동도시숲, 원평도시숲, 철도변도시숲이 구미를 대표하는 3대 도시숲이다.

인동도시숲은 구미시가 불법주차와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던 인동지역 도로변 3.1㎞ 구간의 녹지시설을 2007년부터 3년간 녹색자금 14억원을 포함, 35억원을 투자해 폭 15m의 인동도시숲으로 만들었다. 인동도시숲은 일천만그루나무심기운동의 대표작으로 불리울 만큼 현재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유는 교통위험이 있는 대로변(8차선 도로)의 인도를 녹지대 중간으로 옮기고, 대왕참나무 숲을 조성해 시민들에게 숲을 아늑함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시민들의 건강과 보행자의 안전사고 예방까지 생각한 이 도시숲은 하루 평균 3천명 이상의 시민들이 이용하고 있다. 인동도시숲은 2010년 국토해양부·(사)한국조경사회가 주관한 제1회 녹색공간대상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경부고속도로변 시설녹지 2km구간에 조성된 원평도시숲은 시가 2006년부터 2008년까지 32억원 투자해 나무와 억새를 심고 개울과 산책로를 조성한 도시숲이다. 이 구간은 시민들이 아침저녁으로 산책과 자전거길로 애용하고 있다.

경부선철로 주변에 조성된 철로변도시숲은 명품 도시숲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2009년 시범적으로 4억원을 투자해 500m를 조성한 뒤 2014년까지 송정동에서 광평동에 이르는 구간의 7.8㏊에 6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철로변을 쾌적한 도시숲으로 탈바꿈 시켰다. 하루 평균 1천명 이상이 이용하는 철도변도시숲은 시민들의 자전거 출퇴근 길로 애용되고 있다.

특히, 인동도시숲과 철도변도시숲은 지역 여건에 맞게 조성된 도시숲으로, 지역 주민과 함께 하는 휴식공간 및 문화체험 공간으로 적극 활용되면서 2014년 산림청이 주관한 녹색도시 우수사례 공모평가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이밖에도 인동도시숲, 철도변도시숲, 해평면 도리사 진입로는 2013년 한국의 아름다운 가로수 62선에 선정됐으며, 선산 임도(13.4㎞)와 해평 임도(25.6㎞)는 2008년 한국의 아름다운 임도 100선에 지정됐다.

 

▲ 광평도시숲 작은 음악회
▲ 광평도시숲 작은 음악회

□ 생명의 녹지, 도시숲

구미는 원래 숲이었던 자리에 산업단지가 들어서면서 도시가 됐다. 대부분의 도시들이 그러하듯 산업단지에서 내뿜는 미세먼지와 열기는 도시를 열섬으로 만들었고, 회색도시는 빠르게 덩치를 키워갔다. 도시에서 숲은 점차 사라져 갔다. 도시에 다시 숲을 돌려주고 있는 사업이 바로 일천만그루나무심기운동이다. 구미시가 10년간 추진한 이 운동은 현재 대한민국 도시숲 재생의 표본이 되고있다. 우리나라 생활권 도시숲은 3만9천㏊로 전체 숲의 3.4%에 불과하다. 국토면적으로 환산하면 0.4%라는 초라한 성적이다. 서울시와 광역시의 1인당 도시숲 면적은 7.1㎡로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기준인 9㎡에 한참 모자란다. 하지만 구미시는 일천만그루나무심기운동으로 인해 1인당 도시숲 면적이 10㎡로 국내 평균 도시숲 면적 8.32㎡보다도 높아 회색도시에서 녹색도시로 완벽하게 변모한 것을 알 수 있다.

녹색도시 구미의 도시숲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최근 사회적 문제로 큰 관심을 받았던 미세먼지의 해결책으로 도시숲이 주목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숲은 연간 29만2천t의 미세먼지를 흡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무 한 그루가 한 해 미세먼지 35g을 흡수하고 있는 것이다. 미세먼지는 나뭇잎 등 식물표면에 흡착되는데, 나무는 미세먼지, 이산화질소 등을 흡수해 자신의 몸에 저장한다. 나무는 이렇게 저장된 미세먼지를 부피생장에 활용하고, 몸에서 산소를 배출한다. 느티나무 한 그루가 배출하는 산소는 성인 7명이 1년간 숨 쉬는데 필요한 양이다.

아직 구미에서는 미세먼지와 도시숲에 관한 연구가 진행된 적이 없어 자세한 정보는 알 수 없다. 하지만 패트릭 텐 브링크는 2013년 미국 55개 도시숲이 연간 71만t의 오존과 미세먼지, 이산화질소, 이산화탄소를 흡수한 사실을 확인해 연구결과로 발표했다. 일렬로 조성된 자작나무 가로수주변 주택은 가로수가 없는 지역에 비해 미세먼지가 50%나 감소했다는 실증연구 보고서도 제출했다. 이러한 보고서에서 알 수 있듯 구미시가 10년간 추진한 일천만그루나무심기운동은 공단도시 구미를 산소도시 구미로 이끈 주역이다.

□ 도시숲의 치유능력

도시숲의 치유능력은 얼마나 될까? 최근 정신의학회는 15분간 숲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 농도를 15.8% 감소시킨다는 연구자료를 발표했다. 또 같은 조건에서 혈압도 2.1%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푸르게 조성된 녹지와 도시숲은 여성 사망률도 낮춘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미국 하버드 공중보건대학 연구진이 2000년부터 2008년까지 10만8천630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빌딩숲이나 아파트 건물에 사는 여성은 숲이나 정원과 가까운 곳에서 사는 여성에 비해 사망률이 12%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초목으로 둘러싸인 지역에서 사는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호흡기 질환 사망률은 34%, 암 사망률은 13%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도시숲은 우울증 등 정신질환 치료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도시숲은 대기열 흡수에서도 탁월한 능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 인동도시숲 나눔걷기 행사
▲ 인동도시숲 나눔걷기 행사

□행복을 안겨주는 도시숲

구미시의 일천만그루나무심기운동은 시민들의 생활에 변화를 가져왔다. 남유진 구미시장은 “시민들이 걸어서 5분 안에 숲이 우거진 공원이나 쉼터에 갈 수 있는 도시를 만들겠다”며 이 운동을 시작했다. 남 시장은 10년만에 그 약속을 지켰다.

도심 곳곳에 조성된 쉼터와 도시숲은 도시 이미지 변화와 더불어 정주여건까지 개선시켰다. 명품 가로수길과 도시숲으로 인해 시민들은 자가용 대신 자전거와 걷기를 선택했다.

시민들의 이러한 선택은 또 다시 탄소제로 도시 구미를 만드는 구심점이 되고 있다. 또 숲이 조성된 공원에서는 각종 문화행사가 수시로 열려 시민들에게 행복감을 주고 있다.

해마루공원 문화행사, 송정공원 음악회, 해나루 소공원 콘서트, 들성 생태공원 건강체조, 양지공원 작은 음악회, 금오산 올레길 걷기대회, 금오산 올레길 배꼽마당 행사, 지산샛강 생태공원 어울림 한마당, 송리공원 녹색체험 행사, 인동 도시숲 문화축제 등이 매년 열리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주관하는 나눔워킹페스티벌은 인동 도시숲 4㎞구간을 걷는 행사로 매년 1만2천여명의 시민들이 참가하면서 지역 대표 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참가자들이 1인당 5천원씩 낸 참가비와 똑같은 금액을 추가 출연해 지역아동센터에 기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총 1억5천500만원을 지역아동센터 환경개선 사업비로 기부하면서 지역 나눔문화를 이끌었다.

남유진 구미시장은 “나무가 우거진 숲은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 꼭 필요한 필수조건이다”며 “심어진 일천만 그루 나무를 가꾸고 보존하는데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 시민들이 깨끗한 공기를 마시며 행복해 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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