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포항 건설현장서
근로자 4명 쓰러져 치료
工期 보다 안전 중시해야

장기간 이어진 폭염의 영향으로 가정과 직장마다 신체 피로가 누적되면서 특히 열악한 작업환경에 노출된 건설공사 현장 근로자들이 각종 사고 위험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15일 포항시 북구의 한 공사장에서 근무하던 30대 근로자가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이 남성은 무더운 날씨에 외부에서 작업하다 빈혈, 구토 등과 같은 열 질병(열사병, 열경련, 탈진) 질환을 보였다.

다행히 해당 남성은 병원에서 간단한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이보다 앞선 11일께도 공사현장에서 40대 중반 남성이 열 경련으로 병원에 실려가기도 했다.

24일 포항남·북부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부터 최근까지 열사병 등으로 병원에 이송된 10건 중 공사장에서 발생한 건수는 절반가량인 4건으로 조사됐다.

건설업계 종사자들에게 여름철 작업은 안전사고 위험에 버금가는 가장 큰 어려움의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그러나 발주처를 중심으로 원청과 하청 간의 공사 계약에 따라 철저히 공기를 준수해야 하는 업계 특성 상 근로자들에게 잦은 휴식시간을 배려하기는 쉽지 않다.

오후 시간대 작업에 부담을 느낀 북구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는 최근 더위를 피해 이른 오전부터 작업을 강행했다가 인근 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쳐 수습에 애를 먹고 있다. 결국, 공사장 근로자들은 전국적으로 폭염이 지속하는 상황에서도 더위를 참고 작업을 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방치되고 있다.

건설현장 근로자 박모(48)씨는 “공사판에 십수년간 있었지만, 올해 여름 무더위는 정말 힘들었다”며 “더위를 먹어서 며칠을 고생한 적도 많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구지방고용노동청 포항지청 관계자는 “법적 강제는 아니지만, 건설현장 자체적으로 폭염기에 근로자들을 보호하도록 교육하고 있다”며 “수분 섭취를 많이 하게 하거나 가장 더운 시간대(오후 2~4시)에는 휴식시간을 많이 주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바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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