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산강 `수은` 기준치 조사결과 들쭉날쭉… 전문가에게 들어보니

포항 `형산강 수은재첩`파문과 관련, 지역의 한 수질환경전문가가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나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 시점에서 포항시가 여러 기관에 의뢰한 강바닥 퇴적물 오염평가 검사결과가 큰 격차를 보인 것에 대해 옳고 그름을 따지기 보다는 중금속 검출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나서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경주 동국대 최석규 교수

수은농약 대부분 판매 금지
인근공장 폐수가 원인인 듯

채취 조건따라 결과차 당연
국립수산과학원 발표 결과
결코 간과해서는 안될 수치

형산강 전 수계에 대한 대표적인 수질환경전문가로 알려진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최석규<사진>교수는 25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형산강에 다량의 중금속이 검출된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수은 재첩이 발견된 형산강 하류지점에만 시료채취를 국한시킬 것이 아니라 상류지점까지 채취장소를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25일 보도를 통해 본지가 `형산강 바닥에 쌓인 퇴적물에 대한 각 기관별 검사결과가 천차만별`이라고 지적한 데 대해 “오염도 검사를 위한 시료채취는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떠한 도구를 이용하는지, 어떻게 분석하는지 여부에 따라 검사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같은 사람이 한 장소에서 채취한 동일한 시료를 서로 다른 연구기관에 연구의뢰했음에도 결과가 달리 나온다면 의아하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겠지만 이번 경우는 `섬안큰다리 밑`이라는 장소 외에는 여타 조건이 모두 달라 검사결과가 큰 차이를 보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국립수산과학원의 검사 결과 97.5㎎/㎏라는 엄청난 양의 수은이 검출된 것은 결코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최 교수는 “97.5㎎/㎏라는 수치는 외부에서 오염물질이 들어오지 않을 경우 도저히 나타날 수 없는 양”이라고 설명하며 “어떤 기관의 검사결과가 옳은지 여부를 떠나서 현재 형산강 바닥에 수은이 축적돼 있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하천바닥에 쌓인 중금속은 대부분 외부에서 유입된 후 홍수나 물의 흐름에 의해 쓸려내려가는데 이처럼 많은 양이 검출됐다는 것은 외부에서 일시적으로 중금속 물질이 강물로 유입됐음을 의미한다”고 근거를 덧붙였다.

이같은 이유를 바탕으로 최 교수는 수은 재첩이 발생된 지역 뿐만 아니라 상류지역까지 범위를 넓혀 중금속이 어디서 유입됐는지를 확인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토양오염의 기준점을 제시하는 오염평가 기준치가 기관마다 달랐던 점에 대해서도 설명을 이어갔다. 최 교수는 “해당지역이 형산강과 영일만 바다가 합류되는 지점이기 때문에 썰물과 밀물의 상황에 따라서 바닷물이 얼마나 들어오는지에 따라 각기 달리 볼 수 있다”며 “국립수산과학원의 경우 주로 바닷물을 대상으로 실험을 하기 때문에 해수 퇴적물로, 국립환경과학원의 경우 주로 하천수를 대상으로 실험을 하기 때문에 하천 퇴적물로 기준치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최석규 교수는 끝으로 “과거에는 농약에 수은이 많이 함유돼 있었지만 현재는 수은농약은 대부분 판매금지가 돼 있기 때문에 농경지에 사용된 농약은 오염원이 아닐 것”이라며 “이를 배제한다면 형산강 인근 공장에서 배출하는 폐수가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한편 최석규 교수는 지난 2001년 (사)포항지역사회연구소 및 경주환경운동연합과 함께 실시한 형산강 수질·생태조사 및 연구를 근거로 보고서를 발간해 주목을 받았다. 이 보고서는 지난해 이후 포항시와 경주시가 본격적으로 나선 형산강 프로젝트에서 중요한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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