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위원장 5명 중 3명이 시의원… `한반도 철회` 비켜 가
나머지 2명 위원장은 “국내에 사드 필요 없어” 강경 입장

최근 사드 배치를 둘러싼 갈등의 중심에 놓인 김천지역에서 반대운동 주체 내부의 강경·온건 노선을 둘러싼 미묘한 갈등 조짐이 일고 있다.

김천사드배치반대투쟁위원회는 투쟁위는 25일 오후 대책회의를 열고 앞으로 일정을 협의하는 한편 대규모 결의대회, 촛불문화제, 리본 달기, 자금 조달 등 구체적인 안건을 토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쟁위 김세운 수석위원장(김천시의회 부의장)은 “성주투쟁위가 외부세력을 배제해 긍정적인 여론을 형성한 만큼 김천투쟁위도 한반도 사드 배치 철회는 주장하지 않고 김천시민의 피해가 없는 반대운동을 펼 것”이라고 밝혔다. 김 수석위원장의 이러한 견해는 공동위원장 5명 중 3명이 시의원인 현실에서 투쟁위 지도부의 무게 중심이 시의회 쪽에 기울고 있는 것으로 비춰지고 있다.

이에 따라 투쟁위 안팎에서는 각각 강·온 성향으로 구분되는 여러 반대운동 세력들이 벌써부터 각기 다른 입장의 활동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실제로 사드 배치 유력지인 성주골프장 앞 김천시 농소면 주민들은 별도의 사드반대투쟁위원회를 구성해 지난 22일부터 매일 저녁 농소면사무소 앞마당에서 촛불문화제를 개최하고 있고 율곡동 혁신도시 주민들도 안산공원에서 매일 같은 행사를 열고 있다.

지난 24일 열린 궐기대회에서 투쟁위 공동위원장들의 발언만 놓고 봐도 사드 배치 반대에 대한 온도차는 분명하게 드러난다.

이날 김세운 수석위원장은 “사드 피해가 없다면 왜 배치 지역을 옮기는가? 국방부는 제3의 장소에 대한 배치 논의를 즉각 중단하라”며 성토 대상을 국방부로 몰고 갔다. 반면, 공동위원장인 박우도 율곡동 반대위원장과 김대성 김천민주시민연합 위원장은 “한반도에 사드가 왜 필요한가? 우리 자손들을 위해서라도 사드가 한반도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해 사드 배치 자체를 반대했다.

하지만 입장 차가 분명한 반대 주체들의 의견은 `지역의 자존심`을 거론할 때는 일치하고 있다.

궐기대회에 참가한 한 시민은 “박보생 시장의 말처럼 성주가 싫다고 (배치하지)못한 걸 왜 김천에 하려 하느냐”며 “이번 기회에 김천시민들의 자존심을 제대로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박보생 김천 시장은 지난 24일 궐기대회에서 “성주군민이 먹기 싫다고 뱉은 음식을 김천시민이 먹을 수 있느냐”며 삭발을 감행했었다.

김천/김락현기자

    김락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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