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가 지역현안 사업들에 대해 잇달아 수동적인 태도를 보여주고 있어 여론분열을 조정 해소하기는커녕 오히려 방관 내지는 증폭시키고 있다는 비판이다. 포항시는 최근 중앙상가 장외경륜장 유치문제를 둘러싼 갈등을 처리하는데 있어서 애매한 대처로 일관해오고 있다. 포항시의 이 같은 태도는 시민들로부터 그동안 두호동 대형마트 건립 사업을 공전시켜온 행정행태와 판박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포항시 북구 두호동 314-8번지 일원 1만5천145㎡에 마련된 지상 16층 규모 대형건물은 건립초기 `두호동 복합상가호텔`이라는 명칭으로 추진됐다. 그러나 숙박(호텔)과 쇼핑(마트)이 함께 가능한 포항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는 시민들의 기대와는 달리 건물이 준공된 지난해 2월 이후 1년 반이 지난 현재까지 반쪽자리 건물로 방치되고 있다. 두호동 대형마트는 현재 포항시의 개점불허로 오픈은커녕 준비작업 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포항시는 지난 2013년 2월, 6월, 12월과 지난해 9월까지 모두 4차례에 걸쳐 대형마트 입점을 불허했다. 골목상권의 피해와 소비자 선택권을 놓고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가 찬반토론을 펼친 결과 참석위원 9명 중 7명이 반려의견을 냈고, 중앙상가·죽도시장 등 일부 상인회와도 끝내 상생협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이유에서였다.

포항시의 이 같은 어정쩡한 행정은 유치위원회가 구성된 경륜장 장외매장(장외경륜장)의 경우에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포항 중앙상가 상인회를 중심으로 결성된 경륜장유치위원회가 지난해 9월 창원공단을 방문해 경륜장 운영형태 등을 직접 살펴볼 당시만 해도 공무원들이 동행하는 등 포항시는 장외경륜장 유치에 적극적인 관심과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나 지난 5월 30일 본지 단독보도로 유치 추진 사실이 알려진 이후 일부 시민단체와 종교계가 반대를 하고 나서자 포항시의 태도가 달라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요한 현안이 진행될 때마다 초기단계에서는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다가도 사업이 본격화하는 단계에서 여론이 찬반으로 갈라서게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발을 빼는 자세를 취해 사업이 미궁에 빠져버리도록 방치하곤 한다는 비판인 것이다.

물론, 소수의 의견이라도 시민들의 여론을 존중하고, 매사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할 행정기관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슈가 생길 때마다 자치단체가 번번이 오리무중인 태도를 보이면 주민들 간 갈등만 증폭될 수밖에 없다. 포항시는 시민들 사이에 이견을 보이고 있는 주요 현안에 대해 보다 적극적이고 일관성 있는 자세로 신속하게 최적의 결론을 도출하는데 앞장섬으로써 더 이상 신뢰를 잃지 말아야 할 것이다. 포항시의 능동적인 갈등해결 의지와 지혜로운 리더십이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