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도시`를 향한 구미 STORY⑥
숲길에 스토리를 입히다… 박정희로 철로변 도시숲길

▲ 과거 박정희 전 대통령이 어린 시절 상모동에서 구미읍까지 20리(약 8km) 거리를 기찻길을 따라 통학하던 거리에 조성된 박정희로 철로변 황토숲길은 `학교 가는 길I, II`, `책을 좋아한 소년`, `집으로`, `어린 시절의 꿈` 등 4개의 조형물을 설치해 시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스토리텔링 거리를 만들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구미시 제공

남유진 구미시장이 10년간 추진한 일천만그루나무심기운동으로 인해 구미시 곳곳에 도시숲과 생태숲이 조성됐다. 이 과정에서 인동도시숲, 원평도시숲, 철로변 도시숲 등 3대 도시숲이 탄생하기도 했다. 도시숲은 시민들의 생활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가까운 곳에서 산책을 즐기 수 있게 되면서 생활의 만족도가 높아졌다. 특히, 철로변 도시숲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이야기와 접목이 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로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도시숲에 스토리텔링이 가미되면서 구미시민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도시숲과 스토리텔링이 만난 `박정희로 철로변 도시숲길`에 대해 알아보자.

박정희 前 대통령 어린시절 20리 통학길에
저서 `나의 소년시절 이야기` 일부 옮겨놓아
매월 넷째 토요일 `철로변 도시숲 워킹데이`로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 더불어 새롭게 조명

□ 학교가는 길

상모동에서 구미읍까지는 약 8km, 시골에서는 20리 길이라고 불렀다.

1926년 4월1일이라고 기억한다. 오전에 4시간 수업을 했으니까 학교 수업 개시가 8시라고 기억한다. 20리 길을 새벽에 일어나서 8시까지 지각하지 않고 시간에 대기는 여간 고생이 아니었다. 시간이 좀 늦다고 생각되면 구보로 20리를 거의 뛰어야 했다.

동네에 시계를 가진 사람이 아무도 없으니 시간을 알 도리가 없고, 다만 가다가 매일 도중에서 만나는 우편배달부를 오늘은 여기서 만났으니 늦다 빠르다는 것을 짐작으로 해서 시간을 판단한다.

또 하나는 경부선을 다니는 기차를 만나는 지점에 따라 시간이 빠르고 늦다는 것을 짐작하기도 한다. 그러나 봄과 가을은 연도의 풍경을 구경하면서 상쾌한 마음으로 학교에 다니는 것이 기쁘기만 하였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나의 소년시절 이야기` 철도길에 대한 추억 중에서

 

박정희로 철로변 황토숲길은 과거 박정희 전 대통령이 어린 시절 상모동에서 구미읍까지 20리(약 8km) 거리를 기찻길을 따라 통학하던 거리에 조성된 숲길이다.

구미시는 경부선철로 주변 철로변 도시숲을 조성하면서 이 구간에 박정희 전 대통령의 스토리를 입혔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년시절을 기록한 저서 `나의 소년시절 이야기` 중 일부를 숲길에 옮겨 놓았다. 경부선을 다니는 기차를 만나는 지점에 따라 시간이 빠르고 늦다는 것을 짐작하고, 봄과 가을은 철로변의 풍경을 구경하면서 상쾌한 마음으로 학교에 다니는 것이 기쁘기만 하였다는 등 학교 통학로의 소중한 추억을 기억할 수 있는 조형물을 제작했다.

`학교 가는 길I, II`, `책을 좋아한 소년`, `집으로`, `어린 시절의 꿈` 등 4개의 조형물을 설치해 시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스토리텔링 거리를 만들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책을 좋아한 소년`의 조형물은 머리를 쓰다듬으면 공부를 잘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산책을 하는 시민과 학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 따라 걷고싶은 거리 명소가 되다

여름과 겨울은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다. 여름에 비가 오면 책가방을 허리에 동여매고 삿갓을 쓰고 간다. 아랫도리 바지는 둥둥 걷어 올려야 하고, 학교에 가면 책보의 책이 거의 비에 젖어 있다.

겨울에는 솜바지 저고리에 솜버선을 신고 두루마기를 입고, 목도리와 추위를 막아주는 귀마개를 하고 눈만 빼꼼하게 내놓고 간다. 땅바닥이 얼어서 빙판이 되면 열두 번도 더 넘어진다. 눈보라가 휘몰아치면 앞을 볼 수가 없다.

- 박정희 전 대통령의 `나의 소년시절 이야기` 중에서

구미시가 철로변 숲길에 박정희 전 대통령의 어린 시절 스토리를 접목시키자 숲길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어린 시절에 대한 관심이 급속하게 높아졌다. 이러한 관심은 많은 이들이 박정희로 철로변 숲길을 찾도록 만들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를 느끼고 싶은 어르신들을 비롯해, 먼 길을 걸어 다니면서도 책을 좋아하고, 대한민국 근대화를 이끈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한 나이 어린 학생들의 방문도 이어졌다.

이러한 관심으로 박정희로 철로변 도시숲길이 알려지기 시작하자, 구미시는 지난해 11월 박정희 전 대통령 탄신제에 맞춰 `박정희 대통령 등굣길 걷기체험`행사를 진행했다.

당시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걷기행사에는 300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해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서 구미초등학교까지 걸어갔다. 이날 체험행사에서는 남유진 구미시장을 필두로 구미초등학교, 정수초등학교 학생들과 많은 시민들이 늦가을 풍경을 만끽하며 박정희 전 대통령의 통학길 발자취를 따라 6.4㎞ 구간을 걸었다.

이 체험행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구미시는 매월 4번째 토요일을 `철로변 도시숲 워킹데이(Walking Day)`로 지정해 자율적으로 운영되도록 하고 있다.

 

□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명품 숲길

내년은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구미시와 경북도는 이를 기념하는 다양한 사업들을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박정희로 철로변 도시숲은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와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새마을운동 테마공원과도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 관련된 여러 사업들과 연계가 가능하고,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도시숲의 아름다움으로 구미의 이미지를 새롭게 할 수도 있다.

물론, 현재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사업에 대한 논란이 많긴 하지만, 지난 1일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돌 기념사업 `구미시민추진위원회`가 출범한만큼 사업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여론조사에서도 사업 예산이 과도하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박정희 등굣길 따라 걷기`, `박정희 소나무 막걸리 주기`, `박정희 대통령 역사자료관`, `박정희 테마 밥상` 등 박정희 대통령의 브랜드를 딴 역사관광상품 사업 추진에는 찬성의 목소리가 훨씬 높게 나왔다.

 

철로변 도시숲은 명품 도시숲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또 지역 여건에 맞게 조성된 도시숲으로, 지역 주민과 함께 하는 휴식공간 및 문화체험 공간으로 적극 활용되면서 2014년 산림청이 주관한 `녹색도시 우수사례 공모평가`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 사업들이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이 시점에 박정희 전 대통령의 스토리가 접목된 철로변 도시숲도 새롭게 조명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하루 평균 1천명 이상의 시민들이 이용하는 철로변 도시숲이 온 국민의 사랑을 받는 명품 도시숲으로 거듭 나길 기대해 본다.

/김락현기자

    김락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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