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최다안타·타점 3관왕도 유력

▲ 삼성 라이온즈의 4번 타자 최형우./연합뉴스
`꾸준함`으로 무장한 최형우(33·삼성 라이온즈)가 `화려함`까지 더했다.

최형우는 27일 창원시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방문경기에서 3-2로 앞선 7회초 민성기를 공략해 우중간 담을 넘어가는 솔로 아치를 그려 시즌 30번째 홈런을 쳤다.

2013년 29홈런으로 아쉽게 30홈런 고지를 밟지 못한 최형우는 2014년 31개, 2015년 33개의 아치를 그렸고 올해도 홈런 30개를 쳤다.

3년 연속 30홈런은 이승엽(7년 연속), 타이론 우즈, 박병호(이상 4년), 마해영, 에릭 테임즈(이상 3년) 등 KBO리그를 평정한 거포만이 달성한 대기록이다.

최형우는 한참 전에 100타점을 넘겼고, 이날 137번째 타점을 올렸다. 타율은 무려 0.374다.

3년 연속 타율 3할, 30홈런, 100타점을 예약한 상태다.

정교함을 겸비한 거포의 상징인 3할, 30홈런, 100타점을 3년 연속 기록한 타자는 이승엽과 테임즈, 박병호뿐이다.

최형우는 2013년 홈런 1개와 타점 2개가 부족해 이 기록을 달성하지 못했다. 당시 타율 0.305를 올린 최형우가 1홈런, 2타점을 채웠다면 KBO리그 최초로 4년 연속 3할, 30홈런, 100타점을 기록한 선수가 탄생할 뻔했다.

물론 최형우가 내년에도 KBO리그에 남아 이 기록을 세우면 `최초`가 될 수 있다.

올 시즌 최형우의 기량이 만개했다.

최형우는 27일까지 타율 0.374로 2위 김태균(0.360, 한화 이글스)과 격차를 1푼4리로 벌렸다. 타격왕 안정권에 들어선 모양새다.

최다 안타 부문에서도 186개로 2위 김태균(182개)에 4개 앞섰다. 삼성이 7경기,한화가 6경기를 남겨 최형우가 유리한 상황이다.

타점은 `기록`과 싸운다. 최형우는 137타점을 올려 2위 김태균(128개)을 제쳤다.

최형우는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가 지난해 넥센 히어로즈에서 세운 KBO리그 한 시즌 최다 타점 기록 146개에 도전한다.

최형우는 “나는 팀 4번타자다. 30홈런·100타점은 삼성 4번타자의 자존심”이라며 “특히 타점에 대한 욕심이 많다. 쉽지 않고, 무리하지 않아야 하지만 박병호의 최다 타점 기록 경신을 목표로 삼고 싶다”고 했다.

그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자리매김한 최근에도 “예전을 생각하면, 정말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과거를 떠올린다.

2002년 포수로 삼성에 입단한 최형우는 2006시즌 종료 뒤 방출됐다. 당시 그는 1군 무대에서 단 6경기만 뛰었다.

힘겹게 경찰야구단에 입단해 군 생활을 한 최형우는 외야수로 이동했다. 타격 재능을 살리려는 의도에서다.

2007년 퓨처스(2군)리그에서 타격 7관왕에 오른 최형우는 전역 후 다시 삼성에 입단했다. 영입 제의한 타 구단도 있었지만, 최형우는 “프로 생활을 시작한 곳에서 성공하고 싶다”며 삼성과 계약했다.

2008년 다시 1군 무대에 뛰어든 최형우는 그해 타율 0.276, 19홈런, 71타점을 기록하며 신인왕을 차지했다.

이후 최형우는 큰 슬럼프 없이 삼성의 4번타순을 지켰다.

최형우는 2008년부터 올해까지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안타(1천298개)와 홈런(233개), 타점(904개)을 기록했다. 이 기간 타율은 0.313으로 4위다.

큰 부상도 당하지 않아 9시즌 동안 1천134경기를 뛰었다. 출장 경기 수 역시 1위다.

기복 없는 거포 최형우를 향해 미국 메이저리그도 조금씩 관심을 보인다.

최근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3~4명이 최형우를 지속해서 관찰한다.

최형우는 “관심을 받는 건 기분 좋은 일이다. 하지만 일단 올 시즌 남은 경기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올 시즌 그의 유일한 약점인 `팀 성적`도 만회하겠다는 의지다.

삼성은 최근 4연승을 거두며 5위 KIA 타이거즈를 3게임 차로 추격했다. KIA와 맞대결이 두 차례 남은 점도 희망을 안긴다.

최형우는 “마지막까지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