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경북 동해안 주민들의 시름이 깊다. 지진 후유증에, 태풍 후유증에, 중국 어선들의 횡포에, 철도 노조의 장기간 파업, 자동차 노조의 파업으로 지역 자동차 부품 업체의 곤경이 겹친다.

공인(公人)이라면 함께 걱정하고 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것인데 국민이 낸 세금으로 보수를 받는 시의원들은 그렇지 않으니 시민들이 탄식을 한다.

포항시의원들이 줄줄이 관광성 외유를 다녀왔다. 한 팀이 나가는데 1천수백만원씩의 시민혈세를 썼다. 얼굴 두껍고 속 검은 사람이 정치를 한다지만 너무 심하다는 비난의 소리가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서해에서 중국 어선들이 해적선 같은 짓을 했다. 불법조업을 단속중인 우리 해경의 고속단정을 들이받아 침몰시켰다. 서해 뿐만 아니고 동해와 남해에서도 중국어선들의 `인해전술적 횡포`는 자행된다. 전 세계의 바다를 누비며 노략질을 한다. 1천900척의 중국 배가 북한 해역에서 조업을 하는데 7~9월 오징어떼가 남하하는 길목을 가로막고 싹쓸이 한다. 그것도 200t이 넘는 대형 어선들이 촘촘한 그물로 바다밑까지 긁어내는 저인망으로 잡으니 어족자원이 남아나지 않는다.

북한이 한척 당 6만~8만 달러를 받고 어장을 팔아넘겼는데, 중국 어선들은 남해와 동해를 지나 북으로 가면서 우리 어민들의 어구를 훼손하고, 우리 해역으로 넘어와 불법조업을 자행하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동해안 어획량은 해마다 줄어들다가 3년만에 20%나 감소했다. 울릉도 어민들은 오래전부터 “중국 어선때문에 생업조차 유지하기 어렵다”하소연하며 정부의 강력한 단속을 요청하고 있지만 해경은 `강력히 대응할 인력 장비`가 모자라는 형편이다.

동해안은 지진에 이어 태풍까지 설상가상의 피해를 입었고 아직 후유증을 앓고 있다. 경주 문화관광이 타격을 받으면 포항의 산업관광도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또 홍수·태풍 때는 강과 하천이 오염된다. 그 때를 틈타 중금속·극독물을 배출하는 업체들이 많기 때문이다. 형산강의 어패류는 이미 식용이 불가능할 정도로 중금속에 오염됐고, 경주 보문단지 한 골프장 인근 하천에서는 물고기가 떼죽음했다. 골프장 해저드(연못)에는 잔디에 뿌린 살충제가 흘러들어 모여 있다가 홍수때 하천으로 배출되기 때문이다.

지역이 이렇게 엄중한 문제를 안고 있는데 포항시의원들은 팔자 좋게 외유를 했다. 경제산업위원회 의원들은 두바이와 아부다비로 출발했고, 건설도시위원회는 호주의 관광명소를 구경했고, 자치행정위원회는 중국과 대만을 관광했고, 복지환경위원회는 미국 호놀룰루를 관광하는 등 시의원 전원이 `공무국외여행`을 즐겼다. 각각 1천600만원 가량의 국민혈세를 쓰면서 말이다. 어려운 시기에 자숙하는 공인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