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포항병원 내달 남구 이동으로 이전
좋은선린병원 `옛 명성회복` 큰 관심

오는 11월말 에스포항병원 이전을 앞두고 포항시 남구지역으로의 의료기관 밀집현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포항선린병원이 부도를 맞으면서 남·북구 의료 경쟁체계가 무너진 가운데 에스포항병원 마저 남구로 이전하면 포항지역 대형병원 3강 체제가 굳어질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북구 죽도동에 자리한 에스포항병원은 다음 달 남구 이동의 동부교회 맞은편 신축 부지로 이전할 계획이다. 전체면적 1만5천186㎡로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를 갖춘 뇌·척추 질환 전문병원으로서 자리잡을 계획이다.

20일 에스포항병원 관계자는 “내달 24~27일쯤 본격적인 이전 작업이 이뤄질 예정”이라며 “내부행사 등 연말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새 건물에 자리 잡는 데 총력을 기울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맞서 포항지역의 `투톱(two top)`으로 불리는 세명기독병원, 포항성모병원도 역량강화에 나섰다.

지난 6월 본관 증축을 완공하고 환자 중심의 의료복합시설로서의 면모를 다진 세명기독병원은 에스포항병원의 현 부지 활용방안을 구상 중이다. 애초 암센터 건립 계획을 세웠지만, 지난달 잇따른 지진 발생으로 건물 노후 심각성이 드러나면서 최근 전면 취소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다 포항성모병원은 올 연말 권역응급의료센터 개소를 앞두고 있다. 전문의 1명이 충원 되는 대로 이르면 11월말 개소식을 할 예정이다.

하지만 남구에 반해 북구지역은 의료공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북구 대신동의 좋은선린병원은 포항선린병원 부도 이후 부산 은성의료재단과의 인수합병으로 지난 8월 문을 열었다. 현재 응급실을 포함한 내과, 외과, 신경외과 등 일부 진료과는 정상운영 중이다.

좋은선린병원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의사 10여명, 입원환자 30여명, 외래 진료환자 200여명이다. 이달 중순께 간판을 새로 걸고 내·외관 보수작업도 진행 중이지만, 소아과 등 일부 진료과 전문의를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영지원팀 노일용 팀장은 “의사 연봉계약 문제가 해결되고 전문의가 모이면 내년 3월 1일 재개원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지역 의료계에서는 선린병원이 옛 명성을 되찾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결국 포항성모병원, 세명기독병원, 에스포항병원 3강 체제가 고착화 될 것이란 입장이다.

특히 북구지역의 의료공백 현상을 해소할 만한 뚜렷한 방안이 없는 만큼, 해당 지역 주민들의 의료접근성 불편을 해결할 만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포항시의사회 김두중 사무국장은 “에스포항병원이 남구 이동으로 이전하면 장성동, 두호동 등 북구지역에서 한 번에 이동 가능한 대중교통이 없어 환자들의 불편이 예상된다”면서 “뇌·척추 질환을 앓는 노인환자가 대다수인 점을 고려할 때 버스 환승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선 개편, 좌석버스 편성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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