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과 이브는 하느님의 허락 없이 선악과를 따먹고 아들 둘을 낳는데, 맏아들 카인은 농사를 짓고, 차남 아벨은 목축을 한다. 하느님이 아벨의 제사만 받자 질투가 난 카인은 동생을 죽여버린다. 하느님은 카인을 낙원에서 내쫓는 벌을 내린다. 인류 최초의 살인자 카인 이야기가 창세기에 적혀 있다. 형제간에 갈등이 잘 일어나는 이유를 카인과 아벨의 관계에서 찾기도 한다.

황순원의 장편소설 `카인의 후예`는 6·25가 휴전에 들어가던 1953년 `문예`지에 연재된다. 북한이 공산 치하에 들어갈 무렵, 토지개혁이 시작되고, 지주의 아들 박훈은 온갖 수난을 겪는다. 어제까지 충실한 마름이었던 도섭 영감은 위원장 `완장`을 차고 박해를 가하고, 친인척들도 등을 돌린다. 그러나 도섭 영감의 딸 오작녀만은 변함 없다. 박훈은 그녀와 손잡고 월남한다. 남북 이념 갈등 속에서 사람들이 점점 `카인`처럼 변해가는 세태를 그린 소설이다.

이재만 성남시장은 지지율 2%로 대선 반열에 올랐는데, 최근 박근혜 퇴출 바람을 타고 지지율이 급상승, 문재인 의원에 바싹 따라갔다. 초등학교를 나와 공장을 전전하던 그는 독학으로 중· 고등 과정을 마친후 인권변호사가 되면서 출세가도를 달린다. 그는 `품위 있고 유식한 말` 대신 `노무현식 어법`으로 환심을 사고, 서민들의 가려운 곳을 잘 긁어주는 정책을 편다. 야당들이 `박근혜 탄핵`을 머뭇거리며 주판을 튕길 때 그는 제일 먼저 `하야와 형사처벌`을 주장했다.

그러나 그의 형 이재선씨는 `박사모` 성남지부장이다. 그는 동생의 대선 출마를 악착같이 막으면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피켓 한쪽에는 욕쟁이, 다른 쪽에는 거짓말쟁이라 쓰고 일인 시위를 벌이고, 공중파 방송에 나가선 그가 내뱉은 욕설을 틀겠다”고 했다. 이재명 시장이 형수와 통화하는 과정에서 쌍욕을 마구 내뱉은 녹음 테입이 지금 SNS에 나돌고 있는데, 그것을 방송에 내보내겠다는 것이다. 이들 형제는 `가는 길`이 완전히 반대 방향이고, 일찍 인연도 끊었다고 한다. 권력이 무엇인지.

/서동훈(칼럼니스트)

    서동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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