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 2차전 승부차기 끝 서울 제압

▲ 3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6 KEB하나은행 대한축구협회(FA)컵 결승 2차전 수원 삼성과 FC서울의 경기에서 승리, 챔피언 자리에 오른 수원삼성 선수들이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운영비 축소와 그에 따른 하위 스플릿 추락의 악재를 단번에 씻어내고 `축구 명가`의 자존심을 살린 감격의 우승이었다.

수원 삼성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6 KEB하나은행 대한축구협회(FA)컵 결승 2차전에서 FC서울에 1-2로 패했지만 1차전 2-1 승리로 연장 승부를 펼쳤고, 승부차기에서 10-9로 이기면서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2010년 FA컵 우승 이후 6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되찾은 수원 이번 시즌 `무관(無冠)`으로 끝날 뻔했던 위기에서 탈출,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확보하는 기쁨을 맛봤다.

올해 수원은 최악의 시즌을 경험했다.

수원은 구단 운영주체가 2014년 4월부터 삼성전자에서 제일기획으로 넘어가면서운영비가 축소돼 큰 타격을 받았다.

2013년 330억원대였던 운영비는 올해 240억원대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고액연봉을 받았던 스타급 선수들이 줄줄이 팀을 떠났고, 선수 수급에 문제점을 드러내며 시즌 초반부터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걱정은 현실이 됐다.

올해 K리그 클래식에서 시즌 중반 10위까지 추락하며 끝없이 추락했다.

수원은 클래식 무대에 상·하위 스플릿이 도입된 2012 시즌부터 항상 상위권을 유지해왔다. 2012년 4위, 2013년 5위, 2014년 2위, 2015년 2위를 차지했다.

시즌 중반 11위까지 맛본 수원은 결국 상·하위 스플릿이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하위 스플릿으로 떨어지는 최악의 상황까지 경험해야 했다.

다행스럽게 수원은 하위 스플릿 이후 뒤늦게 `특급 골잡이` 조나탄의 활약을 앞세워 순위를 끌어올렸고, 7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 성적은 상·하위 스플릿이 도입된 이후 가장 나쁜 결과였다.

`무관`의 위기에서 수원의 마지막 희망은 FA컵이었다. 2년 연속 이어진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의 마지막 기회여서다.

정규리그와 달리 FA컵에서 꾸준히 승리를 잡아낸 수원은 마침내 결승전까지 진출했고, 상대는 올해 K리그 클래식 우승에 빛나는 FC서울이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데얀(13골), 아드리아노(17골), 박주영(10골)까지 올해 정규리그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골잡이들을 앞세운 서울이 앞섰다.

이에 비교해 수원은 산토스(12골)와 조나탄(10골)이 내세울 수 있는 골잡이였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수원은 결승 1차전에서 조나탄과 염기훈의 연속골로 2-1승리를 따냈다.

게다가 서울은 결승 1차전에서 데얀이 경고누적을 당했고, 선발 골키퍼 유현이 상대 수비수를 때린 게 사후 비디오 분석에 잡혀 2차전 출전이 불발됐다.

치열하게 진행된 결승 2차전. 양 팀이 1명씩 퇴장당하는 치열한 공방 속에 수원은 서울에 1-2로 패했지만 1차전 2-1 승리로 120분 연장 혈투를 펼쳤다.

끝내 승부차기까지 진행됐고, 무려 10명씩 차는 공방 속에 수원이 승부차기 10-9로 짜릿한 승리를 맛보며 우승 트로피의 주인공이 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