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유일 구미순천향대 신생아집중치료실 폐쇄
복지부, 현실 외면한 정원 정책에 전공의 못 구해
대구지역 99개 병상 감안해도 총수요엔 `태부족`

경북지역에서 유일한 신생아 집중치료실의 존폐 우려<본지 2016년 8월9일자 2면 보도>가 결국 현실이 됐다. 도내 유일의 신생아집중치료실을 운영하던 순천향구미병원이 전공의(레지던트)를 구하지 못해 결국 지난 1월1일 치료실을 폐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경북지역의 조산산모와 다태아 등에 대한 의료서비스는 사실상 공백상태를 맞게 됐다.

신생아집중치료지역센터는 최근 고령이나 조산 산모의 증가와 인공임신시술 등에 따른 다태아 증가 등으로 고위험 신생아의 출생이 증가함에 따라 치료 접근성을 높이고 권역별 시설의 불균형 완화를 위해 기획된 보건복지부의 역점 추진 사업이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지난 2013년부터 의사 국가시험 합격자 수와 전공의 인원 전원을 일치시키는 일명 `정원 구조 합리화`정책으로 연간 140여명의 전공의 수를 줄이면서 지역 수련병원들과 마찰을 빚어왔다.

보건복지부는 의대 졸업자 수와 전공의 정원이 일치하지 않는 것은 병원들이 전공의 수를 임의로 늘여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해 왔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지역 병원들은 이는 소도시 종합병원인 대학부속병원의 현실을 무시한 처사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많은 수련생들이 대구와 같은 대도시의 2차 병원에서 전공의 근무를 선호하는 반면 구미·김천과 같은 소도시에서는 근무를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로 인해 순천향구미병원도 전공의를 구하지 못해 결국 신생아집중치료센터의 문을 닫게 됐다.

순천향구미병원은 연 평균 357명의 신생아가 입원해 치료해 왔던 치료실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등급을 2등급에서 4등급으로 낮추기까지 했다. 하지만 전공의 수 감축정책에다 지난해 12월부터 전공의 특별법 시행으로 전공의 근무시간이 주 80시간으로 줄어들면서 필요한 전공의 수를 맞추지 못해 결국 폐쇄라는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게 됐다.

경북 유일의 신생아집중치료실이 폐쇄되면서 치료가 필요한 신생아들은 결국 대구지역 병원으로 갈 수 밖에 없지만 이곳의 상황도 그리 녹록치 않다.

`2016년 신생아 집중치료 지역센터 지원 사업 개요`자료에 따르면 대구·경북지역에서 필요한 병상수는 경북 93, 대구 81로 총 174개가 필요하지만 현재 대구지역에는 총 99개의 병상밖에 없다.

대구에는 계명대학교 동산병원(25병상),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32), 칠곡경북대학교병원(20), 대구파티마병원(13), 영남대학교병원(9) 등 5개 대학병원에서 총 99개의 병상만 운영되고 있지만 대구·경북지역에서 필요한 174개 병상에는 크게 모자란 상황이다.

대구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자료에 나오는 필요 병상수는 현실과 거리가 멀다. 현재 대구지역 99병상도 모자라 부산 등의 대학병원에 남은 병상이 있는지 알아봐야 하는 상황이 빈번하다”며 “보건복지부의 전공의 감축 정책이 틀렸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지역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추진해 실패한 정책이다”고 지적했다.

한편, 통계청의 경북지역 저체중 출생아와 37주 미만 출생아 등의 미숙아 수는 2010년 4천582명, 2011년 4천828명, 2012년 5천73명, 2013년 4천769명, 2014년 4천870명으로 나타났다.

구미지역은 2012년 358명, 2013년 351명, 2014년 348명, 2015년 346명, 2016년 356명의 미숙아가 태어났다.

구미/김락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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