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4차례 개설 신청
상인단체 반대로 `교착`
부도 위기 처한 시행사
최근 보완 거쳐 재신청
사실상 최후결론 전망에
市도 허가 여부 `골머리`

4년째 교착 상태에 빠져 있는 `포항 두호동 복합상가호텔` 내 대형마트 개설이 운명의 기로 앞에 섰다.

880억여원의 대출금에다 고리의 이자 부담으로 부도 위기에 내몰린 시행사의 형편으로 사실상 마지막이 될 대형마트 개설등록 신청서가 최근 포항시에 제출된 것이다.

포항시는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 회의를 통한 의견제시안을 바탕으로 신중한 검토과정을 거쳐 허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 어떤 결과가 나올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이강덕 시장의 고심은 특히 깊다. 이 쟁점 현안은 이 시장이 전임 박승호 시장으로 부터 인계 받은 가장 뜨거운 감자의 하나이다. 이미 그는 중앙상가와 죽도시장의 반대 여론을 고려해 취임 후 3년 가까이 사업에 제동을 걸어왔다. 하지만 비록 전임 시장 재임 당시라 하더라도 시가 사업자를 먼저 강력히 설득해 이미 1천500여억원의 대형 사업비가 투자된 사정을 도외시 한 채 사업자를 파산에 이르게 했다는 비난 가능성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일자리 창출에 사활이 걸린 현실에서 500여명에 이르는 고용 규모도 검토 사항이다.

31일 포항시에 따르면 ㈜STS개발과 롯데쇼핑은 지난달 24일 두호동 대형마트 개설등록을 신청했다.

대형마트 입점부지인 두호동 복합상가호텔은 포항시 북구 두호동 314-8번지 일원 1만5천145㎡에 지상 16층 규모로 지난 2015년 2월 준공됐다.

건립 당시 숙박(호텔)과 쇼핑(마트)이 함께 가능한 포항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는 시민들의 기대가 컸다. 하지만 베스트웨스턴 포항호텔이 입점한 호텔건물만이 정상운영되고 있을 뿐, 마트 건물은 준공 이후 2년이 지난 현재까지 텅빈 건물로 방치되고 있다.

앞서 ㈜STS개발 등은 마트개설을 위해 포항시 측에 지난 2013년 2월, 6월, 12월과 지난해 8월까지 4차례에 걸쳐 개설등록 신청을 했으나 모두 반려됐다.

당시 마트 개설 여부를 놓고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가 찬반 토론을 펼친 결과 반대의견이 많았고 죽도시장상인회의 4개 단체 중 반대의사를 보이는 2개 단체에 대한 설득을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이 사태의 부담은 두호동 복합상가호텔 건립사업 시행사인 ㈜STS개발이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STS개발은 지난 2년여 동안 복합상가호텔 건립을 위해 금융권으로부터 차입한 PF자금 880억원에 대한 이자 약 140억원을 상환했으나 원금을 갚지 못한 상태로 최근 채권만기일이 도래하면서 건물이 압류될 처지에 놓였다.

이처럼 절박한 상황에 놓이면서 ㈜STS개발 등은 그동안 지적돼왔던 보완사항을 모두 반영한 서류를 포항시 측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제출받은 서류 중 지역협력계획서와 상권영향평가서를 중점적으로 확인할 방침이다.

마트 측이 해당 서류에 제시한 전통시장과의 상생협력 방안, 지역사회 기여, 골목상권 영향 등 주요안건에 대한 해결방안을 검증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시는 서류검토와 더불어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를 개최해 위원들이 제시한 의견을 청취한 후 의사결정 기한인 3월 9일 이전에 최종결론을 내릴 계획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제출된 서류에 대한 보완요구가 발생하면 의사결정이 다소 연장될 수 있으나 되도록 기한 내에 결론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라며 “중요한 사안인 만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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