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만t 열연공장 증설 추진
성장발판 일군 포항엔 인색
포스코 1조원 투자와 `대조`

현대제철이 충남 당진에만 시설투자를 집중화하는 반면, 회사 성장의 발판을 마련한 포항 투자에는 인색하다는 비판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현대제철이 포항에서 벌어들이는 수익과 비교했을 때 지역투자는 미미한 실정이어서 포스코가 올해 `넥스트 50년`을 맞아 1조450억원을 포항제철소에 투입하겠다는 통큰 행보와 대조를 보이면서 기업의 지역 사회공헌 책임에 대한 반면교사(反面敎師)가 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올해 약 1조원을 투자해 충남 당진에 350만t 규모의 열연공장을 증설할 계획이다. 이미 내부 실무검토를 마친 단계이고, 그룹 CEO의 최종 승인만 남겨둔 상태다. 그룹 CEO가 승인하면 현대제철은 당진제철소 인근 성구미지역 부지 일부를 매입해 연간 350만t 규모의 열연공장을 건설하게 된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당진에 열연공장 증설을 꾸준히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그룹 계열사였던 전 현대하이스코 냉연 부문의 합병으로 해마다 냉연공급능력이 확대되면서 기존 열연강판 생산으로는 대응이 어려웠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열연강판 증산 물량을 감당하기 위해 당진제철소 내 냉연도금재 생산라인도 추가로 증설할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는 열연강판 증설과 추가로 냉연도금재 설비까지 갖춘다면 투자액은 1조원 이상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현대제철이 당진에만 투자액을 쏟아붓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포항 투자에는 인색하다는 근거가 곳곳에서 확인된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10월 종료된 포항공장 내 특수강 라인 설비교체 투자액 3천200억원이 전부였다. 그것도 당초 포항시와 협약을 체결한 금액 2천800억원에서 400억원이 늘어난 것이다. 이밖에 비수기를 이용한 설비라인 대보수 등에 투자하는데 그치고 있다. 포항에 신규 공장 건설 또는 설비증설 등은 아예 검토대상에 오르지도 못한다는 게 회사 안팎의 분위기다.

이에 대해 현대제철 포항공장 관계자는 “포항공장 인근에는 마땅한 부지가 없을뿐더러 당진에 비해 땅값이 비싸고 여러 여건에서 당진보다 불리하기 때문”이라며 “신규 공장이나 설비증설 등이 아무래도 당진 쪽으로 쏠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지역 사회단체의 한 관계자는 “현대제철이 포항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에 비해 지역에 투자하는 것에는 매우 인색하다”면서 “당진시와 비교해 부지 확보 등에 과도한 규제가 없었는지를 포함해 포항시가 이강덕 시장을 중심으로 투자 유인책이 합당했는지를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포항시가 최근 포스코건설의 인천 송도로 본사 이전설에 대해 개입한 사례처럼 지역의 다른 기업에도 적극적으로 투자를 요구하는 공격적 행정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현대제철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16조6천915억원으로 포스코(연결기준 매출액 53조 835억원)에 비해 37조원 정도 차이가 나지만 영업이익 면에서는 1조4천450억원을 올려 포스코의 영업이익(2조 8천443억원)과는 1조4천억원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김명득기자 md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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