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삼척 동해중부선철도
2020년 166.3㎞ 완전 뚫려
포항~영덕은 연말 우선 개통

▲ 포항~삼척 간 동해중부선 철도 구간 중 올 연말 개통하는 영덕군 강구역 신축공사 현장. 영덕/이동구 기자

포항~삼척 간 동해중부선 철도 구간 중 연말 개통 예정인 영덕군 강구역의 신축 규모가 매우 협소하게 설계된 사실이 드러나 졸속 논란을 빚고 있다. 역 개통 이후 지난해 말 상주~영덕 간 고속도로처럼 이용객 예측치가 잘못돼 차량 대수를 감당하지 못했던 것처럼 큰 불편이 예상된다.

16일 한국철도시설공단에 따르면 오는 2020년 초께 완공 예정인 포항~삼척 간 동해중부선 철도공사에는 총 사업비 3조1천637억원이 투입됐다. 2000년대 초반부터 설계에 들어간 동해중부선 철도 공사는 지난 2009년 4월 고시를 통해 본격적인 사업에 돌입했다.

포항을 시작으로 17개 역을 통과하는 철도 공사는 총 길이 166.3㎞로, 현재 46.1%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올 연말께 1단계 구간인 포항~영덕(공정률 82.8%)간 철도가 우선 개통하며, 2단계 구간인 영덕~삼척 간(공정률 29.2%) 철도는 오는 2020년부터 실제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경북도는 동해중부선 철도 개통과 함께 동해바다로 이어지는 새로운 철도시대의 개막을 앞두고 있다.

2009년 이전 설계 강구驛舍
항구와 2㎞ 넘게 떨어져 불편
대합실·주차장도 너무 협소
미래예측 못한 `졸속` 논란에
불편한 관광지 인식 우려도

그러나 10여년 전 계획된 동해중부선 철도 공사가 최근 경북 동해안 관광지로 인파가 몰리는 강구항 일대의 현실 여건에 전혀 맞지 않는 등 문제점들이 드러나고 있다.

본지 취재 결과, 영덕군 강구면 화전리 116-4번지 일원에 연면적 644.12㎡ 규모로 지어지는 강구역사는 실제 강구항과 2㎞ 이상 떨어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으로 이동해도 5~10분이 소요된다. 역사 위치를 두고 지역 대표 관광지와의 연계성이 떨어진다는 시각이 많다. 관광객들이 이러한 불편함을 감수하고서 열차를 이용할지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역사 대합실 규모도 터무니없이 작은 규모로 지어지고 있다. 강구역 대합실 설계면적은 23㎡(6.9575평)로, 도심의 옛 포항역 대합실(223㎡, 67.4575평)의 10분의 1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현 KTX포항역 대합실(1천234㎡, 373.285평)과 비교했을 땐 53배나 작다. 간이역 수준보다 못한 규모로는 매년 십수만명 이상이 방문하고 있는 강구항의 관광객들을 수용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열차를 이용하려는 지역 주민 편의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강구역사 설계개요에 따르면 역사 주차장에는 20대의 차량만 수용할 수 있다. 이 중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을 제외하면 18대의 차량만 주차할 수 있다. 역사 직원들을 제외하면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15대 남짓으로 주차공간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 게다가 선로 건너편에 있는 역사를 이용하려면 주민들이 기차선로를 횡단해 역사로 향해야 하는 위험성도 있다.

지역 주민들은 열차를 이용하는 관광객들에게 강구면이 자칫 `불편한 관광지`라는 인식을 주지 않을지 걱정하고 있다. 교량, 터널작업 등 철도 공사가 대부분 완료돼 역사 이전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지역 관광자원 활성화와 지역민들의 편의 등에 대한 명확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모(57·강구면)씨는 “지역에 역사가 들어서더라도 주변과의 접근성과 편의성이 떨어지면 자연스레 애물단지로 전락할 것이 뻔하다”며 “지역 관광자원과 잘 연계되도록 주차장 확충과 셔틀버스 운영 등 여러 가지 정책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당시 설계 과정에서 7번 국도와의 접근성이나 인근 삼사해상공원 위치, 역세권 개발 등을 고려해 관련기관들과 협의를 실시했다”며 “모든 상황을 고려해 최선의 선택을 한 곳이 현재 역사의 위치”라고 해명했다.

이희진 영덕군수는 “설계 등 중요 사항이 취임 이전에 대부분 결정돼 다소 곤혹스럽다”면서 “개통 후에야 설계 규모에서 허점이 드러난 상주~영덕 간 고속도로처럼 현실과 동떨어진 과거 기준의 설계가 문제가 된 만큼 국회의원 및 공단과 보완책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강석호 국회의원은 “공단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결과, 역 개통 후 문제가 확인되면 운영 주체인 코레일이 시설공단에 보완 공사를 요청하고 기획재정부의 예산 확보를 거쳐 영덕~삼척 간 2단계 사업에서 시공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하지만, 상당한 불편이 예상되는 만큼 더 나은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바름·이동구기자

    이바름·이동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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