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사진> 전 대통령이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로 인해 겪어야 할 영욕의 리스트가 어디까지 이어질까.

`선거의 여왕` `원칙과 신뢰의 정치인`으로 불리며 국민의 사랑을 받았던 박 전 대통령이 탄핵당한 지 17일 만에 검찰에 구속될 위기에 처했다. 박 전 대통령은 헌정사상 첫 탄핵 대통령에 이어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는 첫 대통령이라는 오명도 안게 됐다.

◇영애서 퍼스트레이디, 그리고 칩거

박 전 대통령은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61년 5·16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지 2년 만인 1963년 영애로서 청와대에 입성했다. 어린 시절을 청와대에서 보낸 뒤 1974년 프랑스로 유학을 떠났지만 같은 해 광복절 경축행사장에서 육영수 여사가 피살당한 이후 귀국해 퍼스트레이디로 변신했다. 박 전 대통령의 퍼스트레이디로서의 생활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10·26사건`으로 서거하면서 갑작스레 끝났다. 박 전 대통령은 이 사건 발생 한 달후 청와대를 떠나 서울 신당동 자택으로 들어가 18년간 긴 칩거생활을 시작했다.

◇선거의 여왕, 그리고 대통령

박 전 대통령이 다시 정치에 입문한 시점은 1997년 11월,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지지 선언을 한 뒤 선거운동을 하면서부터다. 다음 해인 1998년에는 본인이 직접 대구 달성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해 정치인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정치인 박근혜`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와 지방선거 등에서 당시 집권여당인 열린우리당을 상대로 `40대 0`이라는 국회의원 선거 성적표를 기록, `선거의 여왕`이라는 영예로운 호칭까지 얻게 됐다.

박 전 대통령은 또 2007년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섰지만 아깝게 패배했고, 이때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는 연설로 국민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명박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을 부결시키면서 `원칙과 신뢰`의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확고히 다졌다. 이때부터 박 전 대통령은 유력 대선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이를 토대로 2012년 대선에 승리하면서 대한민국 첫 여성 대통령이라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최순실 게이트로 탄핵, 영어 위기에

그러나 집권 4년 차인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가 언론에 의해 폭로되면서 박 전 대통령의 정치역정은 뿌리채 흔들렸다.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이 관련자들의 진술에 의해 폭로되면서 국민적 공분을 사게 돼 1천만 촛불민심의 퇴진 요구에 맞닥뜨리게 됐다. 지난해 12월 9일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로 직무정지된 가운데 헌법재판소 탄핵심판과 특별검사 수사를 받았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10일 만장일치로 박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을 인용했고, 박 전 대통령은 헌정 사상 최초의 탄핵 대통령이란 오명을 안게됐다. 이어 특검으로부터 수사권을 넘겨받은 검찰이 피의자 신분으로 박 전 대통령을 소환 조사한 데 이어 27일 구속영장까지 청구하면서 마침내`영어의 몸`이 돼야 할 위기에 처하고 말았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