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포항공장, 지역사회 기여도 `해도 너무해`
당진 생산량 포항의 2배지만 협력기금은 수십배나

현대제철 포항공장의 지역사회 기여도가 충남의 당진제철소와 비교해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드러나 지난 20여년간 회사 성장의 기틀을 마련해준 포항을 홀대하고 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포항에서는 포스코 다음으로 큰 철강기업이지만 지역 협력 공헌도면에서는 900억원대의 협력기금을 낸 포스코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차이를 보였다.

특히 현대제철 포항공장의 지역사회 협력기금은 연간 3억원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파악돼 기업 외형에 비해 기부액은 매우 인색하다는 지적이다. 포항공장이 당진보다 연간 철강생산량은 절반수준이지만, 지역사회 기부금은 20여 배 적은 것으로 분석됐다.

현대제철 포항공장이 현재 연간 포항에 내놓는 지역협력기금은 대략 2억3천만원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부분별 연간 기부액을 보면 △제철소 인근 지역인 남구 대송면 중고생에 1천500만원(15년째 지속) △건강보험공단에 지역 독거노인 및 저소득가구 의료보험금 지원 2천400만원(10년째 지속) △저소득층 20~25가구 집수리비용 1억원 △명절 전통시장 장보기 행사 3천~4천만원 등이다. 이밖에 포항시장학재단에 장학기금 3억원과 포항국제불빛축제(2016년 13회까지) 등에 5천만원 안팎의 행사비를 지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현대제철 당진제철소가 당진지역에 내놓은 협력기금을 보면 포항과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 큰 차이를 보인다.

최근 충청남도가 조사한 `현대제철의 지역 기여도`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5년부터 2016년까지 현대제철 당진제철소가 지역에 낸 사회협력기금은 총 691억3천만원. 순수 기부금이 278억원, 지역 농산물구매 323억2천만원, 지역상생 및 공익성 비용 90억 2천만원 등이다. 기부금 주요 내역을 보면 당진장학회 기부금 50억원(매년 5억원 분할 기부), 당진장애인복지관 건축 200억원, 지속가능발전재단에 슬래그 기부 40억5천만원(매년 7억1천만원 기부) 등이다.

포항과 당진을 단순 비교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지만, 지역 기부금에서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것은 분명하다. 더욱이 현대제철 당진공장의 생산량은 1천160만t(2012년 기준) 규모인데 반해 포항공장의 생산량은 636만t으로 절반 수준이다. 그런데도 포항과 당진의 기부금면에서 큰 차이가 나는 것은 형평성에도 맞지 않다는 것이다.

현대제철과는 달리 포스코가 포항지역에 내놓은 협력기금을 보면 두 회사의 지역 협력 의지는 더 확연히 드러난다.

구체적으로 △포항운하 건설 300억 △포항테크노파크 조성기금 200억 △환호해맞이공원 조성 200억 △종합운동장 등 전국체전 지원 52억 △포항국제불빛축제 10억(매년) △포항문화예술회관 건립 57억 △섬안큰다리 건설 철강재 지원 27억 △남구보건소 건립 43억원 등이다. 연간 주기적인 자매마을 활동, 포항시장학금 등 세세한 기부금을 포함하면 수십억원에 달한다.

현대제철을 포스코와 단순 비교(생산, 매출액 등)할 수는 없지만 기업이 지역에 공헌해야할 사회적 책무에 성실했다고는 볼 수 없는 것이다.

포항 사회단체의 한 관계자는 “현대제철이 포항철강공단에서는 비교적 잘 나가고, 임금과 복지혜택이 좋은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아직도 고철야적장에 덮개시설을 설치하지 않아 비산먼지를 그대로 포항시민에게 날려보내는 현실로 볼 때 환경의식과 지역 협력면에서는 낙제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김명득기자 md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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