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재보선 `압승` 결과에도
후보자 출신지역별 지지 등
지역 대 지역 대결구도 심화
선거 후 당 지지율도 제자리
보수 아우를 출구전략 시급

지난 12일 대구와 경북에서 치러진 재보궐 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은 국회의원 1석과 광역의원 1석, 기초의원 4석을 가져가는 압승을 거뒀다. 한국당은 “보수 우파의 민심이 한국당을 중심으로 결집하기 시작했다”며 자평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3면> 하지만 지역 정가는 “한국당이 축포를 터트리기에는 아직 이르다. 지역 구도에 기댄 절반의 승리에 불과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상주 vs 군위·의성·청송`의 지역구도로 치러진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한국당 김재원 당선자는 상주에서 25.65%의 득표에 그쳤지만, 군위에서는 67.48%를 받았다. 또 고향인 의성에서는 67.13%를 얻었으며, 청송에서는 62.55%를 가져갔다. 반면, 2위를 기록한 무소속 성윤한 후보는 기반인 상주에서 47.17%를 얻었지만, 군위(15.91%)·의성(9.96%)·청송(17.09%)에 그쳤다. 특히 김재원 당선자의 고향인 의성에서 성 후보가 받은 득표는 더불어민주당 김영태 후보의 11.09%보다 적었다.

리얼미터가 13일 발표한 정당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한국당의 지지율이 9.0%에 머무른 것도 이를 방증한다. 리얼미터가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천525명을 대상으로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조사한 결과(응답률 9.8%, 신뢰수준 95%, 표본 오차 ±2.5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이 44.8%의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고, 국민의당이 26.5%로 2위를 기록했다. 9.0%로 3위를 기록한 자유한국당은 대구와 경북에서도 지지율이 하락했다.

사실 대구와 경북의 지역구도 선거는 하루 이틀의 이야기는 아니다. 경북 울진군은 `울진 북부 vs 울진 남부`의 대결구도가 여전히 남아 있고, 문경시는 `문경사람`과 `점촌사람`으로 나눠져 있다. 한국당 이완영 의원의 지역구인 고령·성주·칠곡도 `우리 지역 사람 만들기`라는 경쟁 의식이 존재하며, 박명재 의원의 지역구인 울릉군은 `특수성`으로 인한 소외감을 피력한다.

대구도 마찬가지다. 대구 중·남구 선거구는 인구는 많지만 상대적으로 중구에 비해 열악한 남구의 사정을 헤아려야 당선이 가능하다. 대구 달성군은 중심지인 화원읍과 현풍 등의 외곽지역이 늘 비교 대상이다.

이처럼 대구와 경북의 지역 구도가 재보선에서 여실히 드러나면서, `TK맹주`를 자처하는 자유한국당의 출구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역의 한 관계자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우리나라는 영남과 호남의 지역감정으로 엄청난 손해를 보고 있다”면서 “경북의 23개 시·군끼리도 지역 감정의 골이 깊어진다면, 지역 발전에 큰 저해 요소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