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서 길을 찾는다 해양 블루오션 포항
(1) 신해양시대-환동해의 미래, 포항

▲ 포항은 지역 경제의 든든한 주춧돌이었던 철강 산업이 세계적인 경기 불황으로 오랜 침체의 길에 접어들자 그 돌파구로 `해양`에 초점을 맞췄다. 사진은 국내에서 환동해권 유일의 `국제물류 거점항만`으로 조성될 포항 영일만항의 전경.

예로부터 `바다를 지배하는 자, 세계를 지배한다`라 했다. 자원의 보고이며 무궁무진한 개발 가능성을 품고 있는 바다는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인류의 희망이다.

과거처럼 바다가 뱃길 등 해상 교통로의 역할만 하거나 어패류와 소금 등 단순한 식량 공급원이던 시대는 지났다. 이미 해양 선진국들은 미래 국가발전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바다를 지목, 연구와 개발에 집중하며 저마다 바다가 가진 잠재력을 이끌어 내고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포항 역시 역사적·지리적으로 대구·경북을 대표하는, 바다와 친밀한 `워터 프런티어 도시`로서의 이점을 살려 힘찬 전진을 위한 이정표를 준비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해양에서 길을 찾는다-포항의 해양 블루오션` 연중 특별기획시리즈를 통해 환동해의 미래를 주도하는 포항의 비전과 역할을 제시하고, 동해가 품고 있는 해양정신을 소개해 포항의 재도약을 위한 신성장 동력을 찾고자 한다.

환동해권~유라시아 대륙 연계 관문
경북 동해안 유일 국가항 `영일만항`
북극해 자원개발 전초기지 발전 등
환동해권 교류 거점·가교 역할 기대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른 `해양관광`
울산·경주 등 연계 `산업벨트` 선도
영일만항, 국제물류거점항만 조성 등
환동해권 거점 도약 전력 기울여

□ 경북 동해안의 잠재력

한반도의 동쪽이면서 나아가 유라시아 대륙의 동쪽 바다인 동해는 한국과 북한, 일본, 러시아로 둘러싸여 있다. 하지만 과거 동해는 지리적 폐쇄성을 가진 탓에 활발한 교역이 이뤄지지 않았고 군사적 충돌과 전략적인 경쟁에 시달리며 우리 민족에게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동해가 인접 대양 및 유라시아 대륙과 정치와 경제, 문화 등으로 어우러지는 `환동해권`이라는 권역으로 부상하며 과거 `냉전의 바다`에서 이제는 `기회의 바다`로 변모하고 있다.

특히 한·중·일·러로 이어지는 환동해권 국가들은 앞으로도 북미와 유럽 등 거대 경제권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더욱 협력할 것으로 짐작된다.

동북아 각 국가 간 무역 규모가 확대되고 있으며 제조업과 물류, 무역, 관광 등 여러 분야의 상생 발전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므로 동해안을 환동해권의 구심점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도 이어질 전망이다.

아울러 향후 남북한 간 교류 및 협력이 확대될 경우 북한과 유라시아 대륙, 동해안을 중심으로 육로, 해로, 항로가 연결돼 동해안이 환동해권의 교류 거점과 가교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지리적 이점 외에도 동해안은 국내 철강산업과 자동차, 조선 등 제조업의 근간이 되는 포항과 울산, 경주를 끼고 있으며 여기에 원자력발전소, 풍력발전소 등 우리나라 에너지 공급의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또 포스텍, 한동대 등 풍부한 인적자원을 바탕으로 하는 각종 연구기관도 들어서 있어 해양자원을 연구, 개발,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은 충분히 갖춰진 상태다.

 

▲ 대구 경북지역에서 포항이 명실상부한 `워터 프런티어 도시`의 면모를 갖추고 있음을 상징하는 영일대해수욕장.
▲ 대구 경북지역에서 포항이 명실상부한 `워터 프런티어 도시`의 면모를 갖추고 있음을 상징하는 영일대해수욕장.

□ 환동해 시대의 중심, 포항

환동해의 중심에 위치한 포항은 지리적으로 환동해권을 연결하는 거점도시이자 환동해권과 유라시아 대륙의 교통망을 연계하는 관문으로서의 입지를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경북 동해안의 유일한 국가항인 포항의 `영일만항`은 중국과 러시아, 일본 등 주변 국가와 교류할 수 있으며 북극해 자원 개발의 전초기지로도 발전이 가능하다. 이와 더불어 KTX서울 직결선 및 포항공항, 울산-포항고속도로, 동해남·중부선 등 광역 교통망과의 시너지 효과로 포항이 환동해권의 물류거점도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한 포항은 근간 산업인 철강업이 국내 최고로 발달해 있고 포스텍 등을 중심으로 하는 R&D인프라가 구축돼 수준 높은 연구 환경과 인재를 갖추고 있다. 지난해 세계에서 3번째로 준공한 4세대 방사광가속기와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한국로봇융합연구원 등 첨단 과학기술을 토대로 기존 철강업과의 융복합을 꿈꾸며 산업다변화에 매진하고 있다.

특히 해양과학기술(MT)을 활용한 해양과학거점 도시 육성은 포항시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과제이다. 해양기술실증인증센터와 해양로봇 집적 클러스트 조성 등 해양기술의 사업화를 적극 추진한다.

또 생명공학(BT) 분야 신산업육성을 위해 해양생물체를 이용한 신약·신소재 개발, 정보통신(IT) 융합을 통한 첨단산업 육성, 해양에너지, 해양바이오에너지를 활용한 환경공학(ET) 기반 친환경 에너지 개발 등을 융합한 신산업 창출한다는 계획도 구체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동해안의 아름다운 환경과 더불어 포항운하, 영일대 해상누각, 호미곶 등 풍부한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세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해양레저 등 해양 관광산업 분야에서도 최적지다. 200여km의 해안선을 따라 아름다운 해수욕장이 갖춰져 있으며 내륙 및 해안의 타 도시와의 교통 연결이 잘 돼 있어 접근성 또한 우수하다.

연오랑 세오녀 설화와 동해별신굿 등 해양문화가 이 지역에 빚어낸 풍부하고 독특한 역사문화적 정체성도 미래 발전의 무지개가 한낯 우연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송라면 화진리 골곡포의 임란항쟁지 등 지역민의 국난극복사는 미래의 도전을 감당할 수 지역의 용기와 의지를 상징한다.

이 같은 무형 자산의 토대로 향후 울릉공항 개항으로 울릉도·독도의 관광 활성화가 더해지면 포항을 찾는 이들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 호미곶 해맞이
▲ 호미곶 해맞이

□ 포항이 주도하는 환동해의 미래

포항은 수십 년간 국가 발전을 견인하며 지역 경제의 주춧돌이었던 철강 산업이 세계적인 경기 불황으로 오랜 시간 침체의 길에 접어들자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 초점을 맞췄다. 지형적으로나 역사적으로 바다와 친밀한 포항은 돌파구를 `해양`으로 지목, 기존 철강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도출하고 있다.

포항은 먼저 `해양관광`에 눈을 돌렸다. 해양관광의 한 부분인 레저산업은 지역에서도 인기가 점점 늘어나는 분위기다. 시는 두호마리나 복합리조트 조성을 시작으로 북구 환여동 여남지구 일대를 오는 2018년까지 해양문화공간으로 조성하는 등 인프라 구축에 힘을 쏟고 있으며, 얼마 전엔 형산강 일원에 경북수상조종면허 시험장을 유치해 해양스포츠 활성화를 위한 불씨를 당겼다.

과거 산업화시대에 건설돼 이제는 낡은 송도구항 등 노후항만 리모델링 사업은 관광객은 물론 시민을 위한 친수공간으로서 포항의 새로운 관광자원이자 정주 여건 개선의 기회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영일만항과 유라시아철도를 연계하는 수송체계를 구축해 동해안의 경제허브로의 거점 기능을 수행할 방침이다. 경북도에서도 대구·경북의 유일한 컨테이너항만인 영일만항을 2020년까지 2조8천463억원을 투입해 환동해권 유일의 `국제물류 거점항만`으로 조성하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올해 상반기 영일만항 배후단지에 냉동·냉장창고 건립이 완료되면 농수산물과 가공제품의 수출입 물동량 확보가 가능해지고, 인입철도 완공에 따른 물류비 절감과 항만 접근성이 용이해 항만인프라 확충과 해상네트워크 확대, 사업의 다각화 등 물동량 확대를 통해 항만 활성화가 기대된다.

 

▲ 호미곶이 감싸안은 영일만에서 포스코 포항제철소를 배경으로 해양레포츠를 즐기고 있는 관광객들의 모습.
▲ 호미곶이 감싸안은 영일만에서 포스코 포항제철소를 배경으로 해양레포츠를 즐기고 있는 관광객들의 모습.

이와 함께 포항을 중심으로 울산의 자동차와 조선, 석유화학 분야, 울진과 경주의 원자력 등 동해안 인근 지역의 주력산업을 융복합화해 동해안 전역이 연계한 산업벨트를 선도하는 역할도 수행할 수 있다. 시는 이를 위해 북구 흥해읍 대련·이인리 일대를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로 지정했고 첨단부품과 바이오·의료 지식서비스 산업 등 국내외 첨단산업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지속발전 가능한 환동해 중심도시 포항이라는 슬로건으로 해양관련 산업에 주목해 미래 발전 잠재력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하겠다”며 “포항이 환동해권 물류, 문화, 연구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중심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세리기자 manutd2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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