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야의 혼 간직한 고령 미래를 그리다

▲ 고령군은 사통팔달의 도로망을 갖추기 위해 도로 건설과 확장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비단 현대사회만이 아니다.

도로의 건설과 확충, 치수(治水·물길을 다스려 홍수와 가뭄 등 자연재해를 예방하는 일)는 행정기관이 반드시 수행해야 할 가장 중요한 대국민 서비스의 하나다.

고대 최대의 왕국으로 불렸던 로마제국과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진(秦)나라의 경우는 도로 건설과 치수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남부내륙고속철도 건설 표면화
사통팔달 교통인프라 구축 눈앞
상습수해구간 개선사업도 착착


로마는 서쪽에서 동쪽으로 뻗어가는 도로를 만들면서 대제국으로 성장하는 발판을 다졌다.

진나라의 시황(始皇) 정(政)은 도량형을 통일하고, 관제를 정비하는 동시에 도로를 넓히고, 홍수와 가뭄에 시달려온 백성을 위해 치수에 온 힘을 쏟았다.

그랬기에 두 제국은 수천 년의 시간을 넘어 현대 역사서에 기록되고 있다.

오늘날 한국의 지방자치단체도 `도로 확충`과 `치수`에 큰 관심을 쏟고 있다. 고령군도 예외일 수 없다.

 

▲ 고령군 역점 추진사업 중 하나인 동고령 일반산업단지 기공식이 열리고 있다.
▲ 고령군 역점 추진사업 중 하나인 동고령 일반산업단지 기공식이 열리고 있다.

1천500년 전 번성했던 대가야의 도읍지 고령은 6가야 연맹을 주도했던 찬란한 역사를 간직한 땅이다.

과거의 영화에만 집착하지 않고, 현재를 직시하며 보다 나은 미래의 청사진을 그려가고 있는 고령군은 군민과 곽용환 군수, 공무원들이 하나가 돼 지역경제 활성화와 군민행복을 위한 각종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중 고령군이 2017년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도로의 건설과 확충, 치수에 관련된 것들을 점검해 보고자 한다.

이와 동시에 “가야의 역사문화 자원을 활용해 영남과 호남간 지역감정을 해소하고, 공존과 상생을 모색하고자 한다”는 취지로 진행 중인 `가야문화권 지역발전 시장군수협의회`와 `가야문화권 개발과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 문제도 함께 살펴본다.

 

▲ 월성 일반산업단지 조감도.
▲ 월성 일반산업단지 조감도.

◆ 도로 건설·확장 통해 역동하는 지역경제 실현

올해 고령군이 사업비를 집중적으로 투입해 건설·확충할 도로 관련 사업은 ▲남부내륙고속철도 건설 ▲국도26호선 확장 ▲국지도 67호선 조기 완공 ▲다사-다산간 광역도로 건설 ▲월성-송곡간 광역도로 확장 ▲지방도 905호선 확장 등이다.

이중 남부내륙고속철도 건설은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포함돼 현재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해 철도 가설이 표면화되고 있다.

이 철도가 완공되면 김천에서 고령을 거쳐 거제까지가 하나의 철길로 이어지게 된다.

다사-다산간 광역도로 역시 예비타당성 조사 과정에 있으며, 우곡면 연리에서 성주군 용암면을 잇는 국지도 67호선 확장공사는 2017년 준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지방도 905호선 확장공사는 다산과 성산의 산업단지간 원활한 물류 이동을 통해 지역경제 규모를 확대한다는 목적 아래 2020년 준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다산·성산·개진 일대 개발촉진지구의 연계도로도 건설·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고령군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도로 건설과 확장사업들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는 시기가 오면 지역경제가 눈에 띄게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로의 건설과 확충은 고령군민들도 반기고 있다.

고령군 우곡면 이장협의회 신동우(54) 회장은 “지금은 도로의 폭이 좁아 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고, 이로 인해 주민들이 안전을 걱정하고 있는 형편”이라며 “도로의 확장은 무엇보다 주민 안전을 위한 것이라 반가운 소식이다”고 말했다.

이에 덧붙여 신 회장은 “과속운행 차량과 농기계의 추돌을 막아줄 과속방지턱 설치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동고령 일반산업단지 조감도.
▲ 동고령 일반산업단지 조감도.

◆ `고령경제 4040 프로젝트` 가속화

“4만 군민의 군민소득 4만 달러 달성”이라는 슬로건 아래 `고령경제 4040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고령군은 민간자본의 투자를 유치해 동고령, 월성, 오곡, 열뫼 등의 지역에 신규 일반산업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성서공단과 대구국가산업단지가 인접했고, 사통팔달의 교통 인프라를 갖췄기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고령을 “기업 입지의 최적지”로 지목한다. 실제로도 고령군에선 매년 기업체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

동고령, 월성, 오곡, 열뫼지구의 신규 산업단지 조성은 고령의 미래 먹을거리를 준비한다는 차원에서도 중요한 사업이다.

이와 관련 지난 2월 착공한 동고령 일반산업단지는 1천73억 원의 사업비를 투자해 올해 말까지 준공함으로써 100개 이상의 기업을 입주시킨다는 목표를 세웠다.

“불황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입지 여건과 저렴한 분양가를 알아본 기업들이 적지 않아 입주는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는 게 고령군의 설명이다.

고령군은 입주 기업들을 위해 각종 세제 혜택과 인센티브 프로그램 등을 준비 중이다.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으로 양질의 경영환경을 조성하고, 미래 투자가치를 높이 평가하도록 행정·재정적인 도움을 아끼지 않는다”는 것은 고령군의 시정 방침 중 하나이기도 하다.

행정절차가 완료돼 보상이 진행되고 있는 월성, 오곡, 열뫼산업단지 역시 기존 산업단지와의 협력과 상승작용을 통해 향후 고령 지역경제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최근 5년간 지역내총생산(GRDP) 추계 결과 평균 성장률 6.7%를 기록했다”고 설명한 고령군청은 “이는 경북도 1위의 실적이며, 고령이 지속성장 가능한 도시로 평가받고 있다는 증거”라고 부연했다.

 

▲ 대구와 광주를 잇는 고속도로가 지나는 고령.
▲ 대구와 광주를 잇는 고속도로가 지나는 고령.

◆ 지방하천 정비로 `안전한 내 고장`

`치수` 방면에서도 고령군의 정책은 돋보인다. 상습수해구간으로 지목된 `대가야읍 헌문리~저전리`와 `개진면 신안리~양전리` 구간에선 지난 2012년부터 개선사업이 진행됐다.

하천 미개수와 통수단면 부족으로 많은 비가 내리면 제방이 유실되거나 농경지와 가옥이 침수되던 이 지역은 주민피해가 빈발했다. 고령군은 이런 상황을 인지하고 국토교통부에 `수해상습지 개선사업`을 건의해 2016년까지 보완공사를 한 결과 제방 유실과 침수 등의 피해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고령군은 현재도 쌍림면 용리~고곡리 구간 내 용동천 하천재해예방사업과 대가야읍 고아리~외리 구간 내 안림천 하천재해예방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이 두 사업은 각각 2018년과 2019년 공사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물길을 다스려 홍수와 가뭄 등 자연재해를 예방하겠다`는 고령의 치수 관련 정책은 “무엇보다 주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것이라 그 중요성이 어느 사업 못지않게 크다”는 것이 곽용환 고령군수의 설명이다.

▲ 시원스레 뚫린 중부내륙고속도로를 하늘에서 내려다본 모습.
▲ 시원스레 뚫린 중부내륙고속도로를 하늘에서 내려다본 모습.
22개 자치단체 참여
가야문화 시장군수협
특별법 통과 등 추진

가야는 520년이나 지속된 고대 국가다. 빼어난 철기문화와 도예기술을 가졌던 가야인들은 가야금을 만들고, `순장(殉葬)`이라는 특이한 장례풍습을 유지하기도 했다.

“가야문화를 통해 영·호남의 지역감정을 해소하고, 공존과 상생의 틀을 마련함으로써 국민대통합을 이뤄간다”는 목표 아래 설립된 `가야문화권 지역발전 시장군수협의회`.

2005년 경남 합천군에서 발족된 이 협의회에는 대구와 경상남북도, 전라남북도 5개의 광역시·도와 고령, 성주, 의령, 산청, 남원, 장수, 순천, 구례 등 17개 시·군이 참여하고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영호남 화합과 상생을 위해 지역 특화사업을 발굴하고, 가야문화의 복원과 정비를 통해 광역관광자원을 공동 개발하고 있는 가야문화권 지역발전 시장군수협의회는 그간 `가야문화권 관광개발 계획 수립` `가야문화권 개발 세미나` `가야문화 실체 규명을 위한 학술연구` `가야문화권 특별법 제정을 위한 공청회` 등의 사업을 진행해왔다.

 

▲ 오곡 일반산업단지 조감도.
▲ 오곡 일반산업단지 조감도.

협의회가 올해 중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은 가야문화권 국회의원 18명이 발의한 `가야문화권 개발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이다.

이와 관련 협의회 의장군인 고령의 곽용환 군수는 “가야문화권의 체계적인 정비를 위한 제도적 근거를 마련하고, 역사·문화환경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특별법의 20대 국회 통과가 절실하다”며 “이 특별법은 영호남 상생협력과 발전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도 전라도와 경상도를 오가며 회의를 열고, 합동 워크숍과 공무원 친선체육대회 등을 개최하고 있는 가야문화권 지역발전 시장군수협의회는 지난 2월 가야 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공동추진단을 발족하고, 2020년 등재를 목표로 국제학술대회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가야문화권 개발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국회 통과 ◆대구-광주 내륙철도 건설 ◆천리길 가야문화 17경 추진 등을 골자로 하는 `가야문화권 전략 프로젝트`도 추진할 방침이다.

/전병휴·홍성식기자

    전병휴·홍성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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