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發 여객선 오전 출발 `전무`
육지 볼일 보려면 2박3일 걸려
“시간·금전적으로 엄청난 피해”
주민들, 시간 변경 `한목소리`

▲ 백령도 주민들의 건의를 받아들여 오전 7시30분 백령도를 출발하는 여객선.

【울릉】 #. 울릉도 주민 A씨는 친척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포항을 방문했다. 하지만 A씨는 오후 1시에 치러지는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전날 울릉도를 출발해야 했다. 울릉도에서 포항으로 향하는 여객선이 오전에는 없기 때문이다. A씨는 전날 오후께 포항에 도착해 인근 숙박업소를 찾았다. 하지만 결혼식이 끝난 A씨는 또다시 숙박업소를 가야 했다. 포항에서 울릉도를 향하는 여객선이 오후에는 없기 때문이다.

여객선 출발 시간 변경을 요구하는 울릉도 주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6일 `웅진군 백령도 용기포항에서 백령도~인천을 운행하는 여객선의 오전 7시 30분 출발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울릉도 주민들이 `여객선의 시간 변경`을 요구하는 이유는 `1일 생활권`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현재 울릉도에서는 오전에 출발하는 여객선이 전무하다. 포항과 묵호, 강릉과 후포 등에서 울릉도로 향하는 여객선은 오전 8시에서 오전 10시 사이에 출발한다.

반면, 울릉도에서는 가장 이른 여객선이 오후 2시이며 울릉도에서 강릉으로 향하는 `씨스타호`가 오후 5시 20분에 출발하는 것이 가장 마지막이다.

울릉도 주민들의 `외유`는 `1일 생활권`이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1일 생활권`이 불가능하면서, 울릉도 주민들의 경비 지출도 커지고 있다.

울릉도에 따르면 현재 울릉도에서 육지로 향하는 인원은 연간 5만여 명에 달한다. 이들의 하루 숙박비를 5만원으로 산정하더라도, 연간 25억원이 추가로 지출되고 있는 셈이다.

울릉도 주민 이종만(63·울릉읍) 씨는 “여객선이 오전에 출발할 때는 당일치기가 가능했다”면서 “지금은 밤에 포항에 도착해 다음날 일을 보고, 오후에 배가 없어 그 다음날 아침에 들어오니 2박3일이 걸리는 일이 허다하다. 시간적·금전적으로 엄청난 피해다”고 말했다.

고성재(77·울릉읍 저동리) 씨도 “육지 종합병원에 한 달에 한 번 나가는데 약값보다 숙식비가 더 많이 들어간다”며 “울릉 주민들의 경제적 손실을 감안하면 가장 시급하게 개선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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