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지역 긴 가뭄에 작황 부진
절반 이상이 상품 가치 없고
재배 면적까지 크게 감소
지난해보다 60%나 값 올라
“남는게 없어” 農心 부글부글

▲ 지난 26일 오후 안동시 일직면 원리 원곡천에서 농민들이 굴착작업을 통해 물을 확보해 양수기로 농수로에 물을 대고 있다. /손병현기자 why@kbmaeil.com

지난 휴일과 26일 새벽까지 대구·경북은 흐린 가운데 곳곳에 단비가 내렸지만, 가뭄 해갈엔 역부족인 것으로 나타나 농민들을 애태우고 있다. 기초 농산물은 고온, 가뭄에다 재배면적까지 줄어 값도 크게 치솟고 있다. 특히 양파 생육에 가장 적합한 시기인 5월 하순부터 6월 초 폭염이 지속돼 올 작황은 평년보다 크게 밑돌았다.

지난 26일 오후 안동시 일직면 원리 원골천에는 물이 바싹 말라 굴착작업을 통해 농수로에 물을 대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지난 주말 양파를 수확한 옥수일(75)씨는 “인근 미천에서 양수기로 물을 퍼 올려 쓴다고 했는데도, 수확품 절반 이상이 상품으로 팔기 힘든 밤톨만한 양파라 눈앞이 막막하다”며 “씨값, 품값 등을 빼면 남는 것도 없을 뿐더러 농사지어 빚만 늘고 있다”고 하소연 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올해 산 종만생종 양파 생산량은 재배면적과 단수 감소로 지난해 대비 4~9% 감소한 101만 4천~106만 6천t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평년대비 6만 2천~11만 4천t이 부족한 양이다.

남안동농협에 따르면 올해 안동시 일직면 일대 양파재배 150여 농가에서 수매량이 1천600t으로 지난해 2천600t보다 약 38% 감소했다.

생산량 감소와 작황부진 여파는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지난달 말 ㎏당 967원이던 양파가격이 이달 1~16일 약 13% 상승한 ㎏당 1천90원까지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당 680원보다 60%나 인상됐다.

전문가들은 부진한 작황 원인으로 지난 5월 가뭄과 고온이 지속돼 구비대가 지연됐고, 잎 마름 현상 증가에 따른 생육저하 현상을 꼽았다. 5월부터 이어진 가뭄과 고온현상으로 배추, 감자, 무 등 다른 농산물에도 큰 영향을 끼치면서 앞으로 기초 농산물 가격은 고공행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상기상 대응 수급 안정 매뉴얼 상 양파 `경계경보`를 발령하고, 수급 안정 TF를 가동해 관련기관별 대책 추진에 나섰다.

남안동농협 관계자는 “7월 초 양파수매가격결정을 위한 협의회를 개최할 예정이다”며 “농가소득 증대를 통한 농업인 실익증진 이라는 조합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안동시도 상시적 가뭄의 선제대응을 위해 건설, 농정, 유통, 농업기술센터 등 관련부서 협업을 통해 항구적인 가뭄해소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안동/손병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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