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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묵객들이 반한 절경, 금강산이 부럽잖네

등록일 2017-07-12   게재일 2017-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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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색문화도시의 생명에너지 포항 Green way (6) 내연산 치유의 숲

   
▲ 내연산 관음폭포 전경. /포항시 제공
 

청하현감으로 온 겸재 정선
`내연삼용추도` 등 활발한 작품활동
진경산수화풍 절정 이뤄내

조선시대 우담 정시한도
`산중일기`서 12폭포 비경 극찬

송라면 중산리 일대 46억 투입
치유센터·쉼터·힐링로드 등 조성
내년 완공후엔 산림치유지도사 채용
명상·요가 등 다양한 프로그램 제공

□ 겸재 정선과 내연산

내연산의 제7폭포인 연산폭포 사방 암벽에는 이곳에 머물다간 명사들의 이름들이 새겨져 있다.

자신을 드러내고 싶은 인간의 욕심인가 싶지만 그래도 후손 입장에서는 그들이 남겨둔 흔적을 되짚어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어 좋다.

겸재 정선(1676~1759)도 이 기암절벽 어딘가에 자신의 흔적을 바위에 새기고 내연산의 진경을 그림으로 남겼다.

포항문화원은 2015년 발간한 `내연산과 보경사`를 통해 겸재 정선과 진경산수화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겸재는 58세되는 1733년 초봄, 청하현감에 제수돼 1735년 5월까지 포항지역에 머무르며 왕성한 작품활동을 펼쳤다. 1733년 내연산 기슭에 올라 `내연삼용추도`를 그렸다. 굵고 힘찬 적묵법과 강한 흑백의 대비, 과장과 생략, 그 중에서도 겸재 특유의 도끼로 찍은 듯한 강렬한 준법이 이 작품에서 처음으로 나타난다.

이런 의미에서 이곳은 우리나라 회화사의 자랑거리인 겸재의 진경산수화풍이 만개한 곳이라 할 수 있다고 이 책은 전하고 있다.

겸재는 이듬해인 1734년 겨울 생애 최고의 역작인 `금강전도`를 그려낸다. 청하에서 그린 금강전도는 이제까지 그의 금강산 그림과는 다르게 금강산의 이미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변형과 과장, 필법의 강약, 광선의 대비와 부감법을 마음껏 구사해 보는 이의 눈과 가슴을 압도하는 드라마틱한 장면을 연출한다.

이후 그는 1735년까지 청하현감을 지내면서 청하 고을의 `청하성읍도`와 내연산의 비경을 담은 `내연산폭포도`, `고사의송관란도` 등의 작품을 남겼다.

미술학 박사인 이나나 빛갤러리 관장은 지난 2013년 본지를 통해 겸재의 작품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겸재의 진경산수화가 지닌 가장 큰 의의는 바로 우리나라의 명산과 명승지를 소재로 삼았다는 것과 그 속에 담아낸 작가의 이념입니다. 정선의 `금강전도`와 `인왕제색도`를 보면 모두 실경을 소재로 하였지만 `실경산수화`라 부르지 않고 오히려 `진경산수화`라고 합니다. 실경을 대상으로 그려진 그림이지만 `형사(형태를 같게 그림)` 보다는 문인화의 요체인 `신사·사의·전신(정신을 그림)`의 묘사에 그 중심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원대의 황공망이 `천지석벽도`나 `부춘산거도`에서 실경을 기하하적으로 시각화하여 대상을 재현했던 차원과 유사하며, 명의 심주가 실경을 재해석하여 점·선·면으로 조형화시킨 표현과 흑백의 대비로 음양의 조화에 주목하는 원리와도 같습니다.(중략)”

  ▲ 겸재 정선作 `내연삼용추도`.          /경북매일 DB  
▲ 겸재 정선作 `내연삼용추도`. /경북매일 DB

□ 내연산을 사랑한 사람들

1530년에 편찬된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의하면 내연산은 크고 작은 세 개의 바위가 솔밭처럼 벌려있는데 사람들이 삼동석(三動石)이라 했으며 손가락으로 건드리면 조금 움직이지만 양손으로 밀면 꿈쩍도 않는다고 했다.

이 기록에 의하면 당시 내연산의 명물은 현재의 명물인 12폭포가 아닌 삼동석임을 짐작할 수 있다. 삼동석을 실제로 답사하고 자세히 기록한 사람은 인조반정의 소용돌이 속에 청하에 귀양 온 유숙(1564~1636)이었다.

그의 문집 `취흘집`에 따르면 유숙은 1625년 10월 이곳을 답사했다. 유숙은 보경사로 들어가는 길 대신 청하의 호학산을 넘어 삼동석에 접근하는 길을 택했다. 삼동석 아래 두절이 있고 주변에 두 벼랑이 높이 솟아있으며 암자는 단풍숲가에 있다고 하고 암자 앞 지척에 봉우리가 있다고 하는 등 이 바위의 형태와 입지를 생생하게 묘사했다.

또 해월 황여일(1566~1622)은 그의 숙부를 모시고 울진에서 출발해 평해, 영해, 영덕, 청하를 거쳐 내연산을 탐승한 기행문인 `유내영산록`은 내연산의 명소와 암자들에 대해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산을 잘 논하는 사람은 내영산(당시에는 내연산이 내영산으로 불리었다)을 소금강이라고 말한다. (중략) 영남에서 유람하는 선비로 산을 말하는 자는 봄에 진달래를 찾고, 가을에 단풍숲을 아끼며, 내영산을 다투어 칭찬하지 않는 자가 없었고, 공무를 띠고 지나가던 지방관리나 중앙관료에 이르기까지 또한 계절마다 묵어갔다.”

현재 내연산을 대표하는 명소가 된 12폭포에 관한 이야기는 우담 정시한(1625~1707)이 전국의 산천을 유람하며 보고 느낀 것을 기록한 일기인 `산중일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기록에서 정시한은 연산폭포, 관음폭포, 잠룡폭포 일대의 모습을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용추(龍湫)에 이르니 좌우에 있는 돌봉우리는 비단 병풍을 드리운 것 같았고 둘레가 합쳐져서 이지러짐이 없었다. 폭포는 4층으로 물이 돌아나가 깊은 못이 되었다. 곳곳의 암석에는 감실이 만들어져 있어 때로는 석실과 같았고, 돌기둥 두개가 이어지면서 비어있어 여막이 되었기 때문에 왼쪽 가장자리에 있는 돌봉우리의 이름을 중허대라고 하였다. (중략) 이산의 정기가 모두 이 사이에서 화려하여 일단의 기이한 경치였으며, 금강산에도 없는 것이었다. 때로는 높은 골짜기에 오르고 때로는 못 가운데 너럭바위에 앉으니 사랑스러워 즐겨보며 떠나지를 못하였다.”

정시한은 관음폭포의 모습을 자세히 묘사하고 있는데 특히 용추 일대의 경치를 금강산에도 없는 것이라고 극찬했다.

이처럼 고찰 보경사를 품고 있는 내연산은 예로부터 일반인은 물론, 지방관리나 중앙에서 내려온 고관대작들이 즐겨찾던 장소로 각광을 받았으며, 오늘날에 이르러서도 수많은 산악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 내연산 내 고찰인 보경사 전경.                          /포항시 제공  
▲ 내연산 내 고찰인 보경사 전경. /포항시 제공

□ 치유의 숲 조성으로 내연산을 전국적 명소로

내연산은 포항시 송라면·죽장면과 영덕군 남정면의 경계에 위치한 해발 710m의 명산이다.

포항시는 1983년 군립공원으로 지정된 내연산을 전국에 알리기 위해 지난 2014년부터 `내연산 치유의 숲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포항시 북구 송라면 중산리 555 일원에 총사업비 46억원이 투입돼 55.59㏊ 규모로 조성되는 이번 사업은 다양한 환경요소를 활용해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고, 친자연치유공간을 마련해 숲이 지닌 보건·의학적 치유 기능으로 국민의 건강 유지와 심신의 질병을 예방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주요시설로는 △치유센터 △치유쉼터 △치유경관숲 △힐링로드 △마음다스림길 △맨발테라피로드 등이 들어선다.

특히 나이별, 수준별로 나눠진 치유 숲길을 비롯해 산책공간, 사색공간, 물놀이공간, 평화공간, 휴식공간, 화합공간, 산야초공간 등의 편익시설과 기타 안전 및 행정지원 시설 등이 들어선다.

시는 용역과제사전심의와 중기재정계획, 재정투·융자 심사 등 행정 절차를 이행하고 기본계획을 마련한 뒤 주민설명회, 실시설계, 토지보상 등의 절차를 마무리한 뒤 2016년부터 본격적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 내연산 치유센터 조감도.                                  /포항시 제공  
▲ 내연산 치유센터 조감도. /포항시 제공

오는 2018년 치유의 숲이 조성되면 이용자들은 산림 내 피톤치드, 음이온 등 다양한 산림치유인자를 활용해 산림치유지도사와 함께 숲속에서 걷기, 요가, 호흡, 명상 등을 하면서 건강유지 및 회복에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을 전망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내연산 치유의 숲이 조성되면 보경사와 사방기념공원, 칠포해수욕장 등 주변의 산림휴양자원과 연계한 관광자원으로 활용이 가능할 전망”이라며 “시민의 삶의 질 향상은 물론 송라면 일원 관광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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