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구미·안동·김천 등
도내 5,139만㎡ 장기미집행
2020년엔 도시계획서 풀려
대구는 달성군 등 일부 대상

8·2 부동산 대책으로 서리를 맞은 투자자들이 발걸음을 옮길 곳은 어딜까? 대구 경북지역에서는 도시계획이 오랫동안 집행되지 않아 풀리게 되는 땅들이 새로운 투자처로 각광받게 될 것으로 꼽히고 있다.

3일 경북도와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대구는 달성군 지역이, 경북은 공원일몰제로 인해 20년간 도시계획부지로 묶여있다 풀리게 되는 부지가 외지인들의 투자를 유발할 곳으로 떠오르고 있다.정부의 강력한 8·2 부동산대책 발표로 아파트 등에 대한 거래 실익이 줄어들면서 대체 투자처를 찾는 투자자들의 주목을 끌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공원일몰제는 공원을 조성키로 했으나 지자체의 예산부족 등으로 오랫동안 개발을 못할 경우 국토계획법 및 공원녹지법에 따라 지난 2000년 7월1일을 기준으로 20년이 되는 시점에서 도시계획에서 풀리게 되는 제도다. 2020년 7월1일에 새로운 개발지역이 나오게 되는 셈이다. 서울시 등은 이미 공원일몰제 실효에 따른 난개발을 막기 위해 생태환경등급제도인 비오톱 제도를 도시계획조례로 지정해 토지마다 등급을 분류하고 있다.

경북의 경우 현재 23개 시군에 총 881개시설 5천139만3천㎡에 달하는 장기미집행부지가 있으며 이곳이 풀린다면 신규 아파트 분양과 상가 및 부대시설 등이 들어설 수 있는 곳으로 꼽히고 있다.

또 포항시 47개 시설에 1천55만3천㎡를 비롯한 구미 138개 시설에 1천102만1천㎡, 안동 31개 시설에 428만6천㎡, 김천 47개 시설 328만3천㎡ 등 경북 주요 도시의 공원일몰제 부지도 개발에 탄력을 받아 외지 투자자들의 발길이 이어질 것으로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이들 주요 도시는 인근 지역으로의 파급효과가 높아 우선 개발지로 분류되는 상황이다. 이미 경산지역에 포스코건설이 지은 아파트의 경우 프리미엄이 7천만~8천만원 정도 붙어 거래되는 등 이같은 예상을 뒷받침하고 있다.

장기 미집행으로 남아있던 공원일몰제 부지는 대부분 전체 면적이 넓어서 적게는 1천여가구, 많으면 2천여가구 이상이 들어설 수 있는 곳으로 건설업체나 투자자들에게는 무척 매력적인 투자처로 꼽힌다.

대구지역은 이미 신규분양할 부지가 대부분이 소진된 상태여서 달성군 등 일부 지역에만 아파트 지을 땅이 남아 있는 상태다.

앞으로 대구의 개발은 달성군을 중심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평당 1천200만원에 달하는 대구 도심의 땅값을 넘어서지는 않겠지만,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는 부동산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달성군은 최근 들어 테크노폴리스와 국가산단 등이 들어서 주택 수요층이 두텁다. 최근 분양한 아파트 대부분 입주가 완료되거나 전·월세로 채워져 수요는 충분한 상태로 정부의 부동산대책 이후에도 외지 투자자가 몰리는 현상은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비관론을 내놓기도 한다.이는 달성군 국가산단 등에 근무하는 이들 대부분이 대기업(1차밴드)가 아닌 2, 3차 밴드(하청 및 재하청기업)에서 일하는 젊은층에 속해 자력으로 주택을 구입할 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든다. 대구지역 집값이 많이 올른데다 전매제한 조치 이전부터 대구시가 주택분양신청 자격요건을 `거주 6개월`로 제한한 것과, 자가보급률이 60%를 넘는 등 이미 외지인 투자자의 수요가 한계에 달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대구 수성구 지산·범물·시지지구, 달서구 대곡지구, 북구 칠곡 1·2지구 등은 지은지 30년이 넘는 15층 이상의 고층 아파트로 재개발·재건축이 필요하지만, 건설사 수익을 위한 용적률 높이기가 어려운 상태인 점도 근거로 든다.

포항시 초곡단지의 경우를 예로 들기도 한다. 올해 5천380가구가 분양되고 인근의 한림지역과 합치면 모두 8천여가구에 달해 적정선인 2천300~2천500가구를 넘어서 결국 나머지 물량은 미분양으로 쏟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수도권에서 몰려올 풍선효과는 미미하다는 의견이다.

이진우 부동산자산관리연구소장은 “경북지역은 전매제한이 없기 때문에 정부의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에도 외지 투자자들의 유입은 어느정도 예상된다”며 “다만 대구·경북지역은 지난해부터 입주물량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과거 할인분양 사례처럼 투기적인 요소가 없어져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경북도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공원) 현황 (`15.12. 기준)
구 분 총 시 설 집 행 미 집 행
전체 10년 이상(장기미집행) 2020년 실효대상
시설수 면적(천㎡) 시설수 면적(천㎡) 시설수 면적(천㎡) 사업비(억) 시설수 면적(천㎡) 사업비(억) 시설수 면적(천㎡) 사업비(억)
포항 269 13,488 222 2,935 47 10,553 10,627 41 9,653 9,770 40 9,628 9,738
안동 97 6,885 66 2,599 31 4,286 4,325 26 4,284 4,309 22 4,275 4,283
구미 267 14,385 129 3,364 138 11,021 3,548 51 9,836 3,548 33 11,423 9,128
김천 87 4,512 40 1,229 47 3,283 3,443 43 3,281 3,436 36 3,140 3,284

/김영태·김민정기자

    김영태·김민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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