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부동산대책 전격 시행에
`규제 무풍지대` 지방 청약시장
틈새시장 노려 투자자 대거 몰려
대구·경북지역 파급력 촉각

문재인표 `투기와의 전쟁`에서 대구경북 지역은 정조준을 피했다. 역대 초강력이라 불리는 8·2 부동산대책의 규제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장기적 관점에서는 대구경북 지역으로 투자 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지역 아파트 거래가 활기를 띠고 실수요자 중심으로 부동산시장이 안정을 찾아갈 것으로 보인다.

□ 대구·경북, 부동산규제 대상지역 제외

8·2 부동산대책은 `주택은 투기용이 아닌 주거용`이라는 큰 틀에 인식을 두고 최근 10여 년간 없었던 고강도 규제를 담았다. 지난 정부에서 비교적 `세다`고 평가받았던 강도 높은 규제들도 다시 등장했다.

이 가운데 대구경북 지역은 규제 대상에서 빠졌다. 정부는 서울 전역과 부산 해운대구, 경기도 과천, 세종시를 투기과열지구, 투기지역 등으로 지정하고 이들 지역을 정조준 한 규제를 대거 선포했다.

지역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이 투기 억제를 골자로 하는 만큼 대구경북 부동산 경기에 큰 악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지역 부동산 시장에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내비쳤다. 고강도 규제를 피한 틈새시장으로 투자자가 몰리는 `풍선 효과`를 말한다.

□ 규제 예외지역 내 `풍선효과` 감지

투자자들은 이미 규제 대상이 아닌 지역으로 움직이고 있다. 정부가 세금·대출·청약 등 전방위 규제가 담긴 8·2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이튿날 부산의 한 아파트 청약에는 8만명이 넘게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4일 대우건설이 부산 서구 대신동에 공급한 `대신 2차 푸르지오` 아파트 1순위 청약 접수에는 8만752명이 몰렸다. 313가구 모집에 부산에서만 7만9천758건이 접수돼 254.8대1의 1순위 경쟁률을 기록했다.

8·2 대책으로 세종시가 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으로 지정되면서 규제가 없는 대전으로 청약자들이 대거 몰리는 움직임도 감지됐다.

이를 두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실수요와 함께 8·2 대책 이후 강화된 규제를 피하려는 투자 수요까지 더해진 것으로 분석했다.

포항의 한 공인중개사는 “이번 부동산 정책으로 실수요자 중심의 매매거래가 활기를 띨 가능성이 높다”며 “여기다 서울과 부산 등 규제 대상에 포함된 지역의 부동산 시장이 억제되면 머지않아 대구경북으로도 투자수요가 몰려올 수 있다”고 가늠했다.

□ 포항 미분양 1천세대, 집주인 찾을까

8·2 대책 발표 이후 포항 부동산업계는 향후 지역 아파트 매매거래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분양권 전매 제한 등 규제가 없고 입지조건이 좋은 아파트 등으로 투자 수요가 옮겨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미분양단지를 비롯해 청약대기 물량까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6일 포항시 등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지역 내 아파트 미분양물량은 남구 634세대(6개 단지), 북구가 648세대(11개 단지)로 총 1천282세대에 달한다. 이는 전월보다 132세대 줄어든 것으로 준공 후 미분양도 25세대로 집계돼 시장상황이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

남구에서는 `포항자이`의 미분양물량 9세대로 가장 적은 편에 속했다. 포항에서 역대 최고의 청약열기를 기록한 만큼 특화된 설계와 조경 등을 내세워 남구 주요 도심에 자리한 로열아파트로 각광받고 있다. 내진설계의무화 적용단지인 오천서희스타힐스의 경우 남구 냉천변을 대표하는 프리미엄 주거지로 꼽힌다.

북구에서는 단연 초곡지구가 KTX 역세권 장점을 내세우며 신(新)도심으로 주목받고 있다. 교통 요지인데다 교육 환경까지 갖춰져 학부모들 사이에서 인기다. 초곡화산샬레 200여세대, 초곡지엔하임·초곡리슈빌 각각 100여세대의 물량이 남아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밖에도 7월 초부터 쏟아진 대우와 SK, 삼정그린코아 더테라스 등 고급브랜드의 아파트 청약물량까지 대기 중이다.

포항시 건축과 관계자는 “대구를 포함해 최근 청약경쟁률이 고공행진을 이어간 지방에서는 주택법 시행령 개정으로 민간택지 전매규제가 강화되는 11월 이전까진 `밀어내기식` 공급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며 “8·2 부동산대책 이후 포항 아파트값이 더 오르는 등 지역 부동산시장에 큰 변화는 없겠지만 차츰 실수요자 중심으로 매매거래가 활성화돼 미분양물량도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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