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통합신공항 이전 사업을 쳐다보고 있는 대구시민들은 자존심이 많이 상한다. 지난 2월 예비 이전지로 경북 군위와 의성 두 군데를 선정해 놓고는 6개월째 접어들었으나 이렇다 할 일의 진척이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김해 신공항은 일사천리로 일이 진척되고 있어 대구와는 대조적이다. 김해신공항은 지난 8월 초 김해신공항 건설 및 운영계획 수립을 위한 기본계획수립 용역에 착수했다. 김해신공항 개발 예정지의 범위와 공항시설 규모와 배치, 접근교통시설, 운영계획 등이 용역에서 검토된다. 국토부 관계자도 기본계획이 마련되면 기재부, 환경부, 지방자치단체 등 관련 기관과 협의를 거쳐 2018년 하반기에는 기본계획을 고시할 예정이라고 했다. 용역업체 선정도 마쳤다.

대구시가 추진하는 통합신공항 이전사업은 지지부진한 것이 아니라 정부의 관심에서 멀어진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날 정도다. 국방부 관계자는 “새정부의 국정과제에 포함된 대로 추진될 것”이라고 하지만 이전부지 선정위원회조차 구성을 못하고 있다. 못하는 것인지 안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국방부 관계자는 “조속히 구성토록 노력하겠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지난 17일 시민들이 주축이 된 통합신공항 대구시민추진단이 갑자기 결성된 것도 의아하다. 일이 진척돼야 할 시점에 지역 내 갈등을 해소하고 시민역량 결집과 사업동력 확보를 위한 대정부 건의 등의 활동을 하기 위한 것이라는데 순서도 맞지도 않다. 일이 잘 돌아가지 않고 있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일이 잘 안된다면 왜 안 되는지 밝히고 지역의 정치권과 힘을 모아 지역민의 뜻을 제대로 전달해야 한다.

최근 자유한국당 정종섭 국회의원이 주최한 `대구공항 통합이전 추진 간담회`만 해도 그렇다. 지역의 가장 핵심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임에도 대구지역 국회의원의 절반 밖에 참석치 않았다는 것은 큰 실망이다. 과연 대구통합신공항 이전사업에 힘이 실릴지 의문이다.

국방부에서는 한현수 군공항이전추진단장이, 국토부에서는 나웅진 공항정책과장이 참석하는 게 고작이었다. 책임 있는 장차관급은 아니더라도 국장급 정도의 책임자가 참석하는 수준의 성의가 있어야 했다. 이래저래 대구통합신공항 이전사업은 찬밥신세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대구공항은 지난해 개항 이래 처음으로 연간 이용객이 250만 명을 넘어섰다. 올해는 33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천, 김해, 김포에 이어 국내 4대 공항으로 올라섰다. 그러나 수용한계와 확장성 부족으로 포화상태에 이르러 새로운 대안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대구통합신공항 이전사업은 현 공항의 한계점 극복을 포함, 복합적 이유로 추진되는 대구·경북의 주요 전략사업이다. 정부의 미지근한 태도에 대한 강력한 대시가 있어야 한다. 정치권과 대구시 등이 협력해 자존심 상한 대구시민들의 사기를 끌어올려야 할 것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