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천~7천억 확보 예상
작년 1조7천억보다 60% ↓
SOC 부문 최대 삭감 `타격`
일부 사업은 반영조차 안돼
예산증액 여지 사업도 있어
市·지역정치권 힘 모으기로

포항시의 내년도 국비 예산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1조8천억원으로 설정한 목표치에 1조원 이상 못미치는 6천억~7천억원밖에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시 관계자는 7일 “세부적으로 국비 예산이 얼마나 확보됐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면서도 “대략적으로 6천억~7천억원 정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확보한 1조7천439억원에 비하면 1조원 이상, 목표치에서 60% 이상 삭감된 것이다. 포항시가 주력했던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 대폭 삭감됐거나 반영조차 되지 않은 게 주된 요인이다.

경북도와 포항시 자료를 종합한 결과에 따르면 포항시가 청구한 SOC사업 예산 5천400억원 가운데 1천995억원을 확보했다. 포항~영덕간 고속도로 건설비로 1천400억원을 신청했으나, 실제 정부에 반영된 예산은 393억원에 불과했다. 포항~안동 국도 4차로 확장(1천억원 신청, 172억원 확보), 국도7호선 흥해 우회도로건설(300억원 신청, 116억원 확보), 국지도 20호선 건설(효자~상원: 200억원 신청, 48억원 확보), 국지도 20호선(상원~청하: 200억원 신청, 20억원 확보) 등이 삭감됐다.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은 예산 중 일부가 이월돼, 내년도 사업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이는 동해중부선 철도 부설 사업의 경우 2천200억 원을 신청했지만 1천246억 원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반면 영일만 횡단구간 고속도로 건설 사업은 정부안에 전혀 반영되지 않아, 사실상 내년도 예산 확보는 물 건너가게 됐다. 미래창조형 과학 산업 인프라 구축 차원에서 예산을 신청한 지역전략산업(타이타늄, 스마트기기) 육성 사업과 국립 지진방재연구원 설립 사업도 내년도 예산에 반영되지 않아 차질이 우려된다. 각 상임위 심의 때 감액되는 예산을 여유 재원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어, 정부안에 반영되지 않은 사업들은 예산 확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포항시가 국회 심의 과정에서 예산 증액을 노려볼 만한 사업들이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방사광가속기 공동이용연구 지원 사업과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 오폐수처리시설은 정부로부터 각각 622억원, 5억원을 지원받은 상황이어서 국회 심의 과정에서 증액을 노려볼만 하다. 또 신청액 240억원 중 123억원을 확보한 포항신항 스웰 개선대책 사업은 경북도 우선 순위 사업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장주 경북도 행정부지사는 지난 4일 자유한국당 TK협의회와 가진 2차 간담회에서 “117억원 예산을 더 받지 못하면 진행이 어렵다”며 “한국당 TK의원들이 예산 증액에 힘써달라”고 요청했다.

포항시도 국회 심의 과정에서 예산 증액을 관철시키겠다는 입장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SOC 사업 등에 대한 예산 증액은 힘들더라도 정부안에 예산이 반영된 만큼 예산 증액 가능성은 남아 있다”면서 “지역구 국회의원들과 힘을 합쳐 예산확보에 적극 임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지역정가에서는 지역국회의원인 박명재(포항남·울릉), 김정재(포항북) 의원이 지역 예산 확보에 총력을 쏟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 동안 여당 프리미엄을 통해 예산을 조금 수월하게 확보했다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상 모든 인맥을 총동원해서라도 지역 예산을 챙길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박명재 의원은 “정권이 교체된 것을 실감한다”고 말문을 연 뒤 “포항시 예산이 많이 삭감됐다는 소식을 듣고, 세부적인 예산 내역을 살펴보고 있는 중이다. 국회에서 증액투쟁을 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지역 예산을 최대한 확보할 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정재 의원도 “정부가 포퓰리즘 퍼주기 예산 마련을 위해 지방SOC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정부 예산안에 불요불급한 부분은 없는지 국회 심의 과정에서 현미경 심의 수준으로 꼼꼼히 따져볼 것”이라며 “지역SOC사업에 대해서는 공사 진행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사업들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예산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형남기자

    박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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