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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종교

등록일 2017-09-13   게재일 2017-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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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규열<br /><br />한동대 교수·언론정보문화학부  
▲ 장규열

한동대 교수·언론정보문화학부

어쩌다 지구의 나이가 문제인 모양이다. 학교에서 과학시간에 배워온 대로 최소 수십 억년은 되었을 것이라는 생각과 일부 교회에서 가르치는 것처럼 신의 창조역사는 6천 년 정도일 것이라는 믿음이 충돌하는 것이다. 45억 년과 6천 년이라면, 서로 비교가 불가능한 길고긴 시간의 차이인 것이다. 이를 한 사람이 둘 다 과학으로 인정하면서 또 신앙으로 믿는다고 하니 이를 어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인지. 가설을 세우고 객관적 검증을 통하여 입증해 가는 과학의 눈을 신뢰할 것인지, 아니면 인간의 신에 대한 경외와 신의 인간에 대한 사랑을 토대로 한 종교의 눈을 믿을 것인지 보통사람들에겐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닌 것이다. 객관적으로는 과학이 설명하는 바를 믿고 주관적으로는 신앙적 이야기를 따른다고 해도 이를 함께 담는 이율배반은 견디기가 힘들어지는 것이다.

인간이 가진 생각하는 힘과 이성의 능력을 발견하고 자각하면서 르네상스 문화운동이 유럽에서 14세기 후반에 시작되었다. 인간의 개성과 창의성이 존중되고 객관적 사고의 중요성이 일깨워져 과학의 발달로 이어지고 이후의 문명 발달에 지극히 큰 영향을 끼쳐왔다. 하지만, 인간 자신의 운명과 거대한 자연을 대하게 되면 여전히 피하기 어려운 수많은 질문들과 어려운 난관들 앞에 하나님의 사랑을 믿고 의지하며 이웃을 섬기며 선하게 살고자 하는 신앙적 태도도 떨치기 어려운 것이다. 그러므로 생각해 보면, 오늘을 산다고 하여 과학과 신앙을 함께 담는 사람의 모습이 그리 이상한 것도 아닌 것이다. 하지만, 지구의 나이는 그래도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인 것일까.

중용(中庸). 극단 혹은 충돌하는 결정을 대할 때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아니하며 평상을 유지함을 의미한다고 한다. 과학으로 치우쳐 신앙을 비하하려면 얼마든지 가능할 것이며, 종교에 치우쳐 객관을 경시한다면 그도 얼마든지 가능할 것이다. 과학으로 신앙을 재단할 수 없으며, 종교로 객관을 판단할 수도 없는 것이다. 신앙을 과학적으로 이해할 방법도 존재하지 않으며, 과학을 신앙적으로 설명할 길도 없는 것이다. 둘은 인간의 서로 다른 부분을 다른 방식으로 아우르며, 인간이 조화로운 인성을 만들어 가도록 돕는 것이다. 과학은 종교를 보다 넓게 이해하도록 노력할 일이며, 종교는 과학을 더욱 너그럽게 바라보아 조화로운 공존이 가능하도록 할 일이다. 서로의 자리를 나의 것으로 판단하고 결론지어, 보통 사람들이 보기에 어색한 충돌은 없어야 하는 것이다. 그동안 혹시라도 과학이 종교를 과도하게 가벼이 대하였거나 종교가 과학을 비이성적으로 판단하였던 일이 있었다면, 다시 잘 생각하여 정리해 보았으면 한다. 과학이 해내야 할 분명한 역할이 있으며, 종교가 맡아야 할 소중한 영역이 있는 것이다.

마침, 마틴 루터가 종교개혁을 시작한 지 500년이라고 한다. 긴 시간 동안 개혁의 전통을 이어온 종교에 감사하는 마음이며, 끊임없이 객관적 사고의 틀을 만들어 오며 문명의 진전을 이끌어 온 과학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서로의 소임과 위치를 잘 가늠하면서, 중심을 잃지 않으며 평정을 유지하는 중용의 미덕이 발휘되기를 기대해 본다. 서로 다른 승부처에서 최고의 기량과 최선의 노력으로 사람들이 더욱 행복한 자리에 이를 수 있도록 도와 주시기를 바라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는 끊이지 않는 진전을 이루기 위하여 과학이 필요하며, 인간의 마음 세계에 평화로움과 자애로움이 숨쉬듯 깃들게 하기 위하여 종교가 필요하다. 우리는 과학과 종교가 불필요한 마찰을 빚는 일이 불편하며, 이 사회와 모든 이들에게 놀라움과 경이로움을 안겨주는 당신들이 되었으면 한다. 지난 오백년 동안 지나온 것보다, 오늘 우리는 오히려 더욱 과학과 종교가 필요하므로.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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