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선애<br /><br />대구가톨릭대 교수·한국어문학부
▲ 임선애 대구가톨릭대 교수·한국어문학부

인터넷의 발달은 글을 쓰는 필자의 대중화를 이끌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블로그와 인터넷 카페를 운영하면서 자신의 일상을 글쓰기로 채우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다수의 사람들이 필자가 되는 만큼, 그에 비례해서 글쓰기를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주변을 살펴보면 수강료를 지불해야 하는 강좌부터 무료 강좌까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강좌들이 범람하고 있다.

글쓰기 교육에 대한 열의가 이렇게 높은데도 불구하고, 범국가 차원의 글쓰기 도우미 기구가 없는 것에 대한 의구심을 품어볼 필요가 있다.

미국의 경우, 어릴 때부터 사고 및 글쓰기 교육을 하면서 그것으로 끝나지 않고 대학 생활에서도 글쓰기 교육을 강조한다.

글쓰기의 힘을 국가의 힘으로 등치시킬 만큼, 글쓰기 교육 강화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글쓰기가 단순한 글자·글씨 쓰기가 아니라 `생각쓰기`라는 점에서 논의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2004년 기준 MIT대학의 경우 글쓰기 프로그램 1년 예산이 약 200만 달러였음을 생각해 보면, 그 지원 정도를 상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한 연구조사에 의하면 1999년 무렵 홈페이지를 갖춘 미국 내 글쓰기센터가 316개였고, 범국가적 차원의 글쓰기센터 연합기관인 NWCA(the National Writing Centers Association)가 설립·운영 중이었다고 한다. 글쓰기의 제반 문제를 도와주는 기관인 글쓰기센터는 주로 대학 내에 설치되어 있었고 그 주관 부서는 영어과, 인문대학, 글쓰기센터 본부 등으로 다양하고, 영어학 전공 교수나 글쓰기센터 특별연구원 등이 운영 주체였다고 한다. 현재는 더 많은 글쓰기 센터들이 있고, 지금은 범국제적 차원의 IWCA(The International Writing Centers Association)도 운영하며 글쓰기 교육을 선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글쓰기 상담 관련 기관은 2006년 서울대의 `글쓰기 교실`, 2007년 연세대의 `글쓰기교실`을 시작으로 전국 대학에 확산되고 있는 중이다. 사실 대학에서 글쓰기 교육을 시작한 지도 20여 년이 채 되지 않는다. 짧은 역사를 지닌 데 비해 글쓰기센터 설치 및 운영 기관의 수는 기하급수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글쓰기센터의 수가 증가한 만큼 그 내용이 얼마나 충실한가를 따져봐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대학 내의 글쓰기센터 뿐만 아니라 학교 이외에서 운영되고 있는 글쓰기 도우미 관련 기관들의 범람 현상을 꼼꼼하게 체크할 필요가 있다. 이름이 비슷한 기관들의 범람 속에는 내용의 편차도 다양할 확률이 높다. 편차를 극복하는 길이 대중들의 글쓰기 수준을 높이는 한 방법일 수 있다고 한다면, 우선적으로 필요한 일이 글쓰기 도우미 관련 기관들의 연합체 결성이다. 연합체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서 차이를 서서히 지워나가는 일이 중요하다. 현재 대학의 경우, 글쓰기 도우미 관련 기관들 간의 소통이 거의 없는 형편이다.

포모나대의 경우 여러 대학의 글쓰기센터 홈페이지와 연동해서 학생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트머스대의 `Institute for Writing and Rhetoric`, 하버드대의 `Writing Center`, 퍼듀대의 `Online Writing Lab`들과 연결해서 좋은 자료들을 공유하고 있다. 윌리엄스대도 Online Writing Lab(퍼듀대), Writer`s Handbook(위스콘신 메디슨대), Online Writing Resources(마이애미대) 등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과 연결하고 있다.

퍼듀대의 OWL 프로그램은 윌리엄스대도 연결하고 있다. 퍼듀대 OWL에는 글쓰기에 도움이 되는 자료들이 다수 게시되어 있다.

우리도 이런 교류가 필요하고, 부분을 아우르는 범국가 차원의 글쓰기 도우미 기관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