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산업 국제 경쟁력 약화
수십여년 간 성장동력 상실
지역경제 줄곧 침체 허덕여
최근 로봇·전기차·의료 등
첨단분야 투자 유치 잇따라
산업구조 대전환에 `가속도`

대구의 산업구조가 바뀌고 있다.

섬유도시인 대구에 현대중공업그룹 지주사인 현대로보틱스와 롯데케미컬 등 앵커기업이 잇따라 둥지를 틀면서 첨단신산업도시로의 급변신이 이뤄지고 있다.

<관련기사 7면> 대구는 80년 초까지 전통적인 섬유도시로 한국의 경제성장의 초석 역할을 했다. 그러나 1980년대 들어 중화학공업 육성정책과 숙련 기능인력 확보의 어려움 및 인건비 상승 등으로 섬유산업의 국제 경쟁력이 크게 약화되면서 대구경제도 침체의 늪에 빠졌다. 80년대 중반부터 90년대 중반까지 지식기반산업사회로 전환이라는 거대 트랜드를 읽지 못한 것도 한몫했다. 미래산업에 대한 전략 부재 때문에 대구는 이후 20여년간 성장동력을 얻지 못했다.

대구는 2000년 초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국가산단과 테크노폴리스, 첨단의료복합단지, 수성의료지구, 금호워터폴리스 등 신성장거점 600만평을 새로 조성하는 등 지역산업 구조를 친환경 첨단산업도시로 바꾸기 위해 5대 신성장 거점을 확보했다. 미래형 자동차와 물, 의료, 사물인터넷 등 미래산업 육성을 위해 산단을 조성한 것. 대구시는 민선 6기 들어 기업유치에 총력을 기울여 로봇, 의료, 물, 전기차 등 4대 신산업 분야에서만 7천822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등 첨단산업도시로의 획기적인 전환점을 구축했다는게 지역 산업계의 평가다.

올해 초 울산에서 대구로 사업장을 이전한 로봇분야 국내 1위 기업 현대로보틱스가 출범했다. 지난해 매출 2천600억원을 올린 현대로보틱스는 7만8천㎡ 부지에 연간 생산량을 4천800대에서 8천대로 확대해 2021년에는 매출 5천억원의 달성할 계획이다. 앵커기업인 현대로보틱스가 로봇생산을 본격화하자 협력사도 대구로 이전하는 등 로봇산업클러스터 조성이 탄력을 받고 있다.

물산업 분야에서는 롯데케미칼, PPI평화를 포함해 16개 기업이 국가물산업클러스터에 공장을 착공해 내년에 입주한다. 2차 분양에도 10여개 기업과 입주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케미칼은 3만3천㎡ 부지에 연간 55만㎡ 규모의 수처리용 멤브레인이 생산해 국내 공급과 수출에 나선다. 이 멤브레인은 에너지 절감형 신기술이 적용된 제품으로 양산에 따른 가격 경쟁력도 갖춰 연매출이 100억~3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와 함께 대구 환경공단은 중국 샤오싱시와 하수처리협약을 체결하는 등 해외물시장 진출 기반도 마련했다.

대구시는 국내 전기차 분야도 선도하고 있다. (주)DIC(제인모터스)가 오는 11월 공장 준공식을 갖고 올해 말부터 500억원을 투자해 국내 최초로 1t 전기상용차를 생산해 국내 택배회사인 롯데글로벌로지스에 전기차를 보급한다. 르노사와 대구의 대동공업도 컨소시엄을 구성해 내년부터 경상용 전기상용차를 양산한다. 전기차 보급도 1천877대를 보급하는 등 목표를 초과 달성하고 하반기에 591대를 추가로 공급하며, 공용충전기도 384기를 보급한다. 오는 2022년까지 테크노폴리스 진입도로~테크노폴리스~국가산단 및 현풍IC~김천IC를 연결하는 98.3㎞ 도로구간에 자율주행자동차 실증단지(테스트 베드)도 구축한다.

활발한 투자유치는 의료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대구 신서동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와 의료R&D특구에 71개 역외기업이 3천488억원을 투자하는 등 119개사를 유치해 2016년 의료기업 유치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4조6천억원이 투입돼 글로벌 의료산업허브로 조성되는 첨복단지에는 의료기술시험훈련원 등 국책연구기관 15개를 유치했다. 지금까지 총 5천18억원이 투자됐으며, 2천861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졌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대구국가산단과 테크노폴리스, 대구경북첨복단지, 수성의료지구 등 신성장거점을 조성해 현대로보틱스 등 앵커기업과 협력업체들이 공장을 착공하는 등 친환경 첨단산업도시로의 대전환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이들이 대구경제의 미래수종산업”이라고 말했다.

/이곤영기자 lgy1964@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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