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작년 고교졸업생 3만명대 무너져 신입생유치 타격
입학설명회 늘리고 외국인 유학생 모시기 등 경쟁 치열
정원 외 입학·산학연계 대책 마련 등 지원 강화 절실

최근 저출산 고령화 등 인구 절벽 현상으로 사회 전반에 걸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지방대학도 입학생 감소로 위기를 맞고 있다. 지방대학의 쇠락은 지역 경제침체와 청년 유출 등의 문제로 이어져 지역 불균형 현상을 심화할 수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9일 경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2월 도내 고등학교 졸업자 수(4월 현재)는 2만8천713명이었다. 지난 2014년 3만1천415명이었던 도내 고등학교 졸업자 수는 지난 2015년 3만948명, 지난해 3만523명으로 하락세를 이어가다 결국 졸업생 수 3만명대가 무너졌다.

여기에 경북에서 현 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 수 역시 2만6천486명에 불과해 이대로라면 향후 10년 내에 졸업생 수는 2만5천명대까지 내려앉을 전망이다.

도내 인구 1위 도시 포항도 비슷한 추세다. 지난 2013년 7천명 선을 유지했던 고교 졸업생 수는 2014년 6천946명으로 떨어진데 이어 2015년 6천745명, 2016년 6천671명에서 올해는 6천88명으로 감소했다. 불과 4년 만에 학생이 1천명 가량 줄어든 것이다.

학생 수가 크게 감소하자 지방 대학들은 당연히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다.

도내 학생 일부는 서울 및 수도권으로 진학하고 상당수는 대구·경북, 경남권 등 인근 대학으로 입학하고 있다. 하지만 지속적인 인구 감소로 지방 대학은 신입생 유치에 당장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

이로 인해 과거에는 지역 중심으로 학교 홍보에 나섰다면, 최근에는 지역 관계없이 입학설명회 개최를 늘리는 등 수시모집 시기에 맞춰 학생 유치에 저마다 사활을 거는 분위기다. 또한 외국인 유학생까지 유치하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포항대와 위덕대의 경우 베트남 등에서 온 유학생이 200~300명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도내 한 대학 관계자는 “한류 열풍으로 동남아 등지에서 한국에 유학을 오고 싶어하는 학생들이 많아 외국 학생 유치에 주목하고 있다”며 “인구가 줄어 입학할 수 있는 학생은 한정돼 있는데 이대로는 대학 운영이 어려우니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털어놨다.

이처럼 지방 대학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정원 외 입학 등 지방대를 위한 지원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방대는 지역인재 양성 및 공급, 문화발전, 청년층 유입, 주택시장 등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크고 지역 균형발전 차원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

특히 지방 소도시의 경우 청년 인구 유출이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어 지방대 활성화가 이러한 문제 해결의 핵심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포항에서는 선린대의 경우 포항지역 학생이 전체 60%를 차지하고 있다. 포항대는 70%가 포항지역 학생이며 나머지는 경주, 울산, 대구 출신 등이다. 인근 위덕대에도 55%가 포항지역 학생들로, 나머지는 경주와 울산이 20%를 차지하는 등 전국에서 온 학생으로 구성돼 있다. 만약 이들 대학마저 없었다면 수도권과 대구, 부산 등 대도시로의 청년 이탈 현상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포항의 모 대학교 관계자는 “수도권 일부 사립대의 경우 대학 정원 외 입학 제도를 활용해 정원 이상의 학생을 충원하고 있어 오히려 수도권으로 학생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며 “정원감축과 재정지원사업 등에 얽매이지 않도록 지방대를 지역 특성에 맞게 개방하고 지역 기업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산학연계 대책을 통해 청년 인구 유출을 막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세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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