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단체 사직서 제출
“학기 중 사퇴 무책임해”
뿔난 학부모들 대책 요구

최근 포항의 한 유치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던 교사들이 단체로 사직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26일 포항교육지원청 및 학부모 등에 의하면 지난 25일 포항시 북구 모 유치원에서 근무하던 교사 5명이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사직서를 제출했다는 것.

이 소식을 접한 원아 및 학부모들은 학기 중 졸지에 담임교사를 잃게 돼 큰 혼란에 빠졌다.

해당 유치원에 남아있는 원아 중 절반가량인 30여 명의 학부모는 결국 자녀를 퇴원시키겠다고 결심하고 포항교육지원청에 대책을 세워달라며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이에 포항교육지원청은 퇴원한 아이들을 입학시킬 수 있는 다른 유치원을 파악하느라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해당 유치원에서는 현재 남은 원아를 대체 교사를 구해 돌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 등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유치원은 설립자 A씨가 유치원 임대차 계약을 맺은 B씨에게 계약해지 소송을 제기해 지난 6월 B씨가 패소했었다.

소송 결과로 인해 한때 원아들이 수업을 하는 도중에 건물인도 강제집행이 진행돼 아이들이 공포에 떠는 등 논란을 빚기도 했다.

결국 B씨는 사임을 했고 A씨가 이사장으로 남아 새로운 원장을 임용해 운영해왔으며 이번에는 단체로 교사들이 그만두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를 두고 학부모들은 애꿎은 아이들만 희생되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학부모 C씨는 “애들이 수업하는데 강제집행을 하질 않나, 그래도 오래 다닌 곳이라 아이를 보냈는데 몇 달 새 책임자가 3번이나 바뀌었는데도 학부모에게 제대로 알리지도 않더니 이번엔 선생님들 단체 사직이냐”며 “애들이 겪는 피해를 책임지는 사람이 누구 하나 없다”고 성토했다.

학부모들은 갑작스레 그만둔 교사들에 대해서도 무책임하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학부모 D씨는 “방학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선생님들이 학기 중에 맡고 있던 아이들을 내팽개치고 다 같이 그만두는 것은 정말 무책임한 처사”라며 “선생님들도 사정이 있어 그런 결정을 내렸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영문도 모르고 방치될 죄 없는 아이들을 생각해서라도 관계기관에서 나서서 더는 이러한 일을 겪지 않게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고세리기자

    고세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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