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방문한 이낙연 총리
“논의 필요없을 정도 규모”
김부겸 “선포 절차 밟겠다”
여진, 현재까지 50회 안팎
이재민 1천500여 명 발생

▲ 포항 지진 발생 이틀째인 16일 대피소가 마련된 대도중학교 강당에 해병 1사단에서 야전침대를 지원해 이재민의 불편을 덜어주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역대급 `11.15강진`이 발생한지 이틀째인 16일 포항은 불안한 속에서도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국무총리, 각 부처 장관 등 정부 고위관료와 정치권 인사들이 포항을 찾아 피해현장을 점검했고, 주민들은 지진의 공포 속에서도 피해복구를 위한 노력에 적극 동참했다.

정부는 이날까지만 70억 원에 달하는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 포항지역이 조속히 복구될 수 있도록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하기 위한 절차를 밟을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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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특별교부세 40억 집행

규모 5.4의 강진으로 도시 전체가 무너지다시피한 포항지역은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될 전망이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오후 포항시청 재난상황실을 방문해 “재난안전특별교부세는 오늘 중에 40억 원을 일단 집행하겠다”며 “이는 경주보다는 훨씬 더 많은 액수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특별재난지역 선포도 `기준에 합당하느냐` 이것은 거의 논의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피해 규모가 커지고 있다”며 “포항시가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것을 조금 신중하게 지켜보고 있었으나 이강덕 시장께서 명백하게 요청을 하셨으니까 특별재난지역 선포가 되도록 중앙정부도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도 “포항시에 대한 `특별재난지역` 선포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 이날 브리핑에 배석한 김희겸 행안부 기획조정실장은 “피해액이 90억원을 넘으면 특별재난지역 선포가 가능하다”며 “초기 조사에서 선포 기준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면 (미리) 선포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포항시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면 지진 피해 지역으로는 경주시에 이어 두번째다.

특별재난지역은 자연재해, 대형 사고 등으로 피해를 본 지역에 긴급 복구를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기 위해 대통령이 선포한다.

특별재난지역이 되면 복구에 드는 비용에 국비를 추가로 지원하고 피해 주민에게 간접지원도 한다. 피해가 30억 원 이상인 재난지역에는 공공시설은 국비와 지방비 5대 5, 사유시설은 국비와 지방비가 7대 3로 복구비 부담이 이뤄진다. 특별재난지역이 되면 이보다 국비 지원액이 늘어나고 지방비 부담이 줄어든다.

또 피해 주민에게 각종 보험료 30~50%, 통신요금 1만2천500원, 주택용 전기료 100%, 도시가스 1개월 감면 등 혜택을 준다. 복구자금 융자도 연리 1.5%로 해준다.

□잠정 피해액 69억 원

포항 강진으로 현재 11명이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경북도와 포항시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 현재 중상자 3명, 경상자 60명 가운데 52명은 치료를 받은 뒤 집으로 돌아갔다.

흥해읍에 사는 A씨(78·여)는 집 주변 담이 무너지는 바람에 머리를 다쳐 성모병원에 입원했다. 신광면 주민 B씨(84·여)는 집 안 화분이 넘어지면서 팔이 부러져 선린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또 주택 붕괴 우려 등으로 이재민 1천536명이 발생했다. 이들은 흥해실내체육관, 교회, 초등학교 강당, 면사무소 등 13곳으로 분산 대피중이다. 현재까지 잠정 집계된 민간인 시설 피해는 1천293건이다. 이 중 주택 피해는 1천208건이다. 완전히 부서진 경우가 3건, 절반이 피해를 본 경우가 219건, 지붕 파손이 986건으로 파악됐다. 상가 84곳, 공장 1곳 등도 피해시설에 포함됐다. 지진으로 인해 부서진 차량은 38대로 집계됐다.

공공시설 피해는 132건이고 이 가운데 도로 균열 11건, 상수도 파손 45건, 학교·관공서 건물 벽 균열 등 74건이다.

컨테이너 부두 바닥에 균열 등이 발생해 하역작업을 중단한 영일만항은 응급복구한 뒤 정상 가동에 들어갔다. 보물 제833호인 경주 기림사 대적광전에 균열이 일어나는 등 문화재 23곳이 피해를 봤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관계자는 “진앙지인 포항시 흥해읍 등은 퇴적층이 상대적으로 발달한 지역”이라며 “지진파 퇴적층 증폭이 발생할 수 있어서 구조물 손상을 포함한 지진 피해가 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여진 지속 … 끝나지 않은 공포

16일에도 포항에서는 여진이 계속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현재 포항 일대에서는 규모 5.4의 지진 이후 여진이 48회 발생했다.

대부분 규모 2~3 사이의 지진이었지만 규모 3 이상의 지진도 한 차례 있었다. 가장 강한 여진은 이날 오전 9시 2분께 포항시 북구 북쪽 8km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3.6의 지진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여진의 빈도와 규모는 줄어들겠지만 당분간 여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포항보다 지진의 규모가 컸지만 경주지진의 여진은 최근까지 계속돼왔다”며 “포항지진도 규모가 5.0이상이었던 만큼 당분간 여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기획취재부 종합

    기획취재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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