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물 내진강재 의무화 법 제정 가능성 높아
철강 빅3, 생산설비 증설·보강 등 발빠른 대처

경주, 포항의 잇단 강진으로 모든 건축물에 대한 내진강재 사용 의무화가 현실화되면서 철강업계의 내진강재 시장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해 9월 경주지진 이후 지난 2월부터 `2층 또는 200㎡ 이상 모든 건축물에 내진설계를 의무화`하는 법을 시행했으나 내진강재 사용을 의무화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경주, 포항의 진도 5이상의 강진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내진설계시 내진강재 사용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법으로 제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21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현재 내진강재 시장 규모는 약 170만t 수준으로 지난 10년 동안 2배 가까이 성장했고, 내년에는 200만t 이상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현재까지는 건설사들이 건물을 지을 때 내진설계의 조건만 갖추었지 내진강재 사용을 의무화하지는 않았다. 이 때문에 건축주들이 비싼 내진강재보다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일반 강재를 주로 사용해 왔다.

현대제철의 경우 일반 H빔은 t당 76만원인데 반해 내진 H빔은 t당 4~5만원 비싼 79~80만원선. 철근도 일반 철근은 t당 65만원인데 반해 내진철근은 t당 69~70만원선이다.

내진강재 사용이 법으로 제정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철강 빅3사의 발걸음도 덩달아 빨라지고 있다.

공교롭게도 현대제철은 포항지진이 일어나기 2주 전인 지난 1일 내진강재 브랜드 `H CORE`출시해 “시기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다”는 업계의 평가도 나왔다. 의도한 바는 아니었겠지만 포항지진으로 내진강재 런칭 효과가 극대화됐다는 것이다. 당시 우유철 부회장은 “현대제철은 우리나라 내진용 철강재에 대한 개념이 정립조차 안돼 있던 2005년부터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제품출시를 통해 관련시장을 개척해 왔다”고 강조한 바 있다.

H CORE는 지진의 충격을 흡수해 지각의 흔들림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성능을 지닌 제품으로, 내진용 H강의 경우, 일반 H형강 대비 에너지 흡수력이 약 3~5배 이상 높다. 건물이 충격을 받으면 기둥부터 무너지는데 기둥이 견고하게 버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밖에 충격인성·용접성 등 외부 충격으로부터 견디는 힘이 강한 특성을 갖고 있다.

동국제강도 2010년 내진철근 SD400S, SD500S 개발에 성공했고, 지난해 11월에는 내진설계에 대한 KS인증까지 취득해 진도 6.0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는 고성능 철근생산 기술을 확보해 놓고 있다.

포스코 역시 1995년부터 SN 강재개발을 상용화했다. TMCP강, HSA강, 내지진강관 등 강구조 건축물에 사용되는 내진강재들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지난해 경주지진 이후 내진강재 판매량이 약 10%가량 늘어났다”며 “국내에서도 지진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면서 실수요자 차원에서의 내진용 철강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명득기자

    김명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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