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남알프스의 신화는 기적이 아니었다. 자연과 사람의 공존을 위해 땀으로 일군 성과다. 사진은 울산관광전국사진공모전 입선 수상작인 최관식씨의 `자전거 탄 풍경`. /울주군청 제공

“산과 사람의 팀워크가 워낙 좋았다. `산악`은 곧 자연을, `관광`이 인간의 특정 활동을 대변한다고 본다면, 글자 그대로 산악관광이란 자연과 사람이 함께 존재함을 말하지 않는가? 결국 `산악관광`에 답이 있었다.”

국내 대표 산악관광지인 영남알프스의 성공 비결에 대해 울주군 관계자는 `공존(共存)`에서 길을 찾았다고 귀띔했다. 영남알프스는 스위스 필라투스 만큼이나 `환경보전과 산림개발이 반드시 앙숙만이 아니란 것`을 몸소 보여주는 곳이다.

울주군은 글로벌 산악관광 브랜드 육성을 위해 지난 2011년 종합마스터플랜을 세우고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를 컨트롤타워 삼아 오는 2020년까지 산악관광 집적화를 추진한다. 단순히 지역경제 활성화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울주군 관계자는 “영남알프스는 가장 `자연적(natural)`이면서도 놀이와 낭만까지 있는 산”이라며 “외국인들은 우리나라 어딜 가 봐도 여기만큼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상당히 남아 있는 산이 없다며 매우 좋아한다”고 말했다. 보전과 개발, 어느 하나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이 산으로 사람을 부르는 가장 큰 매력이란 얘기다.

경북도 산악관광 활성화 방안

1. 세계 산악관광의 모범사례 스위스 알프스 산맥
2. 산악관광 특성화 모델 스위스 필라투스 쿨름호텔
3. 국내 산악관광 선점 경쟁 -울산 영남알프스
4. 경북도 산악관광 활성화 가능성 및 개발 기대효과
5. 경북 산악을 한국의 필라투스로

 

▲ 울산관광전국사진공모전 입선 수상작인 김영화 씨의 `패러글라이딩`.<br /><br />/울주군청 제공
▲ 울산관광전국사진공모전 입선 수상작인 김영화 씨의 `패러글라이딩`. /울주군청 제공

□ 교통인프라 구축으로 국내 산악관광 선도

영남알프스 산악관광은 말 그대로 `산악`, 즉 자연에서부터 출발했다. 울주군은 스위스처럼 남다른 산악지형을 타고났다. 이웃한 밀양·양산·청도·경주 5개 시·군에 해발 1천m 이상의 고봉 9개가 어우러져 영남내륙에서 가장 높고 넓은 산악지대인 영남알프스를 형성했다. 운이 억세게 좋았다.

영남알프스를 따라다니는 수사(修辭)는 결코 과장이 아니다. 전체면적 255km로 울창한 숲과 깊은 계곡, 기묘한 바위와 나무들이 한데 어우러져 계절마다 수려한 풍광을 선사한다. 1천m를 갓 넘는데도 지대가 낮은 평지에 솟아 있어 실제 눈으로 보는 산 덩치는 훨씬 웅장하게 다가온다.

산꼭대기에는 억새초원이 장관을 이룬다. 천혜(天惠)의 비경에 매료된 산악인들은 `한강 이남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찬미를 아끼지 않는다.

도시는 그저 주어진 자연환경에 눌러앉지 않았다. 아무리 빼어난 경관도 보는 이가 없으면 소용없는 법. `산악`을 토대로 `관광`에 발을 들였다.

울주군은 산으로 사람을 부르는데 교통인프라가 `앵커(anchor)`로 활약할 것이라 내다봤다. 버스와 기차 온갖 탈 것을 동원. KTX울산역 연계 리무진버스는 25~30분 간격으로 사람과 산을 잇는다.

군 관계자는 “1천m급 산이 생활권 내 자리 잡고 있어 도심 접근성이 뛰어나다”며 “누구나 언제든 오르내릴 수 있는 `산악관광의 메카(Mecca)`로 부상하기 위해 교통인프라 구축을 통한 접근성 향상에 특히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지역 주민들도 함께 호흡을 맞췄다. 산악관광 특성화로 지역경제에 활기를 더하고 세계적인 문화관광 도시로 거듭나고자 시민들이 앞장서 자연과의 공존을 꾀했다.

영남알프스 홍보담당자는 “케이블카 설치도 주민들이 먼저 제안했다. 산을 보호하는 동시에 관광객에겐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 여겼다”고 덧붙였다.

 

▲ 영남알프스 간월재에서 매년 억새의 계절에 열리는 음악축제 울주오디세이.
▲ 영남알프스 간월재에서 매년 억새의 계절에 열리는 음악축제 울주오디세이.

□ 문화관광단지 조성해 산악콘텐츠 강화

팀워크는 산악문화 콘텐츠로 다졌다. 울주군은 지난 2015년 신불산 자락에 산악문화관광 거점시설인 복합웰컴센터를 세우고 종합산악관광지 개발에 나섰다. 산과 사람 사이를 놀이와 체험으로 채우기 위해서다. 센터가 들어선 등억마을 일대에는 국제경기가 가능한 인공암벽장과 수변야영장이 조성돼 있다. 오는 2019년까지 숙박시설을 마련하고 로프웨이 시설을 설치하는 등 대형 관광개발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사업이 모두 완료되면 산악관광과 산악레포츠, 문화예술, 숙박 등 다양한 기능이 어우러진 산악관광단지로 탈바꿈한다.

센터 관계자는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KTX울산역에서 곧바로 연결되는 도로개설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연말쯤 이 도로가 개통되면 이동 소요시간이 대폭 줄어 산악관광이 더 편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울주군은 청도·밀양·양산·경주와 협의체를 구성하고 산악관광 콘텐츠를 강화할 방침이다.

지난달 신장열 울주군수는 시정연설을 통해 `자연과 예술이 공존하는 문화관광도시`를 목표로 △행복케이블카 사업 △홍류폭포 테마숲길 조성사업 △산악영상문화센터 건립 △작천정 별빛야영장 △등억 야영장 △작천정 다목적 광장사업 추진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영남알프스를 중심으로 지역 전체를 하나의 산악문화관광 단지로 조성하기 위한 비전이다.

 

▲ 오는 2019년 5월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 일원에 글라이더 형상의 산악관광문화센터가 들어선다.
▲ 오는 2019년 5월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 일원에 글라이더 형상의 산악관광문화센터가 들어선다.

□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개발

영남알프스의 산악관광 열기는 `현재진행형`이다. 울주군은 연간 평균 400~450만명이 영남알프스를 찾는 것으로 보고 있다.

울산을 방문하는 관광객도 해마다 늘고 있다. `2017 울산 방문의 해` 추진상황을 분석한 결과 9월말까지 541만명이 다녀갔다. 올해 목표치인 400만명을 훌쩍 넘겼다. 지난 2016년 한 해 동안 260만명이 다녀간 것과 비교하면 어마어마한 상승이다.

이를 반영해 울주군은 최근 열린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 일원 종합마스터플랜 최종보고회에서 중간보고회 때 취소한 집라인 설치를 재추진키로 했다. 케이블카 사업과 연계해 장기사업으로 분류하고 2021년께 착수할 예정이다.

애초 군은 환경영향평가를 문제 삼아 집라인 사업을 계획 단계에서 취소했지만, 집라인은 공원시설에 포함되며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대상이라는 검토 결과를 확인하고 재추진을 결정했다. 55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케이블카 상단부에서 복합웰컴센터로 이어지는 2㎞ 구간에 집라인을 설치할 계획이다.

복합웰컴센터에서 홍류폭포를 잇는 테마숲길도 개발한다. 산책로를 정비하고 자연과 예술을 접목한 자연 설치미술 조형물도 내년부터 제작에 들어간다.

사계절 물이 흐르는 홍류폭포를 만들기 위해 펌프 로 물을 끌어올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인위적이고 도시적인 사업은 제외하는 대신 자연을 즐길 수 있는 사계절 녹지경관과 가로경관 조성에 중점을 뒀다.

□ 산악영화제 개최로 산악관광 대중화

팀워크는 글로벌 무대에서도 빛을 발했다. 탄탄한 교통인프라와 풍성한 문화콘텐츠로 지난해 세계 산악인들을 위한 `울주세계산악영화제`를 선보인 것.

산악영화제는 산을 대상으로 하는 모든 것을 아우른다. 올해 두 번째로 열린 축제의 장에는 전 세계 21개국이 참가, 산악영화 97편이 상영됐다. 행사 닷새 동안 관객 6만1천800여명이 다녀갔다.

`핫(Hot)`한 열기에 울주세계산악영화제는 얼마 전 국제산악영화협회(IAMF)의 스물네 번째 정회원이 됐다.

국제산악영화협회 누리집 안에 홍보공간을 보유하고 국제경쟁 부문 접수 일원화, 공동 프로젝트 추진, 국제산악영화협회 그랑프리 수상자 선정 의결권과 같은 `회원 프리미엄`을 거머쥐었다. `글로벌 산악관광 1번지`를 향한 도움닫기를 마친 셈이다.

세계를 무대로 우뚝 선 울주세계산악영화제의 구심점 역할을 할 산악관광문화센터도 건립된다.

울주군은 `바람의 조각`이란 테마로 영남알프스를 활강하는 글라이더 형상을 만든다.

2019년 8월 개관 목표로 복합웰컴센터 옆 주차장 부지에 연면적 1천520㎡, 건축면적 630㎡의 지하 1층, 지상 1층 건물을 짓는다. 최대한 주변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게 핵심이다.

군 관계자는 “산악영상문화센터가 건립되면 국제연합 세계관광기구(UNWTO) 산악관광회의 개최도 가능할 것”이라며 “울주세계산악영화제의 본부 역할은 물론 영남알프스 입체상영관과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센터가 산악관광 대중화와 관광객 유치, 볼거리 제공 등에 큰 몫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울주군의 현주소에서 경북 산악관광의 미래를 본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작성된 것입니다.

/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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