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행사 첫날부터 구매자 폭증으로 전산망 마비
대기시간 길어 헛걸음도… 하루에만 90억 소진 `기염`

▲ 21일 포항지역의 한 수협에 시스템 과부하로 포항사랑 상품권 판매를 마감한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고세리기자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포항시가 21일부터 할인 판매를 실시한 `포항사랑 상품권`이 행사 첫날부터 구매자 폭증으로 전산망이 마비돼 많은 시민이 헛걸음을 하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

포항시는 최근 지진으로 침체된 지역 분위기를 되살리고자 포항사랑 상품권 300억원을 추가로 발행해 21일부터 29일까지 10% 할인율을 적용해 판매하기로 했다.

이에 판매 당일인 21일, 은행 업무를 시작하기 전부터 판매처로 지정된 포항지역 내 159개 금융점포(대구은행, MG새마을금고, 농협, 축협, 수협 등)에 상품권을 사려는 시민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이후 오전 9시 본격적인 은행 업무가 시작되자 은행 관계자들이 포항사랑 상품권을 구매하는 전산망에 일제히 접속했고 시스템 과부하로 전산망 마비됐다.

이에 구매자 1명당 20~30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됐고 대기하는 손님들이 갈수록 늘어나 길게는 4시간 이상 기다려 상품권을 사거나 그냥 포기하고 돌아가는 사태가 벌어졌다.

은행에서도 상품권 업무와 기존 금융 업무를 보려는 손님이 뒤섞여 정신없이 바쁜데다 상품권 구매를 문의하거나 일 처리가 느리다며 항의하는 시민들로 큰 혼란을 겪었다.

주부 최운희(53·죽도동)씨는 “농협에 포항사랑상품권을 사러 갔는데 오늘은 도저히 판매가 어려울 것 같다고 하기에 그냥 돌아왔다”며 “하루종일 줄을 서 있을 수도 없고 상품권을 사려고 돈까지 찾아왔는데 헛걸음만 하고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 새마을금고 직원은 “오전부터 상품권 판매 시스템 과부하로 인해 기다리지 못하고 돌아가시는 분들이 많았다”며 “오전 9시에 도착해 오후 1시가 넘은 지금까지 상품권을 사려고 기다리는 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포항시에서는 평상시보다 판매량이 늘어날 것을 대비해 전산 작업을 미리 펼쳤으나, 예상보다 훨씬 판매량이 폭주해 시스템이 마비됐다고 해명했다. 마비된 전산망은 이날 오후 6시까지 복구 작업이 진행됐으나 정상화되지 못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통상 상품권이 3억에서 많을 땐 10억 정도 판매되는데 오늘 하루에만 90억이 소진될 정도로 인기가 많아 접속량이 폭주해 서버가 느려졌다”며 “서버를 정상화할 수 있도록 전산 업체와 밤을 새워서라도 복구할 계획이며 불편을 겪으신 많은 시민분들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고세리기자

    고세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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