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장관 “선거관리 심판이 선수로 뛸 수 없다”
추 대표도 “불출마”… 이재용·이상식 등 거론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마땅한 대구시장 후보군이 없는 더불어민주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김부겸(대구 수성갑) 행정안전부 장관을 제외하고는 야권 주자를 이길만한 필승카드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2014년 지방선거 때 대구시장에 출마했던 김 장관은 40.33%의 지지를 얻어 55.9%의 지지를 얻은 권영진 대구시장에게 석패했다. 그러나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김 장관은 오차범위 내에서 권 시장에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이재용 대구시당위원장과 홍의락(대구 북을)의원 등이 김 장관 출마를 종용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당에서 김 장관의 출마를 종용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 장관은 “행정안전부가 선거관리 주무부처인데 심판인 제가 선수로 뛸 수 없는 노릇”, “대구 수성구(지역구) 주민들에게 명확하게 제 의원 임기 동안 수성구민의 대변자가 되겠다고 약속했다”며 거듭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러자 대안으로 대구에서 나고 자란 추미애 대표가 대구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청와대에서는 내심 추 대표의 수락을 전제로 좋은 카드라는 입장이지만 추 대표는 “거론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선을 그었다.

무소속으로 당선돼 민주당에 입당한 홍 의원 역시 대구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정작 본인은 출마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김 장관 불출마 등을 전제로 자신이 출마하겠다는 인사들이 나온다.

이재용 시당위원장이 대표적이다. 이 위원장은 “시당위원장의 자리는 내년 지방선거를 전반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의무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출마할 생각이 없다”면서도 “김 장관이 출마하지 않는다면 다른 후보를 물색하고, 그래도 출마할 후보자가 없다면 대구시장 출마를 고려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에 몸 담고 있는 인사도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총리실 민정실장으로 재직 중인 이상식 전 대구지방경찰청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뛰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실장은 “김 장관이 출마하지 않으면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 경신고를 나온 이 실장은 최근 대구지역 오피니언 리더를 만나는 등 대구지역 기반 다지기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이승천 전 국회의장실 정무수석, 박봉규 전 대구시 정무부시장 등도 거론되고 있다.

한편, 민주당 경북도지사 후보로는 오중기 청와대 균형발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거론되고 있다. 오 선임행정관은 내년 설을 앞두고 2월 초쯤 사의를 표명하고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또 본인 의사와는 무관하게 민주당 비례대표인 김현권 의원도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박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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