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종 인

아이들은 내게

한 송이 붉은 꽃이 되라 하네

내 책상 위 빨간 장미 한 송이

꽃이파리 떨어져

그네들 포근한 꿈이 되라 하네

꽃다운 젊음 지키는

날카로운 가시가 되라 하네

푸르러 푸르러 무성히 자랄 때까지

날카로운 가시에 심장이 찔려

흐르는 피로 땅을 적시고

앙상한 몸뚱이 그네들 푸른 희망으로

덮힐 때까지

스스로 붉은 꽃 자꾸자꾸 피워올리는

한 그루

붉은 꽃나무가 되라 하네

평생 아이들에게 사람다움의 길을 가르치다 교단을 떠난 시인이 젊은 교사 시절 쓴 작품이다. 꽃다운 젊음을 지키는 날카로운 가시가 되리라는 신념으로 이 땅의 참교육 실현을 위해 청춘을 바친 교사의 육성을 듣는다. 시인의 시간들에는 해직이라는 피 흘리는 아픔이 있었지만 꿋꿋이 견디며 한 송이 붉은 꽃을 피워내기 위해 헌신의 시간들이 있었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