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王 상징` 일본 고유 수종
`박정희 기념식수` 논란도
시, 경관 해쳐 이식하기로

▲ 도산서원 뜰에 47년 동안 자리한 금송(松) /안동시 제공

안동 도산서원 뜰에 47년간 자리한 금송(松)이 올가을 서원 밖으로 옮겨진다.

이 금송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직접 심었는지를 놓고 논란이 된 바 있다.

또 한반도에서는 자생하지 않는 일본 고유종으로 현재 청와대 자리에 조선총독관저를 세울 때 일본에서 옮겨 심은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는 등 끊임없는 시비가 일었다.

이에 안동시는 2013년 도산서원 세계유산 등재와 사적 보존·관리를 위해 세운 `도산서원 종합정비계획`에 금송 이식 계획을 포함했다.

정비계획에는 `금송이 도산서원 자연경관을 해치고, 도복 시 인근 도산서당과 농운정사에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서원 밖으로 옮겨 보존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도산서원 등 서원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 신청을 함에 따라 2015년 현지 실사로 금송 옮겨심기는 연기됐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지난해 9월 문화재청은 안동시에 도산서원종합정비계획에 따른 금송 이전을 촉구했다.

이에 시는 금송 이식 작업을 완료하기 위해 지난 9일 도산서원운영위원회와 협의 끝에 오는 9월께 옮겨심기로 하고 2천500만원(국비 70%, 도·시비 30%)을 확보했다.

안동시 관계자는 “이 금송이 일본 수종(樹種)이어서 옮겨 심으면 말라 죽을 가능성이 커 봄부터 뿌리 돌리기 등을 시작한 뒤 가을에 옮겨 심을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식 장소는 도산서원 역락서재 좌측 산기슭 또는 도산서원관리사무소 주변, 주차장 등으로 알려졌고 문화재위원회가 결정한다.

시민단체에서는 2011년부터 최근까지 일본을 상징하는 금송 이전과 관련해 문제 제기와 함께 행정소송 등을 이어갔다.

충무공 이순신을 위한 사당이 있는 충남 아산 현충사의 금송도 사당 바깥으로 옮겨진다. 지난해 11월 문화재청은 문화재위원회 사적분과 회의를 통해 현충사 금송 등을 이식하는 조경 경비계획을 가결했다. 또 충무공 이순신 종가에서도 정식 청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한편, 금송은 일왕이 참석하는 기념식수 행사에 흔히 심는 나무로 알려져 있다. 한자로만 보면 소나무라는 의미로 착각할 수 있다.

실제 나무의 모양이 소나무를 닮았지만, 삼나무와 같은 낙우송과에 속한다. 최대 40m 높이까지 자란다.

주로 정원수나 물 견디는 힘이 강해 건축재·가구재 등으로 쓴다.

도산서원의 금송은 박 전 대통령이 도산서원 성역화 사업 준공을 기념하기 위해 1970년 12월 청와대 집무실 앞에 있던 금송을 옮겨 심었다가 2년 만에 말라죽자 당시 안동군이 같은 수종을 구해 몰래 같은 자리에 심었다.

당시 기념식수를 하고 세운 표지석에는 `박 전 대통령이 아끼던 나무로 손수 옮겨 심었다`고 표기했다. 하지만, 문화재 제자리찾기운동 등 시민단체가 문제를 제기하자 2011년 12월 `동일 수종을 다시 심었다`는 내용을 담은 표지석으로 교체했다.

또 이 금송은 2007년 이전까지 발행한 1천원권 지폐 뒷면에도 등장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화폐에 일본 소나무가 있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을 받은 뒤 신권에서 사라졌다.

/손병현기자 why@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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