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지진에 놀란 주민들
100여명 대피소로 몰려
폐쇄 직전이었던 흥해대피소
운영연장 더불어 시설 확대
시·적십자, 급식 제공키로

▲ 11일 오전 5시 3분께 포항시 북구 북서쪽 5㎞ 지역(흥해읍 학천리)에서 규모 4.6의 강한 지진이 발생했다. 잠을 자다가 강한 진동에 놀란 시민이 지진 피해 이재민 대피소인 흥해체육관으로 대피하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포항시의 지진대피소 연장운영 결정이 다음날 발생한 4.6 지진을 미리 예측한 듯한 묘한 `우연`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시는 애초 10일자로 `11·15 포항지진` 이재민 대피소 운영을 중단하기로 방침을 정해놓았다.

하지만 지난 10일 오후 포항 흥해읍사무소에서 지진 피해 주민 대표와 간담회를 가지면서 일부 아파트의 추가 안전진단 결과가 나올 때까지 대피소를 철거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폐쇄될 운명에서 되살아난 흥해 이재민 대피소는 다음날 새벽 4.6 강진이 발생하면서 지진 공포를 피해 나온 시민들의 안식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운영 중단이 아니라 오히려 텐트를 추가로 설치하는 등 시설도 확대운영된다.

포항시는 이날 발생한 지진으로 대피소에 주민 100여명이 더 몰리자 텐트 50채를 추가 설치했다.

전날까지 312명이었던 이재민 수는 412명이 됐다.

시는 또 대피소를 철거할 때까지 이재민들에게 식사 등의 편의를 제공하기로 했다.

최근까지 대피소에는 대한적십자사나 일부 종교단체가 무료 급식소를 운영해 왔으나 지난 10일 오후 중단하기로 하고 설비를 철거했다.

하지만 규모 4.0대 지진이 나자 대한적십자사는 오는 12~14일 아침과 저녁은 무료급식을 다시 하기로 했다. 점심은 포항시가 맡는다.

설 연휴를 포함한 오는 15일~19일에는 포항시가 자체로 도시락을 구매하는 등의 방법으로 이재민에게 모든 급식을 제공한다.

20일부터는 대한적십자가 아침, 점심, 저녁을 모두 담당하기로 했다.

포항시는 앞으로 주민이 수용할 수 있는 안전진단을 거쳐 이주 여부를 결정키로 하고, 안전진단 결과가 나올 때까지 대피소를 계속 운영하기로 했다.

대상은 소파 판정을 받은 가구까지 포함되며, 주민들이 선정한 업체를 통해 진단이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15일 포항에 강진이 발생한 이후 흥해실내체육관과 기쁨의 교회에 지진 이재민 대피소를 운영해 왔다.

시는 지진 피해 이재민이 대부분 새 보금자리로 옮겼고, 자원봉사자 피로가 누적됨에 따라 지난 10일 오후 대피소를 운영을 중단하기로 결정했었다.

그러나 이번 합의에 따라 기쁨의 교회 대피소만 철거하고 흥해실내체육관 대피소는 연장 운영하기로 했다.

대피소에 있는 이재민 가운데는 주택 전·반파에 따른 이주대상 주민 5~6가구뿐 아니라, 집수리 중이거나 지진 트라우마로 대피소에서 지내는 주민도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이재민이 대피소 생활에 불편을 겪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준혁·황영우기자

    전준혁·황영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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