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여자 컬링팀 결승전 날, 고향 의성에선…
새벽부터 실내체육관앞 긴 줄… 1천200여명 응원전 참가
`영미~영미~` 외치며 값진 성과에 아낌없는 박수갈채

▲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컬링 결승 경기가 열린 25일 오전 의성체육관에 모인 군민들이 의성출신으로 구성된 대표팀을 한마음으로 응원하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금메달만큼이나 값진 성과입니다. 척박한 환경에서 세계를 깜작 놀라게 한 의성의 딸들이 너무 자랑스럽고 대견합니다.”

마늘의 고장에서 `컬링의 메카`로 자리잡은 의성군의 군민들은 평창동계올림픽이 만들어낸 최고 명품 `컬링 소녀`에게 모두가 한마음으로 박수를 보냈다. 동계올림픽 여자컬링 한국대표팀이 스웨덴과 결승 경기를 한 25일 오전 컬링 중심지 의성에서는 `팀킴` 선전을 기원하는 대규모 응원전이 펼쳐졌다.

의성은 대표팀 김은정·김영미·김경애·김선영 선수의 고향이다.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컬링 대한민국과 스웨덴의 결승전에 대한 의성군민의 열기는 이른 새벽부터 뜨겁게 달아올랐다. 결승전은 강릉컬링센터에서 오전 9시부터 시작됐지만 `컬링의 메카` 의성 주민들은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오전 5시부터 길게 줄지어 체육관 문이 열리기를 기다렸다.

컬링에 의성군민 높은 관심을 보여주듯 이날 응원에는 1천200여명이 참가해 열띤 응원 열기를 쏟아냈다. 지난 20일 미국전 때 처음으로 한 단체 응원에 300여명, 23일 일본과 준결승 때 600여명이 참가했었다.

경기에 앞서 주민들은 대형모니터에서 보여주는 지난 경기 명장면을 보며 탄성을 자아냈고,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패러디 영상 등을 서로 보며 함박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또한 응원장과 체육관에 걸린 `의성 마늘 와사비를 이겼고 바이킹을 넘자`, `의성 마늘밭 언니들 대한민국이 반했다` 등의 재치있는 문구도 눈길을 끌었다. 특히, 응원 나온 주민들을 위해 사회단체 회원들은 준비해 온 어묵과 과자, 음료수, 물 등을 나눠주며 단체 응원에 힘을 보탰다.

새벽에 체육관에 도착한 김선영 선수의 친고모 김광자(67·의성군 안평면) 씨는 “조카를 응원석 앞줄에서 응원하기 위해 일찍 왔다”며 “조카팀이 꼭 금메달을 따 주기를 간절히 기도한다”고 말했다.

김용우(58) 의성로터리클럽 회장도 “응원에 참가한 주민들을 위해 피자와 음료수 1천명 분을 준비했다”며 “의성의 딸팀이 최선을 다해 후회 없는 경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응원전에 참석한 군민들이 현장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린 가운데 결승 경기가 시작됐다. 초반 좋은 경기를 펼칠 때는 막대풍선을 두드리며 큰 소리로 환호하기도 했으나, 3엔드 이후 생각외로 우리 팀이 고전하자 탄성을 내기도 했다. 젊은이들은 경기가 제대로 풀리지 않자 이번 동계올림픽 최고 유행어인 `영미~영미~`를 외치며 반전을 노리기도 했다.

결국 경기가 끝나고 대한민국은 스웨덴에 져 은메달에 머물렀지만, 모든 의성 군민들은 한마음으로 그동안 선수들의 활약에 박수를 보냈다.

컬링 남자국가대표팀 스킵 김창민 선수 아버지인 김만준(62·의성읍 후죽리)씨는 “우리 아들이 포함된 남자대표팀은 성적이 좋지 않아 아쉬운 점이 있었는데 같이 운동한 여자대표팀이 결승전까지 올라가 정말 기뻤다”며 “여자대표팀이 비록 금메달은 놓쳤지만 지금까지 우리 국민들을 즐겁게 해주며 한국의 컬링을 세계에 알린 것만으로도 금메달 이상이다”고 칭찬했다.

김주수 의성군수는 “금메달이 아니라고 선수들 노력을 무시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불모지에서 컬링을 시작한 지 10여년 만에 올림픽 은메달을 따낸 의성 딸들이 너무 자랑스럽다”며 “의성 컬링이 한국 대표 동계스포츠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한편, 의성군은 컬링대표팀 선수들이 귀향하는 시기에 맞춰 선수들의 고향 마을(의성읍 철파리·봉양면 분토리·안평면 신월리)을 돌아보는 카퍼레이드를 포함해 대규모 환영행사를 열기로 했다.

의성/김현묵기자

muk4569@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