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현역 28명 예비후보 등록에 끼어들어
신인후보 영역 침범… `기울어진 운동장` 비판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북지역 현역 광역·기초의원들이 예비후보로 대거 등록하며 `갑질 선거 운동`논란이 일고 있다.

현역 선출직들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떨어지는 참신한 정치신인들의 선거 운동기회 제공을 위해 만들어 놓은 예비후보등록에 끼어들고 있어 공정한 경쟁의 기회가 상실된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비판이 나오고 있다. 현행 선거법은 선거에 출마하려는 사람들이 `예비후보`로 등록해 자유로운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선거운동의 기회를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이번 6·13 지방선거 시도의회의원에 출마를 할 경우 선거 개시일 90일 전(지난 3월 2일)부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자로 등록을 하고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예비후보자는 후원회를 설치를 통한 정치자금, 선거사무소 설치, 3명 이내의 사무원 고용, 명함 배부·전자우편 및 문자메시지 발송·선거구 내 총 세대수의 10% 범위에서 홍보물 발송, 어깨띠 또는 예비후보자임을 나타내는 표지물 착용 등 제한적인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예비후보 등록제는 인지도가 낮은 `정치신인`들에게 현직 선출직과 형평성 있는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이다.

현직 선출직들은 `예비후보`로 등록을 하지 않아도 `의원 또는 시장`이라는 신분으로 지속적인 생활정치활동을 하며 유권자를 만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예비후보등록을 하지 않아도 된다.

더욱이 임기 4년동안 지역구 활동을 겸해 선거운동을 해왔기 때문에 이제 막 선거를 시작하는 신인들과 비교해 이미 엄청난 혜택을 받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이번 6·13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현직 선출직들이 앞다퉈 예비후보로 등록, 현직 프리미엄에다 신인들의 선거운동 영역까지 침범하며 과열경쟁만 유발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18일 현재 경북도의원 선거 예비후보로 등록한 현역의원은 12명으로 전체 56명 의원 중 21.4%를 차지하고 있다. 이중 포항시가 5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주시 3명, 안동시 1명, 영주시 1명, 고령군 1명, 영덕군 1명 등의 순이다.

기초의원은 가운데서는 의석수가 가장 많은 포항시의회의 경우 무려 16명의 현역의원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지방선거 포항시 기초의원에 출마하는 한 후보는 “현직 선출직들의 예비후보 등록은 프로골퍼가 아마추어 선수와 `핸디`없이 경쟁하는 것과 같다”며 “이 조건대로면 지역의 정치신인들의 의회 입성은 거의 불능하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경북도의원 A씨는 “현직 선출직들은 오는 6월 31일까지 임기가 남아 있어 임기동안 경북도와 포항시정 예산의결과 시정감시 등 본연의 책무가 부여돼 있다”며 “기존 선출직들은 임기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후보자등록이 시작되는 시점까지 현직을 유지하며 주어진 책무를 다하는 것이 지역 일군으로 뽑아준 지역구 시민들에게 보답하는 길이란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는 “선출직은 지난 임기동안 의정활동에 대해 지역구민들의 정당한 심판을 받겠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며 “선거에 임박해 공천을 받고자 인지도를 높이려는 예비후보 등록은 지역구민을 기만하는 것이자 페어플레이 정신에도 위배 되는 비신사적인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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