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후판 수출 감축
수출중단 결정 동국제강
비상경영까지 선포
포스코, 추이보며 대응키로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이 미국의 관세장벽에 초강수로 대응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다음달부터 선박 주요 자재인 후판(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의 대미 수출량을 13% 줄일 방침이라고 20일 밝혔다.

동국제강은 아연도금강판의 대미 수출을 4월부터 잠정 중단한다고 밝힌데 이어 장세욱 부회장이 비상경영까지 선포했다.

포스코 역시 추이를 관망하며 대응책 마련에 나설 방침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23일 확정될 예정인 미국의 25% 관세 부과 시행을 앞두고 현재 정부가 벌이고 있는 면제 협상여부와 상관없이 빅3사 스스로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선방을 때린 곳은 동국제강.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은 지난 16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미국 수출은 관세가 확정될 때까지 수출 선적을 잠정 보류한다. 추후 현지 고객들과 협의해 시장에 대응하겠다”고 강수를 놨다.

이번 관세 조치에 동국제강이 실질적으로 입게 될 피해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미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수출의 4%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동국제강이 미국으로 수출하는 아연도금강판의 관세율은 8.75% 수준으로 포스코나 현대제철과 비교하면 낮은 수치다.

25% 철강관세가 부과된다 하더라도 동국제강의 관세율은 현재 포스코의 관세율과 비슷한 수준이며 현대제철보다 낮다.

현대제철의 후판 대미 수출 감축은 미국 상무부의 고율 관세 부과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현대제철은 미국에서 줄어든 물량을 현대중공업 등 국내 조선 `빅3`로 납품을 확대해 손실을 대체하기로 했다.

현대제철은 미국 수출 후판 물량을 월 8천t에서 7천t으로 줄일 방침이다. 약 13% 정도 감소한 수치다. 연간으로 치면 10만t에서 8만7천t으로, 금액으로 치면 700억 원(t 당 70만원)에서 490억 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현재 현대제철의 대미수출 비중은 전체 매출에서 4% 가량이다. 현대제철의 미국 주요 수출제품은 열연, 냉연, 도금, 후판 등으로 각각 13.38%, 38.22%, 48.99%, 2.59%의 관세율을 적용받고 있다. 추가 25% 관세가 붙으면 60% 이상의 관세를 부담해야 한다.

포스코는 그동안 관세 부담으로 대미 수출 비중을 계속 줄여왔다. 현재 대미 수출 비중은 3% 수준이다. 23일 관세 발효 이후 상황에 따라 향후 현지법인과 생산량을 결정할 계획이다.

포스코의 경우 현재 냉간압연강판에 66.04%, 열연강판에 62.57%의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 이번 조치로 25%의 관세가 추가되면 91.04%, 87.57%로 훌쩍 높아진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경우 대미 수출 물량이 5% 미만이지만 25% 관세가 추가되면 타격은 예상된다”면서 “23일 발표될 면제 여부가 매출에 큰 변수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명득기자

md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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