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기초의원에 8명 출마
후보 더 있어 10명 넘을 듯
역대 여성의원 14명 뿐
`여성정치 불모지` 탈피 관심

▲ 유신애, 배귀옥, 이영옥, 박해자, 신상미화
▲ 유신애, 배귀옥, 이영옥, 박해자, 신상미화

여성 정치인 비율이 현저히 낮아 `여성 정치 불모지`라는 오명을 쓴 포항지역에 이번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성 출마자들이 대거 등장해 이목을 끌고 있다.

현재 포항지역 광역·기초의원 선거에 예비후보 등록을 완료한 여성이 8명에 이르는 가운데 아직 출마선언을 공식화하지 않은 후보군까지 포함하면 이번 선거에 출마할 여성정치인은 10명이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은 `우먼파워`를 앞세워 끝까지 살아남아 남성의원 일색이었던 포항 정치권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포항지역 역대 광역·기초의원 가운데 여성의원은 총 14명(광역의원 5명, 기초의원 9명)에 그치고 있다.

이는 4년 단위로 한 번씩 선거를 통해 40명이 넘는 의원이 배출되는 포항지역 정치권 사정을 감안하면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역대 여성의원이 5명에 불과한 포항지역 경북도의원의 경우 1995년 김경희 전 의원을 시작으로 2002년 황복희 전 의원, 2006년 김숙향 전 의원, 2010년 김말분 전 의원에 이르기까지 모두 비례대표 출신이다. 그나마 채옥주 전 의원이 2006년 비례대표 당선 후 2010년 선거를 통해 지역구에서 당선된 사례가 있지만 가장 최근인 2014년 선거에는 지역구는 물론, 비례대표까지 단 1명의 여성의원도 배출되지 않아 여성의 지역정치권 진입장벽이 얼마나 높은 지 실감케 했다.

포항시의원은 이보다는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세계적인 추세와 비교해보면 여전히 걸음마 수준이다.

1995년 1월 1일 포항시와 영일군이 통합되면서 같은해 1월 4일 개원한 통합 포항시의회는 개원 7년 만인 2002년 제3회 지방선거를 통해 임영숙 전 의원이 비례대표로 당선되며 최초로 여성의원에게 의석을 내줬다. 이후 2006년 제4회, 2010년 제5회 지방선거에서 각각 4명의 여성의원이 배출되며 여성비율을 점차 높여갔다. 지난 2014년 제6회 지방선거에서는 5명의 여성의원이 당선되며 역대 최다 여성의원 당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전체의원 대비 여성의원 비율은 15.7%에 그치며 2017년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발표된 전세계 여성의원 비율 28%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갈수록 여성의 사회진출 비율이 높아지면서 양성평등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현 사회분위기와는 맞지 않는 현실에 놓여있는 것이다.

이같은 분위기를 타파하기 위한 선두주자로는 우선 2선 포항시의원인 차동찬(59) 의원이 꼽힌다.

차 의원은 지난 2010년 선거에서 비례대표로 정치권에 발을 들인 후 2014년 선거에서는 포항시 다선거구(양학동·용흥동·우창동)에 출마해 당당히 당선됐다. 제6대 포항시의회 전반기 보사산업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했으며 제7대 후반기 복지환경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남다른 정치역량을 뽐내고 있다.

또다른 주자로는 이나겸(50) 의원이 거론된다. 지난 2014년 선거를 통해 지역 정치권에 처음 등장한 이 의원은 포항시 자선거구(오천읍)에서 당선되며 차 의원과 함께 포항지역 현역 여성 지역구의원 투톱을 형성하고 있다. 유치원 교사 출신이라는 독특한 이력을 지닌 이 의원은 제7대 전반기 복지환경위원회 부위원장직을 무난하게 수행하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비례대표 중에서는 강필순(61) 의원과 박희정(47) 의원이 있다.

여성 농업인 출신인 강 의원은 나선거구(기계면·기북면·죽장면·신광면·청하면·송라면)에, 포항시장 선거에 출마한 허대만 전 행정안전부장관 정책보좌관의 정치적 동반자인 박 의원은 타선거구(효곡동·대이동)에서 각각 지역구 의원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비현역 중에서는 경북도의원 선거에 도전장을 내민 2명의 정치신인이 눈길을 끈다.

유신애(49) 자유한국당 경북도당 디지털정당 위원장과 배귀옥(55) 전 포항대 사회복지학과 겸임교수가 주인공. 유 위원장은 김희수(59) 의원의 지역구인 포항시 제2선거구(용흥동·양학동·우창동)에, 배 전 겸임교수는 이상구(65) 의원의 지역구인 제8선거구(효곡동·대이동)에 각각 자유한국당 공천신청을 마친 상태다.

이들이 자유한국당 공천을 받게 된다면 보수정서가 강한 지역특성상 당선이 유력해지는 만큼 공천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밖에 이영옥(58) 자유한국당 포항북당협 부위원장, 박해자(58) 한국가정법률상담소 포항지부 소장, 신상미화(49) 지곡 삼성그린빌라 자원봉사단장 등도 이번 선거 출마를 공식화하며 포항지역 정가에 부는 `여풍(女風)`에 힘을 보태고 있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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