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성장 기본 축으로
신소재·바이오 진출 등
철강 일변도 이미지 탈피
새 먹거리 창출에 역점
지역과 상생발전 견인
흥해 재생에 3천800억 약속
다양한 사회사업 지속 추진

포스코가 창립 50주년을 맞아 포항시에 약속한 통큰 투자를 담은 양해각서가 알려지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어느 정도의 파급효과를 불러올지 기대감이 한껏 부풀고 있다.

포스코와 포항시가 지난 2일 체결한 양해각서 6개 조항을 분석해보면 `기업성장`과 `지역발전`이라는 두가지 키워드를 떠올리게 한다. 이는 곧 `상생협력`으로 귀결되는데 그동안 기업이 먼저 움직여주기만을 기대하며 사실상 아무 노력도 하지 않았던 다른 지자체들에게는 정신이 번쩍 들게하는 모범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기업성장을 위한 조항은 `대규모 설비투자 및 환경개선사업 추진`을 꼽아볼 수 있다.

<관련기사 11면> 이를 위해 포스코는 1조5천억원 가량을 투입해 지난해부터 추진 중이었던 포항제철소 코크스공장 신예화 사업을 빠른 시일 내로 마무리짓는다는 계획이다. 신예화 사업을 통해 원료를 예비처리하는 코크스 공정의 노후설비를 대폭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포항시민의 건강만족도 개선을 위한 미세먼지 저감책도 나왔다.

오는 2022년까지 1조원을 투자해 포항제철소 내 모든 공장에 미세먼지 예방설비를 설치, 공기 중에 퍼져있는 미세먼지를 최초 시작점 중 하나인 공장에서부터 원천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신소재·신성장산업`과 `바이오산업`도 포스코가 수십년간 이어온 `철강기업`이라는 이미지에서 탈피해 새로운 주력산업으로 삼을만한 가능성이 높은 산업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신소재·신성장산업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는 않고 있지만 포항금속소재산업진흥원(POMIA)이 21세기형 금속소재로 평가받는 `타이타늄`산업 육성을 위해 지난해 7월 관련기업 5개사를 포항유치에 성공한 것과 적지않은 연관성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POMIA는 기존 철강소재를 훨씬 뛰어넘는 고강도 경량성, 인체 무해성, 강력한 내식성 등의 특성을 가지는 등 각종 고부가가치 생산품에 필수적인 원소재인 타이타늄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오는 6월 준공되는 포항블루밸리국가산단에 타이타늄 소재공장이 입주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포스코가 신소재 산업 투자에 발벗고 나선다면 포항블루밸리국가산단 내에 앵커기업이 되어 관련 중소기업까지 끌어들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제4세대 방사광가속기가 중심이 된 바이오산업도 비슷한 파급효과를 낼 수 있다. 포스텍, RIST가 중심이 된 R&D(연구·개발)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는 포항에 포스코와 같은 글로벌 기업이 직접 투자에 나선다면 신약개발 등 바이오산업이 보다 빠른 성장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발생해 포항시민들을 공포에 빠지게 한 `11·15 지진`복구사업 참여도 시민들에게 커다란 힘이 될 전망이다.

포항시는 지진이 발생한지 1개월 뒤인 지난해 12월 정부 도시재생 특별지역으로 지정된 흥해읍을 재건하기 위한 밑그림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시는 국비 2천145억원, 지방비 489억원, 민간투자 및 공공기관투자 3천866억원 등 총 6천500억원의 사업비를 확보해 오는 7월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에 나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으로는 주택 및 공동주택단지를 포함한 사업성이 있는 재개발·재건축 지역에 3천억원, 사업성이 부족한 나홀로아파트 등에 800억원이 포함됐다. 포스코가 약속한 내용도 3천800억원의 투자금 내에 포함될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로서는 포항시, LH, 주민 등과 구체적인 사업구상을 위한 협의를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국내 건설사 도급순위 5위권인 포스코건설이 재개발 및 재건축에 참여한다는 소식만으로도 피해주민들에게는 가뭄에 단비같은 희소식이 될 수 있다.

이밖에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사회사업 및 소외계층 지원사업도 지속적으로 이어갈 예정이다.

포스코는 그동안 자체봉사단 구성, 자매마을 협약 등을 통해 포스코가 성장하는데 많은 희생과 노력을 아끼지 않은 포항시민을 위한 지역사회 공헌활동을 이어왔다.

포항시도 이번에 `기업성장`과 `지역발전`이라는 키워드 속에서 상생협약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할 방침이다.

기업은 기업대로 성장하고 지역은 지역대로 발전하기 위해 필요한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것이다. 포항시의 이러한 적극적인 자세는 이번 상생협약이 추진된 과정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사실 포스코 창립 50주년을 앞두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양측간 상생협력을 위한 대화가 오갔지만 갑자기 발생한 지진으로 논의가 중단된 적이 있다”며 “지진여파에서 어느정도 벗어난 지난 2월 말부터 논의를 재개했고 3월 말 이강덕 포항시장이 장인화 포스코 사장과 직접 만나 세부적인 협의를 마무리지었다”고 전했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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