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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세월호

등록일 2018-04-15   게재일 2018-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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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은주 방송작가
 

4년 전 세월호가 바닷속으로 침몰할 때 우리는 무엇을 했는가?

뉴스에서 속보로 방송되었던 세월호의 침몰 과정을 생중계로 보면서 혹시나 아이들을 더 구조할 수 있지 않을까? 가슴 졸이며 지켜봤던 그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다.

전원 구조라는 자막을 보면서 ‘그럼 그렇지, 다 구조됐구나!’ 라는 마음도 잠시, 방송사들은 전원구조라는 오보를 내고도 사과멘트 한번 제대로 하지 않고 기계적으로 세월호 침몰 과정을 생중계했었다. 전 세계적으로 말이다.

하늘에선 헬기가 날고, 세월호 주변에 그렇게 많은 배들이 있었는데, 세월호는 그냥 천천히, 그리고 누군가는 구조를 해주겠지 라는 아이들의 간절한 믿음도 그렇게 바닷속으로 서서히 침몰해가고 말았다.

지금까지 우리는 후진적인 사고를 자주 경험하면서 살았다. 백화점이 무너질 수 있다는 상상을 누가 하고 살겠는가? 그런데 믿고 싶진 않지만 삼풍 백화점이 무너졌고, 많은 사람들이 죽어갔다. 백화점이 무너질 수 밖에 없었던 구조적 문제보다는 그중에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자신의 오줌을 받아먹으면 서 살아 돌아온 사람에게 언론의 관심은 집중됐다.

방송을 보는 우리는 백화점이 붕괴된 구조적 문제보다는 살아 돌아온 그녀에게로 집중될 수 밖에 없었다. 어린 나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그 외에도 대구지하철 화재사고 등 후진국형 사고는 성장하는 과정 동안 계속 이어졌다.

세월호 참사 역시 마찬가지다. 언론의 관심은 ‘왜 사고가 났고, 왜 구조를 못했는지, 왜 재난 컨트롤 타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대통령의 사라진 7시간은 무엇인 지’를 밝혀야만 했었다. 하지만 세월호의 프레임은 첫째 자신만 살겠다고 탈출하는 선장의 모습만 되풀이 해 방송 하면서 세월호 참사의 모든 책임을 선장과 선원들에게 집중시켰고, 둘째, 구원파와 유병언이라는 이단과 개인의 문제로 대중들의 관심을 전환시키고 말았다. 물론 저들의 책임이 없었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문제는 세월호의 프레임을 선장과 구원파, 유병언으로 집중시키면서 정작 책임을 져야 할 국가권력이나 대통령을 모든 책임으로부터 타자화하고 주변화시켰다는 점이다. 결국 가장 책임을 지고 고개 숙여야할 국가 권력에 면죄부를 주고 말았다는 것이다.

세월호는 3년이 지나 뭍으로 올라왔고, 온갖 추측이 무성했던 대통령의 사라진 7시간은 4년 만에 밝혀졌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평생을 애국하는 마음으로 살아온 것 같았고, 살 것만 같다고 믿었던 대통령은 어린 아이들이 차가운 바닷속에서 울며 살려달라고 외쳤던 그 시간에 자신의 침실에서 나오지 않았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이것 역시 삼풍백화점 붕괴처럼 한 번도 상상해 보지 못했던 이야기와 닮아있다. 이 보다 더 큰 죄가 어디 있을까?

며칠 전 세월호 유가족을 취재한 작가님을 만났었다. 사랑하는 딸이 죽었지만, 선생님이었던 딸이 아이들을 제대로 구조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학부모들을 찾아가 사과를 했었다고 한다. 우는 것도 죄스러워 이불을 뒤집어쓰고 4년을 울다 보니 성대가 상해 지금은 인공 성대를 하고 계신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듣는 나도 울었다. 그리고 페이스북 친구 중에 아이를 잃은 아버지의 글을 자주 보게 된다. 딸이 보고 싶다 글을 썼다가, 어느 날은 울분에 욕을 하셨다가, 별이 된 딸의 이름을 몇 번이나 적으시는 걸 보면 아직도 세월호의 아픔은 그분들에겐 현재 진행형이다.

세월호 참사 4주기, 아직도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의 아픔이 조금이나마 해결될 수 있길 바래본다. 별이 된 아이들과 희생자들, 지금도 가슴에 아이들과 가족을 품고 사는 유가족들의 눈물을 함께 나누고 닦아 줄 수 있는 따뜻한 공동체로 거듭나길 바래본다. 그리고 세월호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에게 위로와 지지의 마음을 전해드리고 싶다. “함께 하겠습니다. 그리고 잊지 않겠습니다.”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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