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억측 자제”-野 “판문점 선언은 쇼”

북한이 16일 예정된 남북 고위급회담을 무기한 연기한 것을 놓고 여야가 시각차를 드러냈다. 더불어민주당은 “억측을 자제해 달라”고 말한 반면, 보수 야권 등은 “판문점선언이 쇼였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확한 상황이 확인되기 전까지 정치권과 언론은 억측을 자제해주길 바란다”며 “북측 통보에 대해 청와대는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추 대표는 “남북 고위급회담을 통해 남북이 (판문점 선언) 후속조치를 논의하기로 한 것은 남북 관계 지속 발전을 위한 양국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남북이) 협력 방안을 큰 틀에서 논의한다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주춧돌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 대표는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모든 일정을 미루고 일주일 뒤 개최될 한미 정상회담에 집중하고 있다”며 “국회도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안을 한시바삐 통과시켜서 한반도 평화라는 거대한 물결에 함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평화당은 조속한 회담 재개를 주문했다.

평화당 최경환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남북고위급회담 취소가 북미대화 과정의 신경전의 결과로 나온 것으로 보이지만 남과 북은 남북관계의 진전이 북미대화의 추동력이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며 “정부는 4·27 판문점 선언 합의정신이 충실히 이행될 수 있도록 북측과 충분히 대화하고 빠른 시일 내 남북고위급회담이 재개되도록 노력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자유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북한의 속내를 면밀히 파악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당장의 국내 여론을 의식하는 끌려다니기식 미봉으로는 앞으로도 거듭될 북한의 전략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전 대변인은 “먼저 회담을 제안한지 15시간도 되지 않아 돌연 취소하며 약속을 뒤엎는 북한의 태도는 우리가 세계에서 가장 변화무쌍하고 예측 불가한 상대와 마주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줬다”며 “지금 이 순간, 대한민국 정부에 가장 필요한 것은 대북문제에 대한 굳건한 원칙 고수”라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권성주 대변인도 “구체적 행동과 실천을 위한 군사회담을 당일 새벽에 돌연 취소하는 북한의 모습에 지난 판문점선언 또한 ‘쇼’였던건지 불안이 앞선다”며 “주한미군에 대해 문제 삼지 않겠다고 해왔던 북한이 이미 진행 중인 연합훈련을 문제 삼는 것엔 하등의 명분도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완전한 비핵화를 말하며 미군 주둔 필요성을 알고 있다고 했고, 핵실험장 폐쇄 장면을 공개하겠다고 했던 북한의 모습에 핵폐기를 향한 진정성은 없었던 것인가'라며 “북한의 일방적 통보에 진의 확인조차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우리 정부의 모습은 국민에게 자괴감을 안긴다”고 주장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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